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유류 항구로 향하는 유조선의 운항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만 최소 7척의 유조선이 드나들면서 최대 21만 배럴의 정제유가 추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는데, 북한이 지난 3개월간 최대 66만 배럴을 반입해 유엔 안보리 연간 정제유 수입 한도를 50만 배럴을 이미 훌쩍 넘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북한 남포 유류 하역시설을 촬영한 지난달 위성사진입니다.
중심부의 유류 하역 부두 5개와 서쪽으로 약 700m 떨어진 부두 1곳의 분주한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VOA가 지난 5월 한 달 동안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곳에는 최소 7척이 드나들었는데, 이들은 길이 100m 내외의 중형 유조선으로 바다 쪽으로 길게 뻗은 하역 부두에 선체를 밀착시킨 형태로 발견됐습니다.
과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유조선 1척이 실을 수 있는 유류 양을 1만에서 3만 배럴로 추정해 왔는데, 지난달 남포를 드나든 유조선에 같은 기준을 적용할 경우 이 기간 북한이 확보한 정제유는 7만에서 21만 배럴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앞서 VOA는 지난 3~4월 최소 15척의 유조선이 입항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지난 3개월 동안 반입한 유류는 22만에서 최대 66만 배럴에 이를 수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결의 2397호를 통해 북한의 정제유 수입 한도를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했습니다. 북한이 연간 수입 한도를 초과하는 정제유를 반입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북한의 최근 유류 반입량에 관심이 쏠리는 건 곳곳에서 드러나는 북한과 러시아의 정제유 거래 정황 때문입니다.
앞서 VOA는 지난달 수천t에 달하는 유류를 러시아에서 북한 남포로 운송할 유조선을 찾는다는 ‘선박 수배 공고문’을 입수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
또 지난달에는 안보리의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 유조선 천마산호가 서해를 출발해 대한해협을 거쳐 한반도 동해상으로 운항하는 장면을 포착했습니다.
천마산호의 목적지가 러시아 극동지역이라는 점을 시사합니다.
북한과 러시아는 선박뿐 아니라 철도를 통해서도 유류를 거래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북러 접경지역인 두만강 인근 북한 측 선로에는 5일 현재 길이 500m가 넘는 열차 2대가 서 있습니다.
이곳에 서 있는 열차만으로 두 나라의 유류 거래를 단정할 순 없지만, 열차를 통한 유류 거래 가능성이 제기된 시점에 이처럼 긴 길이의 열차가 자주 발견된다는 것은 쉽게 지나칠 수 없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 같은 북러 간 유류 거래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매튜 밀러 / 국무부 대변인 (지난달 2일)
“미국은 러시아와 북한 간 무기 및 정제유 이전을 가능하게 하는 이들에 대한 제재를 계속 부과할 것입니다. 새로운 공동 제재를 발표하기 위해 호주, 유럽연합, 일본, 한국, 영국 등을 포함한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반면 북한과 러시아는 두 나라의 거래가 합법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안나 에브스티그니바 유엔주재 러시아 차석대사는 지난달 31일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러시아와 북한 간 협력은 전적으로 건설적이고 합법적이라면서 북러 협력은 어느 누구를 위협하거나, 어떤 것도 위반하지 않고, 이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