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발생한 수해 피해가 예상보다 더 큰 것으로 보입니다. 평안북도 의주군 일대에 수재민용 대규모 천막촌이 형성된 것을 어제 보도해 드렸는데, 이번에는 의주군 중심부에서 10km나 떨어진 지역에도 천막촌이 형성된 사실이 추가로 포착됐습니다. 추가로 포착된 천막촌은 최소 5개 지역이나 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VOA가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의주군 일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의 최근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평안북도 의주군 중심부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지역에서도 대형 천막촌들이 형성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해당 지역은 의주군 중심부에서 남쪽으로 약 10km 떨어진 신의주시 선상동과 약 7km 떨어진 고성동으로, 각각 1개와 3개씩의 단지가 만들어졌습니다.
또 의주군 중심부에서 북쪽으로 약 7km 떨어진 의주군 룡계리의 한 지점에도 주황색 물체, 즉 천막으로 뒤덮인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이들 면적의 총합은 대략 1만 7천 ㎡입니다.
앞서 VOA가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분석해 총 4개 지점, 약 1만 7천 ㎡에 달하는 지대에 주황색과 노란색 천막 단지가 만들어진 사실을 보도했는데, 이 면적까지 합치면 최근 수해 이후 이 일대에 약 3만 4천 ㎡에 달하는 천막촌이 형성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제 규격의 축구장 6개 규모입니다.
또 가장자리 천막단지 2곳을 연결하면 길이는 약 18km에 이르는데, 이를 통해 상당수 주민들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앞서 한국 언론들은 북한 수해로 인한 사망∙실종자 규모를 1천에서 1천500명으로 추산했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런 언론 보도를 강하게 비난했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수재민 천막단지 규모로 볼 때 북한의 피해는 적지 않은 것은 사실로 보입니다.
이처럼 수해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분석되지만 북한 정권이 이를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특히 수해 피해가 발생한 지 15일이 넘도록 여전히 천막 단지가 철거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피해 복구가 늦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앞서 제롬 소바쥬 전 유엔개발계획 평양사무소장은 북한 당국이 수년째 국경을 봉쇄한 채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거부하고 있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이는 당국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제롬 소바쥬 / 전 유엔개발계획 평양사무소장 (지난 15일)
“(북한은) 2020년 이전까지는 적어도 적십자사와 비정부기구, 유엔 등과 기후 변화 및 자연재해에 대비하기 위한 지역 사회의 회복력 강화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습니다. 북한은 다른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고, 이것들은 후순위로 밀려났습니다.”
소바쥬 전 소장은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이유로 국경을 봉쇄한 2020년 이전까지 조기 경보 시스템 기술, 기후 변화 적응 준비 교육 프로그램 등도 있었지만 이제는 이런 것들이 북한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