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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초대형 탄두·다탄두 미사일 기술 아직 없어∙∙∙실패에서도 배울 것”


 2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뉴스가 나오고 있다.
2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뉴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이 아직 초대형 탄두 미사일이나 다탄두 미사일 역량을 보유하지 못한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잇단 실험 실패 속에서도 많은 것을 배웠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기술 개발에 매진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초대형 탄두·다탄두 미사일 기술 아직 없어∙∙∙실패에서도 배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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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재단 핵억제 및 미사일 방어 연구원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재단 핵억제 및 미사일 방어 연구원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재단 핵 억제 및 미사일 방어 연구원은 2일 북한이 초대형 탄두 미사일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피터스 연구원] “I think that's correct. We haven't seen any evidence that they've done that yet.”

미 국방장관실 대량살상무기(WMD) 특별 고문을 역임한 피터스 연구원은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초대형 탄두를 장착하는 신형 전술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우리는 아무런 증거도 보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2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화성포-11다-4.5’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2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화성포-11다-4.5’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북한 대외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일 “미사일총국이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다-4.5’ 시험 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신형 미사일은 4.5t급 초대형 탄두를 장착하는 전술 탄도미사일”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이 초대형 탄두를 장착한 전술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고 밝힌 것은 처음입니다.

하지만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의 이 같은 발표가 기만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있습니다.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수석부차관보.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수석부차관보.

미사일 전문가인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2일 VOA에 “한국 측의 주장이 맞고 실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밴 디펜 전 수석 부차관보는 “북한은 이에 대한 어떠한 입증도 하지 않았으며, 영상이나 탄착 지점 등에 대한 세부 정보도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밴 디펜 전 수석 부차관보] “Again, the North Koreans didn't provide any substantiation of that. They didn't provide any video, they didn't provide any details about what the impact area was et cetera

실제로 북한은 2일 ‘화성포-11다-4.5’ 시험발사 사실을 대외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만 게재하고 주민들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는 싣지 않았습니다.

또 관련 사진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이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무기 시험을 대내 매체에서 보도하지 않은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러시아의 기술 지원 가능성과 관련해선 “북한은 지난 수십 년간 러시아 관련 기술을 불법적으로 입수했기 때문에 그들의 미사일에는 상당한 러시아 기술이 포함돼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최근 북러 관계 개선 결과로 러시아 정부가 북한 정부에 의도적으로 관련 기술을 제공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가 없다”면서도 “그러나 소위 초대형 탄두 미사일의 경우 추가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습니다.

밴 디펜 전 수석 부차관보는 또한 북한이 지난달 26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주장한 다탄두 미사일 시험도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달 28일 한국 정부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미사일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해 수평축을 따라 회전하다가 통제 불능 상태로 추락하면서 여러 조각으로 폭발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는 겁니다.

또 “각개 목표 다탄두 재돌입체(MIRV) 시험은 보통 높은 고도에서 이뤄지며 비행 시간도 긴데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비행 시간도 짧았고, 고도도 너무 낮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밴 디펜 전 수석 부차관보는 “MIRV 기술은 상당히 기술적으로 까다로우며 북한이 어느 수준까지 개발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면서 “MIRV 기술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 최근 발사가 아마도 탑재체를 발사하는 단계까지 가지 못하고 실패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밴 디펜 전 수석 부차관보] “The MIRV technology is quite technically demanding. It's not clear yet how far along the North Koreans are with MIRV technology because it looks like their recent launch that they said was intended to test MIRV technology looks like it probably failed before it got to the point of releasing the payload.”

