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활동이 종료된 가운데, 미한일 3국이 새로운 대북제재 감시체계의 연내 발족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는 최선의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는데, 전문가들은 다자 간 감시 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규)
미한일 3국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을 대체하는 메커니즘의 연내 발족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와 조구래 한국 외교부 외교정보전략본부장, 나마즈 히로유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등 3국 북핵 대표들은 7일 전화협의를 갖고 북러 협력 동향 등을 논의했습니다.
특히 3국 대표들은 해당 논의에서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의 임무가 종료됐지만, 안보리 이행을 더욱 철저히 감시하고 알리기 위한 대체 메커니즘 설립 및 연내 발족을 위해 관련 협의를 가속화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3월 28일 전문가패널 임기 연장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하고 중국이 기권하면서 부결됐고, 이에 따라 4월 1일 패널 활동이 공식적으로 종료됐습니다.
이에 미국과 한국 정부 등은 전문가패널의 대안 마련을 모색해 왔습니다.
전문가패널 대안 연내 발족 추진에 대해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는 7일 VOA에 러시아의 1718위원회 전문가패널 거부권과 중국의 기권을 통한 암묵적 지지로 인해 대북제재 위반 보고에 상당한 공백이 생겼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모든 이해 관계자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북한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대한 시의적절하고 정확하며 편견 없는 보고가 국제사회에 제공되도록 하는 최선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로 활동했던 후루카와 가쓰히사 전 위원은 VOA에 새로운 감시 메커니즘을 구축하기로 한 미한일 3국 간 합의는 상당히 중요하다면서, 북한의 제재 위반을 감시할 수 있는 다자간 네트워크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후루카와 가쓰히사 / 전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
“다자 간 네트워크를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유엔 안보리 제재가 없는 상황에서 뜻있는 유엔 회원국들이 서로 협력해 조사할 수 있는 독립적인 공동기구를 설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러시아와 중국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서 대북제재 위반 감시를 포기할 수는 없다면서, 공해상의 선박 차단이 새 대북제재 감시 체제가 실효성을 가질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데니스 와일더 /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차단에는 분명 위험이 따르고 대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 활동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공해상에서 실제로 선박을 검사하고 차단하는 정도까지 갈 의향이 있느냐는 것이며, 이는 국제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이현승 글로벌피스재단 연구원은 미한일 3국이 새 대북제재 메커니즘을 만들려면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할 수 없는 지점을 찾아 공략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 중국, 러시아가 단독으로 벌이는 사이버 범죄 등은 중국, 러시아에도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점차 대북제재 협력 범위를 넓혀가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