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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단 반출’ 한국 버스 85대 개성 시내서 발견...한국 통일부 “책임 물을 것”


개성 시내 버스 차고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한국 버스 60대가 발견됐다. 자료=Airbus (via Google Earth)
개성 시내 버스 차고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한국 버스 60대가 발견됐다. 자료=Airbus (via Google Earth)

올해 초 북한 개성공단에서 사라진 한국 버스 80여대가 개성 시내에서 발견됐습니다. 북한이 무단으로 반출한 한국 자산이 공단 바깥에서 이용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된 것인데, 한국 통일부는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무단 반출’ 한국 버스 85대 개성 시내서 발견...한국 통일부 “책임 물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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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버스가 발견된 곳은 개성공단에서 멀리 떨어진 개성 시내 한복판입니다.

모두 지붕에 에어컨이 돌출된 한국 현대 자동차의 ‘에어로시티’로 4개월 전 개성공단에서 사라진 바로 그 버스들입니다.

개성 시내 곳곳에서 한국 버스를 볼 수 있다. 자료=Airbus (via Google Earth)
개성 시내 곳곳에서 한국 버스를 볼 수 있다. 자료=Airbus (via Google Earth)

구글어스에 공개된 에어버스의 지난 2월 위성사진을 VOA가 분석한 결과 버스가 발견된 곳은 개성공단에서 약 7~10km 떨어진 개성 시내 약 10개 지점입니다.

이중 차고지로 추정되는 2개 지점에선 각각 60대와 14대의 버스가 발견됐습니다. 또 도로와 골목 등 약 8개 지점에서도 1~2대씩의 버스가 확인됐습니다.

이렇게 개성 시내에 발견된 버스만 모두 85대입니다.

개성 시내 버스 차고지에서 한국 버스 여러 대를 볼 수 있다. 자료=Airbus (via Google Earth)
개성 시내 버스 차고지에서 한국 버스 여러 대를 볼 수 있다. 자료=Airbus (via Google Earth)

가장 많은 버스가 발견된 차고지에는 가운데 일부를 제외한 공간 전체가 버스로 가득합니다. 좁은 공간에 많은 버스가 자리하면서 각 버스 사이엔 틈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한국 에어로시티 버스 주변으로 인파가 몰려 있다. 자료=Airbus (via Google Earth)
한국 에어로시티 버스 주변으로 인파가 몰려 있다. 자료=Airbus (via Google Earth)

시내 중심 도로에 정차한 버스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 있는 점이 눈에 띕니다. 개성 주민들이 한국 버스에 올라타기 위해 모여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VOA는 지난 2월 개성공단 버스 차고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을 분석해 동쪽 구역에 주차된 버스 수십 대가 사라졌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사라진 버스의 행방은 알 길이 전혀 없었는데, 같은 시점 촬영된 에어버스의 위성사진을 통해 약 4개월 만에 이들 버스 상당수가 개성 시내로 옮겨진 사실이 확인된 것입니다.

과거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는 개성공단이 정상 운영되던 시절 북측 근로자 출퇴근 편의 제공을 위해 에어로시티 버스 290여 대를 제공했습니다.

개성공단 내 버스 차고지의 차량 변화. 2017년(위)까진 많던 버스가 2024년(아래)에 크게 줄어든 사실을 알 수 있다. 자료=CNES/Airbus (위), Airbus (아래) (via Google Earth)
개성공단 내 버스 차고지의 차량 변화. 2017년(위)까진 많던 버스가 2024년(아래)에 크게 줄어든 사실을 알 수 있다. 자료=CNES/Airbus (위), Airbus (아래) (via Google Earth)

개성공단이 폐쇄된 2016년, 차고지에는 이중 약 30대를 제외한 260여 대가 남았습니다.

그러다 2022년을 전후해 최대 30대의 버스가 한꺼번에 사라지는 등의 변화가 관측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는 개성공단 내 일부 공장 건물의 가동 정황이 포착된 시점과 맞물리는데, 이에 따라 북한이 한국 버스를 이용해 북한 측 근로자를 실어 나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었습니다.

실제로 2022년을 전후한 시점엔 개성 시내에서 한국 버스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처럼 80대가 넘는 버스가 한꺼번에 발견된 경우는 없었습니다.

이는 북한이 올해 2월 한국 버스를 대량으로 공단 밖으로 반출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현재 개성공단 차고지에는 약 150대의 버스가 남아있습니다. 여기에 공단 내 공장 부지에서 발견된 버스 8대를 합치면 개성공단 내에 머물고 있는 버스는 약 160대입니다.

개성 시내에서 발견된 버스 85대를 더하더라도 여전히 전체 290대의 버스 중 약 50대의 행방은 묘연합니다. 북한이 개성 이외 지역에도 버스 수십 여대를 재배치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다만 이번에 발견된 버스 80여 대는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개성 시내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일 단위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Planet Labs)’에 따르면 차량 60대가 머물던 차고지를 비롯한 여러 지점에는 여전히 많은 차량이 주차돼 있습니다.

위성사진의 화질이 낮아 정확한 차종은 파악하기 어렵지만 이처럼 많은 차량이 한꺼번에 등장한 건 지난 2월부터 관측되는 현상이라는 점에서 동일한 버스가 계속 주차 중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한국 통일부
한국 통일부

한국 통일부는 북한의 한국 자산 무단 사용 문제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관계자는 19일 VOA의 관련 질의에 “버스 무단 사용 등을 포함한 북한의 불법적 재산권 침해 행위는 중단돼야 한다”며 “(한국) 정부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현재 법적 조치를 포함해 북한의 불법적 행태에 대한 조치를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면서 “앞으로도 관련 상황을 면밀히 주시해 나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개성공단은 남북교류 활성화를 목적으로 지난 2005년 가동을 시작했으며, 이후 120여 개 한국 기업체가 입주해 최대 5만 명에 이르는 북한 근로자를 고용해 운영돼 왔습니다.

그러나 2016년 2월 한국 정부는 북한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 등을 이유로 공단 가동 중단을 결정했습니다.

이후 북한은 한국 측 자산에 대한 전면 동결을 선언했으며, 지난 2020년엔 한국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개성공단 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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