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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수재민 텐트촌 ‘자강도’까지 퍼져…강변 마을마다 ‘천막 단지’


자강도 시중읍 중심부에 대규모 천막 단지(사각형 안)가 포착됐다. 사진=Planet Labs
자강도 시중읍 중심부에 대규모 천막 단지(사각형 안)가 포착됐다. 사진=Planet Labs

북한의 이재민용 천막 단지가 자강도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강줄기와 맞닿은 많은 마을들이 홍수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수재민 텐트촌 ‘자강도’까지 퍼져…강변 마을마다 ‘천막 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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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자강도 시중군 일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의 최근 위성사진에 주황색으로 된 한 지점이 보입니다.

이곳은 평범한 학교 운동장이지만 8월부턴 우주에서도 식별될 정도의 밝은 주황색 빛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최근 VOA가 평안북도 의주군 일대에서 포착한 수재민용 대규모 천막 단지가 자강도에서도 발견된 것입니다.

자강도 만포시를 촬영한 7월(위)과 8월(아래)의 위성사진 비교. 7월까지 공터이던 곳에 천막 단지가 형성됐다. 사진=Planet Labs
자강도 만포시를 촬영한 7월(위)과 8월(아래)의 위성사진 비교. 7월까지 공터이던 곳에 천막 단지가 형성됐다. 사진=Planet Labs

천막 단지, 즉 수재민용 ‘텐트촌’이 형성된 곳은 더 있습니다.

자강도 만포시와 성간읍, 전천읍, 초산읍, 장백로동지구 등 시중군을 포함해 모두 6곳에서 주황색 혹은 파란색 텐트 물결이 확인됐습니다.

앞서 VOA는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분석해 의주군과 주변 지역 약 9곳에서 주황색과 노란색 천막 단지가 만들어졌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 발견된 지역까지 최소 15곳에서 천막 단지가 확인된 것입니다.

평안북도 의주군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 넓은 대지를 덮고 있는 주황색과 노란색 물체가 보인다. 수해 이재민들이 머물고 있는 천막촌으로 추정된다. 사진=Planet Labs
평안북도 의주군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 넓은 대지를 덮고 있는 주황색과 노란색 물체가 보인다. 수해 이재민들이 머물고 있는 천막촌으로 추정된다. 사진=Planet Labs

이들 텐트촌은 모두 북한에 수해 피해가 발생한 직후 만들어졌습니다. 또 압록강과 자성강, 장자강 등 강변 옆 마을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VOA는 이 일대 마을을 하나씩 들여다보는 방식으로 텐트촌 형성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데, 미처 발견하지 못한 마을까지 합치면 더 많은 지역에 수재민용 시설이 설치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한눈에 식별되는 주황색이나 노란색, 파란색이 아닌 녹색이나 회색 계열의 천막을 사용한 경우까지 감안하면 텐트촌이 만들어진 곳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이번 수해로 인해 북한이 입은 피해가 적지 않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북한 수해로 인한 사망∙실종자 규모를 1천에서 1천500명으로 추산한 한국 언론 보도를 공개적으로 강하게 비난한 바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 구병삼 대변인.
한국 통일부 구병삼 대변인.

하지만 이에 대해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은 이번 수해가 그만큼 심각하고 이로 인한 흉흉한 민심을 외부의 탓으로 돌리려는 의도로 분석한 바 있습니다.

[녹취: 구병삼 대변인] “북한이 대규모 수해 피해로 전 사회적 역량을 동원해야 하는 비상 상황에서 비난의 대상을 외부로 돌림으로써 민심 이반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봅니다.”

흥미로운 점은 압록강을 국경으로 공유하고 있는 중국에선 큰 강의 범람이나 수재민의 대규모 텐트촌 등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같은 지역에 비슷한 양의 폭우가 쏟아져 내렸지만 유독 북한만 큰 피해를 입은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사회기반 시설에 대한 투자 부족과 황폐한 산림이 이번 수해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제롬 소바쥬 전 유엔개발계획(UNDP) 평양사무소장.
제롬 소바쥬 전 유엔개발계획(UNDP) 평양사무소장.

제롬 소바쥬 전 유엔개발계획(UNDP) 평양사무소장은 15일 VOA에 “수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제방 구축 등 다양한 대책이 필요하지만 북한에서는 수십년 동안 이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소바쥬 전 소장] “There’s been a huge deficit in investment in DPRK's infrastructure they would need to be able to strengthen the resilience of every community through a number of solutions such as small constructions, along the canals, building banks, etc. But, unfortunately that hasn’t been done for decades.”

이어 “하수 시설이 오래돼 배수가 잘되지 않는 것도 해마다 집중호우에 대한 취약성을 높인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의 정성학 영상분석센터장은 VOA에 지난 7월 남북한의 강수량이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수해 규모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 센터장] “올해 이 폭우는 남쪽에서부터 위로 올라갔고 또 (한국도) 폭우 피해가 있었지만 북한만큼 심하지 않습니다. 가장 큰 원인이 북한 산림이 황폐해서인데 그래서 북한이 올해 마지막 해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산림복구 전투를 했습니다. 산림은 늘고 있어요. 그런데 이게 문제가 뭐냐 하면 산림이 늘고는 있는데 주로 평양 위주로, 또 대도시 위주로만 산림이 늘고 있는 거죠.”

정 센터장은 이처럼 고르지 못한 북한의 산림 복구 정책을 지적하며 “여전히 북한의 산림 황폐화가 진행되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 산림이 늘더라도 충분히 자라지 못해서 홍수 저감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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