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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중국산 쌀 수입액 급감… 전년 대비 15분의 1 수준


북한 남포 청산리 협동농장에서 농부들이 모내기를 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 남포 청산리 협동농장에서 농부들이 모내기를 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의 올해 대중 쌀 수입액이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식량 사정과 북중, 북러 관계 등 북한의 쌀 수입액 감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 변화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중국산 쌀 수입액 급감… 전년 대비 15분의 1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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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올해 대중 쌀 수입액이 전년도 대비 약 15분의 1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습니다.

VOA가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살펴본 결과 북한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중국에서 단립종 쌀 약 261만7천 달러어치를 사들였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북한의 쌀 수입액은 장립종과 단립종을 합쳐 약 3천987만 달러였습니다.

또 양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북한이 올해 들여온 쌀은 5천225t으로, 약 8만8천t이었던 지난해에 비해 약 17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과거 북한의 대중 쌀 수입은 주로 하반기에 쏠리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작년 9월부터 12월까지의 쌀 수입액은 1천98만 달러로 올해 첫 4개월보단 높습니다.

그러나 2022년 마지막 3개월의 쌀 수입액이 2천754만 달러인 점으로 본다면 여전히 2023년 하반기의 쌀 수입액은 전년도 동기간보다 무려 1천만 달러가 적습니다.

북한의 쌀 수입이 지난해 말부터 둔화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국 파주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개풍 마을 (자료사진)
한국 파주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개풍 마을 (자료사진)

북한이 수입한 쌀에 장립종이 하나도 없다는 점도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22년 하반기에 처음으로 장립종 쌀 수입 기록을 남겼습니다.

장립미 혹은 안남미로 불리는 장립종 쌀은 찰기가 없고 모양이 얇고 긴 품종입니다. 주로 인도와 파키스탄, 태국, 중국 남부지방 등에서 생산, 소비되며, 한반도와 동북아 일대에선 선호도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따라서 식량난에 처한 북한이 단립종 쌀보다 저렴한 장립종 쌀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었습니다.

또 VOA는 지난 2022년 8월 북한이 인도의 민간단체에 장립종 쌀 지원을 요청하는 정황을 포착했는데, 당시 북한 외교관은 “지나친 홍수로 인한 식량 부족”을 배경으로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쌀 수입량을 크게 줄인 것은 물론 장립종 쌀을 전혀 수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것입니다.

따라서 북한의 식량 사정이 어느 정도 개선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객원교수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객원교수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메릴랜드대 교수는 1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는 보통 북한이 굶주린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번 대중 쌀 수입량으로 볼 때 “지금은 그들이 굶주리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We usually think North Korea is starving. I'm pretty sure they're not starving right now. You know, they're doing okay, they're not great, but they're doing okay as far as food supply. They probably had a fairly good harvest, or at least not a bad harvest last year.”

그러면서 “식량 공급 부문에 있어서 그들이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느 정도 괜찮아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아마도 북한의 작년 작황이 꽤 괜찮았거나 최소한 나쁘진 않았던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브라운 교수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북한에서도 다른 대체 식품의 증가로 쌀에 대한 수요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상황 변화에도 주목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And in North Korea, certainly rice is a very highly valued item, but they are sort of gradually getting more other kind of food products, chickens and meat, pork, vegetables. It used to be that they were just so dominantly dependent on rice and corn… But it's possible that the demand for lice and corn is dropping as supply of other products is rising.”

이어 “북한에서는 분명 쌀이 매우 중요한 품목이지만 닭고기, 돼지고기, 야채 등 다른 종류의 식료품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예전에는 쌀과 옥수수에 대한 의존도만이 너무 높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른 제품의 공급이 증가하면서 쌀과 옥수수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 농업전문가인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 동북아 연구원장은 12일 VOA에 북한 양곡 공급소의 상황 등을 볼 때 “북한에 곡물이 부족한 상황임에는 틀림없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갑작스러운 쌀 수입 감소의 배경으로 북중 관계가 매끄럽지 못할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원장] “장립종이 됐든 단립종이 됐든 쌀을 거래할 적에는 북중 간 어떤 정치적인 문제… 또 관계가 매끄럽지 않을 적에는 중국 당국이 쉽게 무조건 돈을 준다고 곡식을 팔고 이렇게 하지는 않거든요. 중앙에서 공급을 항상 통제를 하고 있는데, 통제를 하게 되면 북한이 안 그래도 돈이 없는 상태에서 또 외상 거래라든지 바터 거래라든지 이런 것 자체가 쉽지는 않거든요. 정치, 외교적인 문제도 약간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와 함께 최근 강화되고 있는 북러 관계가 북한의 대중 쌀 수입 감소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권 원장은 설명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원장] “러시아가 밀가루를 많이 북한에다가 지원해 주면 쌀 수요는 (밀가루의) 대체 방도에 있기 때문에 쌀에 대한 수요가 줄 수 있는 그런 상황이긴 하거든요.”

북한이 쌀을 대체할 수 있는 밀가루 등 곡물을 러시아로부터 다량으로 받아들였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앞서 NK 뉴스는 러시아 세관 당국 자료를 인용해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올해 최소 1천200t의 밀가루와 1천t의 옥수수가 수출됐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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