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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IMO서 속속 사라지는 북한 해군 자산…이번엔 모든 군함 삭제


북한이 지난 2023년 9월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김군옥영웅함' 건조식 사진을 공개했다. (자료사진)
북한이 지난 2023년 9월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김군옥영웅함' 건조식 사진을 공개했다. (자료사진)

북한 해군 자산들이 국제해사기구(IMO) 자료에서 속속 사라지고 있습니다. 잠수함 13척이 명단에서 빠지자마자 이번엔 모든 군함이 삭제됐는데, 해군력 정보에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관심에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단독] IMO서 속속 사라지는 북한 해군 자산…이번엔 모든 군함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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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군함들이 국제해사기구(IMO) 선박 등록 자료에서 일제히 사라졌습니다. 잠수함 13척이 목록에서 삭제된 지 하루 만입니다.

VOA가 IMO의 국제통합해운정보시스템(GISIS)을 확인한 결과 미 동부 시각 29일 오전 11시경부터 북한 소속 선박 중 해군 함정이 검색되지 않고 있습니다.

사라진 함정은 180여 척으로, 모두 북한 해군(Korea North Govt Naval Force) 소속입니다.

IMO의 GISIS 자료에는 북한 해군이 보유하거나 관리 중인 선박이 없는 것으로 안내된다.
IMO의 GISIS 자료에는 북한 해군이 보유하거나 관리 중인 선박이 없는 것으로 안내된다.

또 이들에게 부여된 IMO의 고유 식별번호를 따로 조회해도 ‘없는 선박’이라는 안내 문구가 나옵니다.

해군 소속이 아닌 일반 북한 상선은 여전히 자료에 남아있습니다. 해군 소속 함정만 의도적으로 삭제된 것입니다.

앞서 VOA는 27일 북한 해군 소속 잠수함 13척이 GISIS에 등재됐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이들 잠수함은 북한 해군 소속 잠수함인 ‘상어2급’ 11척과 신포급 ‘8.24영웅함’, 신포C급 ‘김군옥영웅함’ 각각 1척씩으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었습니다.

그런데 이들 잠수함 13척은 VOA 보도 하루 만인 28일 오후 일제히 목록에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또 하루가 지난 29일엔 남아있던 북한 해군 소속 함정까지 다 없어진 것입니다.

일괄 삭제 당사자는 북한 당국이 유력

이번에 사라진 함정 중에는 최근 1~2년 사이 등록된 호위함도 포함돼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9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탑승한 신형 호위함 ‘661’호와 오는 2026년이 건조연도로 표기됐던 남포급 호위함 2척도 더 이상 자료에 남아있지 않습니다.

나머지는 1950~80년대 건조된 노후 함정으로, 이전부터 GISIS에 북한 선박으로 등재돼 있었지만 이번에 빠졌습니다.

GISIS 자료에서 해군 함정 자료를 일괄 삭제한 당사자는 북한 당국이 유력해 보입니다.

IMO 대변인은 29일 ‘북한이 직접 잠수함 13척을 삭제했느냐’는 VOA의 서면 질의에 “GISIS는 회원국이 제공한 정보를 기반으로 해운 관련 데이터를 공유하기 위한 온라인 허브”라면서 “회원국은 자국 관련 데이터를 업데이트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IMO 대변인] “GISIS is an online hub for the sharing of shipping-related data, based on information provided by Member States. Member States may request to have their own data updated.”

사실상 GISIS는 인터넷에 각국이 제출한 선박 현황을 보여주는 매체이고, 선박의 등록과 취소는 각 IMO 회원국의 결정에 달린 문제라는 설명입니다.

닐 와츠 전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위원.
닐 와츠 전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위원.

실제로 남아프리카공화국 해군 대령 출신으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에서 활동한 닐 와츠 전 위원은 전날 VOA에 “IMO 본부가 위치한 영국 런던 주재 북한대사관 관리가 통상 북한의 신규 선박 목록을 IMO 측에 제공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1986년부터 IMO 회원국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군사 자산에 대한 과도한 관심에 부담 느꼈을 수도

북한이 하루 간격으로 잠수함 등 해군 함정을 잇달아 삭제한 정확한 배경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VOA의 보도로 촉발된 군사 자산에 대한 과도한 관심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군사 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는 분명히 자국 함정이 (IMO에) 등록됐다는 언론 보도에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면서 “너무 급박하게 발생한 일인 만큼 단순히 우연히 벌어졌다고 상상하기는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This is pretty clearly in response to the news stories that said that their ships were registered… I mean, this has happened so rapidly that it's hard to imagine that it was just accidental that they did it. Somebody higher up in the organization saw that and doesn't like the attention, wants North Korea to be largely covert in their capabilities, and so they ordered the ships to be pulled from the registry… Well, when you've got an authoritarian government, it's all a matter of who at what level is taking an action.”

이어 “국가 조직의 고위층 중 누군가가 보도를 접했을 것”이라며 “주목받는 것이 싫고 북한의 역량을 은폐하길 원해서 선박 등록 자료에서 뺄 것을 명령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VOA는 런던 주재 북한대표부에 관련 사항을 문의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북한 잠수함의 IMO 등록은 미국과 한국 정부도 주의 깊게 지켜본 사안입니다.

앞서 국무부 대변인은 28일 VOA에 “우리는 북한이 13척의 잠수함을 IMO에 등록했다는 보도를 알고 있다”면서 “한국, 일본 그리고 그외 동맹, 파트너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진전시키려는 북한의 지속적인 노력과 더불어 한국과 역내 전반의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의) 더욱 공격적인 수사를 규탄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도 28일 기자들에게 “한국 정부는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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