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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법재판소, 이스라엘에 라파 작전 중단 명령...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누벨칼레도니 유권자 확대안 연기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요청한 비상조처를 심리하고 있는 '국제사법재판소(ICJ)' 법정 (자료사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요청한 비상조처를 심리하고 있는 '국제사법재판소(ICJ)' 법정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국제사법재판소(ICJ)가 24일 이스라엘군의 라파 공격을 중단시켜 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였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누벨칼레도니에서 유혈 사태를 불러왔던 유권자 확대안을 강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대유행) 여파로 인간의 기대수명이 10년 전 수준으로 줄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국제사법재판소(International Court of Justice: ICJ)’에서 팔레스타인 분쟁과 관련해서 중요한 결정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ICJ가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라파에서의 군사작전을 중단하라고 24일 명령했습니다. 법원은 또 인도적 구호를 위해 라파 국경을 열라고 명령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가자지구 라파 공격을 중단하고, 가자지구에서 철수하라고 이스라엘에 명령해 달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청에 따른 것입니다.

진행자) ICJ가 이번 결정의 배경을 어떻게 설명했습니까?

기자) 네. 재판부는 마지막 법원 명령 이후 라파 내 인도적 상황이 더 나빠져서 현재 “재앙”으로 분류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현재 상황은 가자 주민들 권리에 돌이킬 수 없는 해를 줄 추가 위험을 수반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라파 내 상황이 재앙 수준이라서 이곳에서의 군사 작전을 중단해야 한다는 말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재판부는 또 라파 작전에 앞서 이스라엘이 주민들에게 내린 명령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요. 이스라엘이 내린 대피나 여타 명령이 팔레스타인인들의 고통을 완화하기에 충분하다고 확신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조사관들이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것을 보장하라면서, 한 달 안에 이런 법원 조처들에 대한 진전 사항을 보고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ICJ 결정에 대해서 이스라엘 쪽에서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극우 성향을 가진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ICJ 결정이 나온 후 이스라엘이 전쟁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이들이 이스라엘이 존재하는 것을 그만두도록 결정해야 한다고 요구하지만, 이스라엘은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야당 지도자인 야이르 라피드는 ICJ가 전투 종식 요구와 이스라엘인 인질들 석방 요구를 연계하는 데 실패했고, 이는 도덕적 붕괴이자 재앙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팔레스타인 측은 어떻게 반응했나요?

기자) 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ICJ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이는 가자지구에서의 전쟁을 끝내라는 국제적 합의를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이 테러 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 하마스도 이번 결정을 환영하지만 충분하지 않다면서 가자지구 전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하마스는 또 이번 ICJ 결정을 집행하라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유럽연합이나 미국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ICJ가 내린 결정에 대한 EU의 답변과 입장이 무엇이 될 것인지 반문하면서, 국제 사법 기관에 대한 지지와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 둘 중의 하나를 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린지 그레이엄 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ICJ가 반이스라엘 쪽으로 편향돼 있다면서, 팔레스타인을 인간 방패로 삼고 있는 하마스를 파괴하기 위해 필요한 작전을 중단하라는 ICJ의 판결은 터무니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남아공은 이미 지난해 말에 이스라엘을 ICJ에 제소했죠?

기자) 네. 남아공은 지난해 12월 이스라엘을 ‘집단학살(제노사이드)’ 혐의로 ICJ에 제소했습니다. 이후 ICJ는 올해 1월 미국이 테러 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제노사이드 가능성을 방지하고, 가자에 더 많은 원조가 들어가도록 허용하며, 선동에 해당하는 말을 한 관리들과 군인들을 처벌하라고 이스라엘 측에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은 지난주 법정 심리에서 라파 공격을 중단하라는 남아공 측 요청을 반박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 측 변호인은 남아공이 라파 상황을 완전히 사실과 다르게 묘사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라파에 대한 대규모 공격은 없었고, 대피 노력과 인도적 활동에 대한 지원이 선행한 구체적이고 국지적인 작전이 있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국제형사재판소(International Criminal Court: ICC)’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했는데요. ICC와 ICJ가 뭐가 다른 건가요?

