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8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의 어린이병원을 포함해 5개 도시 주요 지점을 공습했다고 현지 당국이 밝혔습니다. 이날 공격으로 최소 31명이 사망하고, 154명이 다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주요 도시들을 향해 40발 넘는 다양한 유형의 미사일이 발사됐다고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그들의 미사일이 어디로 날아왔는지 모른 척 할 수 없다”고 엑스(X·옛 트위터)에 적고 “사람들과 어린이들, 인류 전반에 대한 모든 범죄에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아울러 “이 문제에 세계가 침묵해서는 안 된다”며 “러시아가 어떤 나라이고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전 세계가 똑바로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 어린이병원 등 공습
크이우인디펜던트 등 현지 매체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날 오전 10시쯤 러시아가 크이우, 드니프로, 크리비리흐, 슬로비얀스크, 포크로우스크, 크라마토르스크 등 5개 도시를 공습했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 최대 어린이 의료시설인 크이우의 오크마디트 어린이병원 건물도 공습으로 무너졌다고 전해졌습니다. 이 병원에서 20명이 숨진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비탈리 클리치코 크이우 시장은 미사일 폭격을 받은 어린이병원의 환자들이 인근 시립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언론에 말했습니다.
같은 지역에 있는 산부인과 시설도 러시아군의 공습을 받은 가운데, 건물 잔해가 주변으로 튀면서 4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됐습니다.
이밖에 크이우 시내 일부 지역에서 요격미사일로 추정되는 파편들이 떨어지면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 “킨잘 초음속 미사일 포함”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고향인 남동부 크리비리흐에서는 11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다쳤습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날 이례적으로 거리에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한낮에 이뤄진 러시아의 공격에 ‘킨잘’ 초음속 미사일이 포함됐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당국은 이날 단행된 공격에 관해, “에너지 시설 파괴 시도에 대응해 우크라이나 군사시설과 공군기지를 공습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어린이병원 등 민간시설을 겨냥했다는 우크라이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방공망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크이우에 떨어진 사실을 영상으로 확인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 나토 정상회의 9일 개막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를 겨냥한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은 지난 3월 말 이후 3개월여 만입니다.
특히 이번 공격은 미국 워싱턴 D.C.에서 9~11일 진행될 나토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기에 주목됩니다. 나토는 이번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재확인할 전망입니다.
나토 주요 회원국들은 민간 시설을 공습한 러시아를 비난했습니다.
데이비드 레미 영국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 민간인에 대한 끔찍한 공격”이라며 “영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은 철통같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우리는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불법 전쟁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프랑스 외무부도 “어린이병원을 직접적이고 의도적으로 겨냥한 야만적인 행위는 러시아가 설명해야 할 전쟁 범죄 목록에 추가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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