MIRV는 하나의 미사일에 실려 발사된 여러 개의 탄두가 각기 개별적인 여러 개의 표적을 향하면서 대기권으로 재진입해 미사일 1발로 여러 발을 쏜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개별 표적 없이 샷건(shotgun) 방식으로 발사되는 다중 재진입체(MRV)와 달리 하나의 미사일이 넓게 떨어져 있는 여러 표적을 직접 타격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만약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해 미국을 향해 발사한다면 하나의 미사일로 워싱턴 D.C.와 뉴욕 등 여러 도시를 동시에 타격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북한은 지난달 26일 ‘다탄두 미사일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주장했지만, 한국 합동참모본부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해당 미사일은 상승 단계부터 동체가 비정상적으로 흔들리는 현상을 보이다가 폭발하면서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이와 관련해 피터스 헤리티지재단 연구원은 “공개된 영상을 보면 탄두가 분리되기 전에 폭발한 것으로 보여 실패했다는 한국 측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모든 시험은 미사일을 발사한 사람들이 배운 것을 추후 시험에 적용해 더 효과적인 역량을 구축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의 원격 측정 데이터를 제공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 역시 미사일 시험이 ‘실패’할 때마다 배웠다”면서 “미사일이 폭발했다는 한국 측 주장이 맞더라도 북한은 여전히 많은 것을 배웠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피터스 연구원] “I mean all tests provide some degree of telemetric data by which those who launched the missile can take what they learned and apply it to future tests to make the capability more effective. (중략) We learned every time there was a 'failure' of a missile test. So even though the South Koreans are probably correct that the missile did break up, the North Koreans probably still learned things.”

그러면서 “앞으로 북한은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계속 시험할 것”이라면서 “아마도 중앙 태평양을 포함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 사진=Paul Morigi/Brookings Institution/Flickr.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 사진=Paul Morigi/Brookings Institution/Flickr.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남북한이 상반된 평가를 내놓는 것과 관련해 “한국은 성공과 실패를 있는 그대로 제시한다”면서 “한국 발표에는 이념적, 심리적, 홍보적 목적이 있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북한은 독재적이고 전체주의적인 방식으로 그들이 주민들에게 들려주고 싶어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26일과 1일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성공’이라고 주장한 반면 한국은 ‘실패’로 규정하고, 북한의 주장은 ‘기만’이라고 평가절하했습니다.

오핸런 선임연구원은 그러나 “불행히도 북한은 상당한 미사일 기술을 갖고 있다”면서 “북한이 아직 MIRV 기술 등을 갖고 있지 않다면 계속 시도해서 아마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역사적으로 우리가 흔히 예상했던 것보다 미사일 기술 개발에서 더 잘해왔고,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도 여러 차례 성공했다”면서 “MIRV 기술이 매우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은 이미 어려운 기술을 가지고 여러 가지 일을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향후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시험을 계속해서 향후 몇 년 내에 MIRV 기술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오핸런 선임연구원] “It's true that MIRV technology is very difficult but North Korea has already done a number of things with its technology that were difficult. And I think it will keep devoting a lot of resources to this and will keep doing a lot of testing. So over the next few years I would expect that North Korea will get better at MIRV technology.”

북러 간 미사일 기술 협력과 관련해선 “분명히 가능성이 있다”면서 “러시아와 북한, 중국, 이란 간 협력이 강화되는 것을 볼 때 우리가 걱정해야 하는 것은 바로 이런 종류의 기술 이전”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최근 잇따른 발사 실패에도 불구하고 성공이라고 주장하는 건 북한 내부 불안정 때문이란 지적도 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정은은 내부적으로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고, 상당히 불안정한 상태”라며 “그가 실제로는 두 번의 발사가 실패한 것이 분명한데도 성공했다는 주장으로 국민을 속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Kim Jong UN, he is facing a lot of challenges internally, a fair amount of instability. He's trying to manage that through his interactions with Putin and so forth but he can't really afford to have it announced that two out of three of his most recent missile launches were failures. (중략) So I think he's quite prepared to, to deceive his people with claims of successes when in fact apparently two of those launches were failures.”

베넷 선임연구원은 미사일 개발과 관련한 북러 협력 가능성과 관련해선 “러시아는 수 년간 북한을 도와왔다”면서 “러시아는 특히 단거리 미사일에 대해 김정은을 지원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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