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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문가패널 대안 연내 발족 추진에 “최선의 방안 모색 중”


유엔 안보리가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의 임기를 내년 4월까지 1년 연장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결의안은 부결됐다.
유엔 안보리가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의 임기를 내년 4월까지 1년 연장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결의안은 부결됐다.

미한일 3국이 새로운 대북제재 감시체계의 연내 발족을 추진하는 가운데 미국 정부는 최선의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다자 간 감시 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는 7일 대북제재 전문가패널의 대안 마련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국 대표부 대변인은 이날 VOA의 관련 논평 요청에 “러시아의 1718 위원회 전문가패널 거부권과 중국의 기권을 통한 암묵적 지지로 인해 (대북 제재 위반) 보고에 상당한 공백이 생겼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 대변인] “Russia's veto of the 1718 Committee Panel of Experts – with China’s tacit support through its abstention – left a significant gap in reporting, that is why the United States is actively working with all stakeholders to identify the best way forward to ensure timely, accurate, and unbiased reporting on noncompliance with DPRK-related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is provided to the international community.”

그러면서 “미국은 모든 이해 관계자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북한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대한 시의적절하고 정확하며 편견 없는 보고가 국제사회에 제공되도록 하는 최선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외교부 청사 건물 외경.
한국 외교부 청사 건물 외경.

앞서 한국 외교부는 7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조구래 한국 외교부 외교전략정보본부장, 나마즈 히로유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 대양주 국장이 이날 유선 협의를 갖고 최근 북러 관계 동향 등을 논의했다고 전했습니다.

미한일 “새 대북제재 감시체제 연내 발족 관련 협의 가속화”

특히 3국 대표들은 해당 논의에서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의 임무가 종료됐지만,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이행을 더욱 철저히 감시하고 알리기 위한 대체 메커니즘 설립 및 연내 발족을 위해 관련 협의를 가속화 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3월 28일 전문가패널 임기 연장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하고 중국이 기권하면서 부결됐고, 이에 따라 4월 1일 패널 활동이 공식적으로 종료됐습니다.

이에 미국과 한국 정부 등은 전문가패널의 대안 마련을 모색해 왔습니다.

지난 4월17일 한국을 방문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가 서울 용산구 아메리칸 디플로머시 하우스에서 기자회견 중 발언하고 있다.
지난 4월17일 한국을 방문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가 서울 용산구 아메리칸 디플로머시 하우스에서 기자회견 중 발언하고 있다.

지난 4월 한국과 일본을 잇따라 방문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 4월 18일 일본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전문가 패널이 수행하던 중요한 업무를 계속할 수 있는 다른 옵션을 테이블에 가져올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녹취: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We are looking at what other options we can bring to the table that will continue the important work that the panel of experts was doing.”

황준국 유엔 주재 한국 대사.
황준국 유엔 주재 한국 대사.

황준국 유엔 주재 한국 대사도 지난달 1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전문가 패널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과 우방국들과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녹취: 황 대사] “지금 안보리 결의를 채택할 수 없는 상황에서 패널에 대한 대체 메커니즘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완전한 대안이 있기가 참 어렵고, 그래서 이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 한국, 미국 간, 또 다른 우방국들과 함께 여러 가지 옵션을 검토 중입니다만 아직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전문가들 “다자 간 네트워크 구축 매우 중요”

후루카와 가쓰히사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위원.
후루카와 가쓰히사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위원.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에서 활동한 후루카와 가쓰히사 전 위원은 이날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미한일 3국이 새로운 감시 메커니즘을 구축하기로 한 3자 합의는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유엔 안보리가 대북 제재 관련 문제에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제재 메커니즘을 효과적으로 감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후루카와 전 위원은 “각 유엔 회원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와 자체 결정에 따라 제재를 가할 법적 권한뿐 아니라 의무도 있지만, 북한은 여러 관할권을 넘나들며 활동하기 때문에 한 유엔 회원국이 제재 위반 사건을 주도하고 조사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다자 간 네트워크를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유엔 안보리 제재가 없는 상황에서 뜻있는 유엔 회원국들이 서로 협력해 조사할 수 있는 독립적인 공동 기구를 설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후루카와 전 위원] “So it's very important to have some multilateral networks and in the absence of the sanctions of the UN Security Council, it's very important to have those willing UN member states to establish a joint independent body to investigate those coordinating with each other.”

그러면서 “관련 유엔 회원국의 지원을 받아 제재 위반을 조사하는 독립적인 기구가 있으면 정말 유용할 것”이라며 “제재 위반 네트워크에 대한 상당한 정보를 갖고 있는 미국 정부가 다른 정부와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26일 VOA을 방문한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이 조은정 기자와 인터뷰했다.
26일 VOA을 방문한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이 조은정 기자와 인터뷰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 보좌관은 이날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러시아와 중국 모두 북한에 대한 제재 감시 활동을 계속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그러나 러시아와 중국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서 포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유엔 밖에서 많은 대북 제재 활동을 해왔고, 이를 위해 미국과 일본, 한국의 법률 내에서 (제재) 권한을 만들 수 있다”면서 “그것이 우리에게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을 비호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대북 제재 감시 메커니즘이 얼마나 실효성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공해상에서의 선박 차단이 이런 (불법적인 제재 위반) 활동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선임보좌관] “Obviously interdiction has dangers to it, you know, you can get into confrontations but that would be the most effective way of stopping this activity. (중략) But the question is, are we willing to go to the extent of actually interdicting shipping actually inspecting shipping on the high seas and that has a lot of international implications.”

그러면서 “문제는 공해상에서 실제로 (대북 제재 위반 활동을 하는) 선박을 차단하고, 조사하는 정도까지 갈 의향이 있느냐는 것”이라며 “이는 많은 국제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현승 글로벌평화재단 연구원이 27일 한국전 정전 협정 71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후 VOA와 인터뷰했다.
이현승 글로벌평화재단 연구원이 27일 한국전 정전 협정 71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후 VOA와 인터뷰했다.

이현승 글로벌피스재단 연구원은 이날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미한일 3국이 새로운 대북 제재 메커니즘을 만들려고 하면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할 수 없는 지점을 찾아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김 씨 정권의 통치 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 산하 주중 선박 무역회사 대표 역할을 하다 39호실 고위 간부였던 아버지 등과 함께 탈북한 이 연구원은 북한이 중국, 러시아 등과는 별도로 단독으로 벌이는 사이버 범죄 등은 중국과 러시아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점차 대북 제재 협력 범위를 넓혀가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녹취: 이 연구원] “중국과 러시아가 일단 포함되지 않은 범죄 등에 대해서 협력을 구하고, 그리고 그걸 나중에 넓히면서 중국과 러시아로 (대북 제재 활동을)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된다∙∙∙.”

그러면서 중국과 러시아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북한의 사이버 범죄 등 불법적인 활동을 막아야 할 책임이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하면 협력을 얻어내기가 조금 더 수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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