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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북한 강선 단지 확장…영변 우라늄 농축시설과 기반시설 특성 공유”


지난 2021년 7월 촬영한 북한 영변 핵시설 위성사진. Planet Labs Inc.
지난 2021년 7월 촬영한 북한 영변 핵시설 위성사진. Planet Labs Inc.

북한 강선 핵시설에서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과 유사한 기반시설 특성을 보이는 건물의 확장 공사가 최근 완료됐다고 국제원자력기구가 밝혔습니다. 핵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물질 증산을 목적으로 우라늄 농축 시설을 확장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IAEA “북한 강선 단지 확장…영변 우라늄 농축시설과 기반시설 특성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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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3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이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3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이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3일 북한이 영변 이외에 추가로 만든 핵시설로 지목된 강선 단지가 확장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 “In late-February 2024, work commenced on the construction of an annex to the main building in the Kangson Complex, significantly expanding the available floorspace. The annex is now externally complete. The Kangson Complex shares infrastructure characteristics with the reported centrifuge enrichment facility at Yongbyon.”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이사회 성명을 통해 “지난 2월 말 강선 단지의 별관 건물 공사가 시작돼 외부적으로 완공됐으며, 사용 가능 면적이 크게 확장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강선 단지는 영변 원심분리기 농축시설과 인프라 특성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제 핵 전문가들은 북한이 강선 핵단지에 증축한 건물의 용도가 ‘핵물질 증산을 위한 우라늄 농축 시설’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몇 년 전 영변 핵시설에 원심분리기를 추가 설치하기 위한 작은 복도가 생기는 것을 목격했고, 이것은 확실히 확장이었다”면서 강선 핵시설도 영변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특별연구원] “At this point of time, I would say it as a possible uranium enrichment facility. First of all, we saw a couple of years ago that the Yongbyon facility was getting an additional hall, the smaller hall with. So this was certainly an expansion. If this one is an enrichment facility. I have the feeling that what they have expanded is if it is so the area where you assemble the centrifuges because normally you want to do it in the same building elsewhere your centrifuges are installed and operate.”

이어 “강선 핵시설 본관이 농축시설이고 원심분리기를 조립하는 곳이라면 일반적으로 원심분리기를 설치한 뒤 가동은 다른 건물에서 하려고 하기 때문에 별관을 확장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원심분리기를 더 많이 설치할 수 있고, 조립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 공간을 필요로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습니다.

다만 위성사진을 통해 내부를 식별할 수는 없는 만큼 건물의 정확한 용도는 현장 방문을 통한 확인이 있기 전까지는 단정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

미국의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강선을 원심분리기 가동 시설이라고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는 북한 내 많은 군사시설이나 산업 시설에서 보기 드물게 매우 안정적이고 좋은 전력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올브라이트 소장] “One of the reasons people think Kangson is a centrifuge plant is that it has a very reliable, a good power supply, which is unusual for many of the military or industrial facilities. North Korea is operating about 7,000 to 10,000 centrifuges. 3 to 4,000 are at Yongbyeon and then the rest 4 to 6,000 would be at Kangson and other secret sites.”

그러면서 북한이 최대 1만 개 정도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하고 있으며, 4천 개 가량이 영변 핵시설에 나머지 6천 개가 강선을 비롯한 또 다른 비밀 핵시설에 나뉘어 가동 중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2000년대 초반 6자회담 당시 핵 검증을 위해 파견된 미국과 한국,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으로부터 원심분리기 시설을 감추기 위해 북한이 영변 외부로 관련 프로그램 옮기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핵 개발 의심을 피하기 위해 원심분리기 프로그램을 극비리에 시작했기 때문에 영변 핵시설 외에 최소 1~2개의 비밀 핵시설을 추가로 운영하고 있을 것이며, 강선에서 원심분리기 관련 움직임이 있다면, 다른 제3의 장소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도 북한이 영변에서 우라늄 농축을 시작한 지 20년의 긴 세월이 흘렀다면서, 외부 세계가 마지막으로 북한의 원심분리기와 우라늄 농축시설을 사찰했던 10여년 전 보다 북한은 훨씬 더 현대적인 원심분리기를 운영하고 있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특별연구원] “Now North Korea has been doing enrichment now 20 years. That's a very long time and this means that they might have much more modern centrifuges somewhere compared to those which we saw a little bit more than 10 years ago. You get used to that you test it, you install it, you run a small facility.”

IAEA 관계자들과 이란 기술자들이 이란 테헤란 남쪽 나탄즈 핵 시설에서 고농축 우라늄 생산용 원심분리기 작동을 중단시키고 있다. (자료사진)
IAEA 관계자들과 이란 기술자들이 이란 테헤란 남쪽 나탄즈 핵 시설에서 고농축 우라늄 생산용 원심분리기 작동을 중단시키고 있다. (자료사진)

그러면서 북한이 강선 외에 또 다른 비밀 핵시설에서 비슷한 원심분리기를 운영하면서 계속 설치와 가동, 시험을 반복하고 있을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원심분리기는 핵개발 과정에서 우라늄 핵연료 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비로 원심력을 가해 우라늄의 동위원소인 우라늄-235(U-235)와 우라늄-238(U-238)을 분리, 추출하는데 사용됩니다.

특히 핵무기 개발과 핵발전에 이용되며, 이에 따라 원심분리기의 사용은 국제사회에 의해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앞서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 뉴스’는 지난 3월 위성 사진 분석을 통해, 북한이 강선 핵시설 내 우라늄 농축시설 일부를 증축한 것으로 분석한 바 있습니다.

또 다른 북한전문매체 ‘38노스’도 같은 달 위성사진 분석 보고서를 통해 강선 핵시설에서 증축 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증축 시설의 정확한 목적과 기능은 불투명하다며 소형 창고나 작업자, 또는 사무실로 사용될 가능성을 제기했었습니다.

한편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IAEA는 영변의 경수로 냉각 시스템에서 온수가 배출되는 것을 관찰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 “We have continued to monitor the nuclear programme of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As I noted in my Statement on Recent Developments in the DPRK’s Nuclear Programme on 21 December 2023, the Agency observed the discharge of warm water from the cooling system of the Light Water Reactor (LWR) at Yongbyon. Since my Statement, the Agency has observed intermittent cooling water discharge consistent with the operation of the LWR.”

이어 “영변 경수로 가동과 일치하는 간헐적인 냉각수 배출도 관찰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영변 단지에서는 다른 활동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5MW 원자로의 작동에 대한 지속적 징후가 있었고 보고된 원심분리기 농축 시설 및 그 부속 건물에 대한 지속적 운영에 대한 정황도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변화의 징후는 없지만 새로운 핵실험을 지원하기 위해 여전히 점유하고 준비 중”이라면서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며 심각한 우려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영변 핵실험장 건설과 운영을 포함한 북한의 핵 프로그램 지속 및 추가 개발은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깊은 유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이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완전히 준수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안전조치 협정의 완전하고 효과적인 이행을 위해 IAEA와 신속히 협력하며, 특히 IAEA 사찰단이 북한에 부재하는 동안 발생한 모든 미해결 문제들을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IAEA는 북핵 프로그램을 검증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강화된 준비태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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