기자) 네. ICJ는 유엔 산하 사법 기관입니다. 반면 ICC는 ‘ICC에 관한 로마 규정’에 근거해 지난 2002년에 설치됐고, 유엔 산하 기관은 아닙니다. ICC는 전쟁범죄나 인간성에 반하는 범죄, 또는 집단학살 혐의를 받는 개인을 처벌합니다. 하지만 ICJ는 국가들 사이 분쟁을 다루는데요. 그러니까 ICJ에서는 국가가 분쟁이, 그리고 ICC에서는 개인만 심리 대상이 되는 겁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이 ICC 조약에 가입하지 않아서 ICC 조처를 따를 필요가 없는 것으로 아는데, ICJ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ICJ가 유엔 산하 기관이라 유엔 회원국은 ICJ 결정에 따라야 하는데, 이스라엘도 유엔 회원국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ICJ 결정을 실행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제까지 이런 결정을 강제할 수단이 없어서 과거에 ICJ 결정이 무시돼 왔는데요. 이를 강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표결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스라엘도 24일에 나올 ICJ 결정을 따르지 않을 가능성이 큰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은 라파에서의 작전을 중단하라고 ICJ가 명령해도 여기에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이미 시사했습니다. 아비 하이만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23일 “지구 위 어떤 힘도 우리 시민들을 지키는 것과 가자에서 하마스를 뒤쫓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라파 내 더 깊숙한 곳에서 작전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군요?

기자) 네. 이스라엘군 측은 라파의 브라질과 샤보라 지역에서 하마스 대대들을 상대로 제한된 작전을 하고 있다고 23일 밝혔습니다. 이스라엘군이 언급한 두 지역은 가자 남동쪽 이스라엘 국경과 북서쪽 지중해 연안 사이의 중간 정도에 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라파 안에서 작전 지역을 점점 더 확대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니얼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23일 하마스가 민간인들 뒤에 숨어 있다면서 가자 민간인들에게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군 작전을 다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현재 지상군이 라파에서 신중하고 정밀하게 작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많은 사람이 앞으로 시작될지 모를 공격을 피해서 라파를 떠났죠?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은 대략 81만5천 명이 대부분 걸어서 대피했고, 이들이 주로 전쟁으로 황폐화한 칸유니스나 더 북쪽에 있는 데이르알발라, 아니면 알마와시의 해안 마을로 향한다고 이번 주 밝혔습니다.

23일 방문한 프랑스령 누벨칼레도니에서 연설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23일 방문한 프랑스령 누벨칼레도니에서 연설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자국령 누벨칼리도니(영어명 뉴칼레도니아)를 방문해, 이곳에서 유혈 사태를 불러왔던 조처를 연기하겠다고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23일 논란이 되고 있는 유권자 확대안을 강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긴장이 진정되고 모든 당사자 사이에 폭넓은 합의점을 찾을 대화를 재개하도록 몇 주 시간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달 안에” 상황을 파악하고, “제도적 후속 조처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누벨칼레도니에서 유혈 사태로 사상자가 몇 명이나 나왔나요?

기자) 네. 경찰 2명을 포함해서 6명이 숨졌고요. 폭동과 약탈, 방화로 수백 명이 다쳤습니다. 폭동이 격화하자 프랑스 정부는 현지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치안 유지 요원 3천 명을 추가로 배치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전례 없는 폭동이라고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폭동으로 현지 상황이 심각해지자 외국인들이 대피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지에서 휴가를 즐기던 호주인 약 300명, 뉴질랜드인 50명이 군용기를 타고 대피했습니다. 현재 수도 누메아에 있는 공항은 폐쇄된 상태라 상업용 항공기들이 이곳을 드나들 수 없습니다.

진행자) 유혈 사태를 불러온 방안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기자) 네. 투표할 수 있는 사람, 즉 유권자를 확대한다는 것입니다. 현재는 투표권이 원주민인 카나크족, 또 1998년 이전에 누벨칼레도니에 온 사람에게만 주어집니다. 그런데 개정안은 이곳에서 적어도 10년을 있었던 사람에게도 투표권을 주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방안이 알려지자 카나크족이 폭동을 일으킨 것으로 아는데, 왜 그랬던 건가요?

기자) 네. 카나크족 사람들은 유권자 수가 확대되면 프랑스 유권자가 더 늘어날 텐데, 그렇게 되면 자신들의 정치적 목소리가 희석되고 독립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성사되기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합니다. 참고로 카나크족 인구는 누벨칼레도니에서 약 40%를 차지합니다.

