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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발언 탈북 청년 “북한 주민들에게 큰 힘 될 것…작은 목소리라도 내주길”


탈북 청년 김금혁 씨가 12일 열린 유엔 안보리 북한인권 공개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탈북 청년 김금혁 씨가 12일 열린 유엔 안보리 북한인권 공개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가 12일 개최한 북한인권 회의에서 북한 정권이 아닌 주민의 편에 서달라고 호소해 주목받은 탈북 청년이 VOA에 소회를 밝혔습니다. 안보리에서 탈북 청년들이 발언하는 것이 북한의 변화를 염원하는 주민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안보리 발언 탈북 청년 “북한 주민들에게 큰 힘 될 것…작은 목소리라도 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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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열린 유엔 안보리 북한인권 공개회의에서 발언한 탈북 청년 김금혁 씨는 유엔 무대에서 탈북민들이 공개적 발언을 하는 것이 북한 주민들에게 큰 힘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씨는 이날 회의 참석 뒤 가진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국제사회가 함께한다는 신호를 보냄으로서 희망을 준 ‘고무적인 회의’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금혁 씨] “이런 자리가 있는지도 모르는 북한 사람들한테 알게 모르게 큰 힘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 북한에서 자유를 찾기 위해 힘겹게 싸우고 있는 사람들은 자기 편이 없다고 믿을 수도 있잖아요. 엄청난 장벽에 둘러싸여 있으니까. 하지만 안보리에서 그들에게 좋은 시그널을 보낼 수 있다. 우리가 당신들 옆에 서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됐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에게 상당히 고무적인 회의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평양의 엘리트 가정 출신으로 김일성종합대를 거쳐 중국 유학 중이던 지난 2012년 한국으로 망명한 김 씨는 이후 고려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공부한 뒤 한국에서 방송인과 정당인, 소셜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날 탈북민을 대표해 유엔 안보리의 쟁쟁한 이사국 대사들과 고위급 외교관들 사이에서 10여 분간 영어로 연설하면서 북한 정권이 아닌 주민들의 편에 서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또한 북한의 청년들에게도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며 한국어로 자유와 민주주의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녹취: 김금혁 씨] “Before I finish I want to send a message to the youth of North Korea, in our language. 여러분! 해가 뜨기 전이 가장 어둡고 추운 법입니다. 그러나 그 어둠이 아무리 캄캄하고 두렵다 할지라도 해는 뜹니다. 북한의 미래는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자유와 민주주의는 다른 누군가가 가져다줄 수 있는 선물이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 쟁취해야 합니다. 우린 할 수 있습니다.”

김 씨는 북한 청년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낸 이유에 대해 북한의 변화를 위해선 안팎에서 함께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외부에서 변화의 목소리를 내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내부의 북한 청년들에게 함께 싸워줄 것을 호소하고 싶었다는 것입니다.

[녹취: 김금혁 씨] “저희는 북한 밖에서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역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북한의 실질적인 자유와 인권 상황의 개선, 더 나아가 북한 체제의 변화를 이루기 위해선 결국 안에 있는 사람들이 동력이 되고 안에 있는 사람들이 우리에게 호응해 줄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세대가 현재 북한의 MZ 등 장마당 세대이기 때문에 저는 그들에게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청년들에게 “북한의 자유를 위해 외부에서도 최선을 다할 테니 결코 포기하지 말고 작은 목소리라도 내주길 바란다”고 희망을 전했습니다.

유엔 안보리가 북한인권을 주제로 개최한 공식·비공식 회의에서 탈북민이 발언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유엔 안보리가 지난해 3월17일 개최한 북한인권 비공식 회의에서 탈북민 이서현 씨가 증언했다.
유엔 안보리가 지난해 3월17일 개최한 북한인권 비공식 회의에서 탈북민 이서현 씨가 증언했다.

앞서 미국에 정착해 살고 있는 탈북 청년 이서현 씨와 조셉 김 부시연구소 연구원이 지난해 3월 비공식 회의에서 발언했고, 같은 해 8월에 6년 만에 개최된 공식 회의에서는 한국의 탈북 청년 김일혁 씨가 참석해 발언했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며 북한 주민들의 자유를 위해 국제사회가 함께 연대해 줄 것을 호소했고, 이서현 씨는 특히 중국 외교관들 앞에서 중국어로 탈북민을 북송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해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미 부시연구소의 조셉 김 연구원. 사진 = 부시 연구소.
미 부시연구소의 조셉 김 연구원. 사진 = 부시 연구소.

이에 대해 김금혁 씨는 안보리의 북한인권 회의에서 “탈북 청년들이 발언하는 것이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면서 북한인권 운동의 또 다른 진전으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김금혁 씨] “북한인권 운동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고 생각합니다. 1세 탈북민들은 몸 대 몸으로 혹은 그라운드에서 북한과 직접 맞서는 활동을 하셨습니다. 풍선을 통한 대북 전단도 그렇고요. 이제 젊은 세대를 주축으로 한 탈북민들의 인권 운동은 한국을 넘어서서 유엔과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국제 연대를 이끌어 내는 글로벌화로 변모하는 것 같습니다. 탈북 청년들은 영어와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고요. 국제 정치를 보는 시각과 혜안도 갖고 있습니다.”

탈북민인 김일혁 씨가 지난해 8월17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탈북민인 김일혁 씨가 지난해 8월17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지난해 유엔 안보리에서 발언했던 김일혁 씨는 12일 VOA에 “국제사회가 탈북민을 국제 무대에 설 수 있도록 하는 것 자체가 북한 주민들에게 큰 위안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김일혁 씨] “힘든 사람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것 중 가장 좋은 방법은 ‘공감’과 ‘위로’인데, 그걸 국제사회에서 해주고 있는 거죠. 저 자신도 작년 안보리 회의를 통해 ‘북한 주민들, 여러분은 혼자가 아닙니다. 그곳이 열리는 그날까지 힘내서 버팁시다.’라는 마음의 응원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언젠가는 이런 공감과 위로가 북한 사람들을 위한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그러면서 이런 추세는 매우 고무적이라며, 북한의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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