진행자) 카나크족은 누벨칼레도니가 프랑스로부터 독립하기를 원하는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독립 여부를 결정할 국민투표가 지금까지 네 차례 있었습니다. 처음 두 번은 근소한 차로 결과가 프랑스 잔류로 나왔고요. 세 번째는 관계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탓에 투표를 연기하자 독립 찬성 진영이 투표를 거부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마지막 국민투표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프랑스 잔류를 원하는 유권자들이 더 많았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23일 주민들이 네 번째 국민투표 결과에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누벨칼레도니가 언제 프랑스령이 됐나요?

기자) 네. 이곳이 호주와 피지 사이에 있는 섬들의 집합인데, 19세기에 프랑스령이 됐습니다. 프랑스는 지난 1998년 누메아 협정에 따라 누벨칼레도니에 더 많은 자치권을 주고, 지역 선거와 의회 선거에서거주민들에게만 투표권을 부여하기로 합의했는데요. 그 뒤로 프랑스 국적자 4만 명 이상이 이곳으로 들어왔습니다.

스위스 제네바의 세계보건기구(WHO) 본부 (자료사진)
스위스 제네바의 세계보건기구(WHO) 본부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인간의 기대수명이 줄어들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날 한국 같은 일부 국가에서는 100세 시대를 맞았다고들 하는데요.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24일 공개한 ‘2024 세계보건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평균 기대수명이 약 10년 전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진행자) WHO는 전 세계 인구의 평균 기대수명을 얼마로 보고 있습니까?

기자) 2021년 기준으로, 71.4세입니다. 이는 10년 전인 2012년 수준인데요. 2019년부터 2021년 사이 기대수명이 1.8년이나 줄어든 데 따른 것이라고 WHO는 설명했습니다. 건강 기대수명도 2012년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진행자) 건강 기대수명이라는 건 뭔가요?

기자) 건강 기대수명이란 질병이나 부상 등으로 건강하지 못한 기간을 제외하고, 완전하게 건강한 상태로 살 것으로 기대되는 수명을 말하는 건데요. 마찬가지로 전 세계 인구의 건강 기대수명도 2021년 기준 61.9세로 1.5년 감소하면서 2012년 수준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전 세계 인구의 기대 수명과 건강 기대 수명이 줄어든 이유는 뭘까요?

기자) 네. WHO는 주요 요인의 하나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을 꼽았습니다. 보고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거의 10년에 걸쳐 향상되고 있던 기대수명이 단 2년 만에 퇴보했다고 밝혔는데요. 특히 지역에 따라 차이가 컸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들어볼까요?

기자) 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 사이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지역은 미주와 동남아시아입니다. 이들 지역에서는 기대수명은 약 3년, 건강 기대수명은 2.5년 감소했습니다. 반면 서태평양 지역은 이 기간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는데요. 기대수명은 0.1년 미만, 건강 수명은 0.2년 감소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전 세계에서 참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WHO는 2020년과 2021년 이 기간 거의 1천300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여전히 전 세계 주요 사망 원인 가운데 하나인데요. 2020년에는 사망 원인 3위, 2021년에는 2위였습니다.

진행자) 그럼 사망 원인 1위는 뭔가요?

기자) 코로나 팬데믹 이전이나 팬데믹 기간 모두, 심장질환, 뇌졸중, 암, 만성 폐질환, 알츠하이머, 당뇨병 같은 비전염성 질환입니다. 2019년 팬데믹 이전에는 이런 비전염성 질환이 사망자의 78%를 차지했습니다.

진행자) 보고서 내용 가운데 또 주목할 만한 내용으로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WHO는 오늘날 전 세계가 비만과 영양실조라는 상반되는 거대하고 복잡한 보건 문제가 공존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2022년을 예로 들면, 전 세계에서 5세 이상 인구 10억 명 이상이 비만이었는데요. 반면 5억 명 이상은 저체중이었습니다. 보고서는 또 장애인과 난민, 이주민들이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건강 문제도 지적했는데요. 2021년 기준, 약 13억 명이 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는 전 세계 인구의 약 16%에 해당하는 겁니다. WHO는 또 난민과 이주민을 위한 의료 서비스 접근이 여전히 제한적이며 이는 건강 불평등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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