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가 점증하는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핵 위협을 지적하며 태평양 전구에 미국의 핵무기를 재배치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동맹국들과의 관련 논의가 금기시돼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조은 기자입니다.
상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인 제임스 리시 의원은 29일 중국과 러시아, 북한이 핵 역량을 증대하고 있다며 “미국의 핵 태세는 이런 심각한 위협에 맞춰 조정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리시 의원] “The U.S. nuclear arsenal’s size is based on maintaining nuclear parity with Russia under the New START Treaty, which Russia violates, and a 2010 strategic environment in which China had only 200 nuclear weapons. The United States now faces the prospect of deterring two nuclear peers simultaneously with a nuclear arsenal literally sized for threats from a generation ago. The U.S. nuclear posture must adapt to these grave threats.”
리시 의원은 이날 바이든 행정부가 최근 새 핵무기 운용 전략을 승인했다는 보도와 관련한 VOA의 논평 요청에 “미국의 핵무기 규모는 러시아가 위반하고 있는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에 따른 러시아와 핵 동등성 유지와 중국의 핵무기 보유량이 200기에 불과했던 2010년 당시 전략적 환경을 기반으로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은 말 그대로 한 세대 전의 위협에 적합한 규모의 핵무기로 두 핵보유국을 동시에 억지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동맹국과의 관련 논의 심화, 금기시돼선 안 돼”
리시 의원은 “우리의 동아시아 동맹국들은 중국과 러시아뿐만 아니라 핵무기를 빠르게 늘리며 다양화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며 “북한은 노골적으로 핵 선제공격 정책을 채택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리시 의원] “Our East Asian allies not only worry about China and Russia, but a North Korea that is rapidly increasing and diversifying its nuclear arsenal. North Korea has explicitly adopted a nuclear first use policy…We should increase the size of our nuclear forces to reassert deterrence and reassure our allies. Additionally, we should explore options for returning nuclear weapons to the Pacific theater for the purpose of strengthening extended deterrence. Deepening discussions with our allies about this should not be a taboo.”
이어 “우리는 억지력을 재확인하고 동맹국을 안심시키기 위해 핵전력의 규모를 늘려야 한다”며 “확장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해 태평양 전구에 핵무기를 재배치하는 옵션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에 대해 동맹국들과 논의를 심화하는 것이 금기시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은 20일 미국 정부가 북한과 중국의 급격한 핵 역량 강화 추세를 반영해 새로운 핵무기 운용 전략을 승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비공개 기밀 문서에 해당하는 새 지침에는 특히 북한이 현재 60기 이상의 핵무기와 핵무기 제조를 위한 핵물질을 다량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의 핵무기 보유고가 2030년까지 1천 기, 2035년까지 1천500기로 각각 늘어날 것이라는 미 정부 당국의 평가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면서 중국과 북한, 러시아 3국이 협력해 핵 위협을 가할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션 새벗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21일 VOA 뉴스센터에 보낸 성명에서 새로운 핵무기 운용 지침이 “어떤 특정한 단체, 국가, 위협에 대한 대응책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VOA는 국무부에 핵무기 재배치와 관련한 리시 의원의 이번 주장에 대한 논평을 요청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의회에서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주장 잇따라 제기”
최근 의회에서는 공화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반도에 미국의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습니다.
앞서 상원 군사위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도 지난 5월 ‘대규모 방위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인도태평양 안보와 관련해 미국은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로서는 한반도 핵무기 배치 계획이 없다며 역내 확장 억지력을 강화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 왔습니다.
국무부는 지난 6월 위커 의원의 관련 제안에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미국은 현재로서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핵무기를 재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평가하지 않는다”며 “미국은 한반도에 핵무기를 전진 배치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The United States does not assess returning nuclear weapons to the Indo-Pacific as necessary at this time. The United States has no plans to forward deploy nuclear weapons to the Korean peninsula...The Administration is committed to strengthening extended deterrence in the region."
그러면서 “행정부는 역내 확장 억지력을 강화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30일 VOA와의 통화에서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 증대를 제한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면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가 필요 없겠지만 “북한은 계속 더 많은 핵무기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베넷 선임연구원] “It's not necessary if the US is prepared to do what is required to limit the growth in the North Korean nuclear weapons inventory. North Korea is making more nuclear weapons all the time… We don't even have an analysis of what would have to be done to do this. We need to have the options for doing this.”
그러면서 미국은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분석도 아직 없다며 “이를 위한 옵션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30일 VOA와의 통화에서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확장억지는 북한을 억지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맥스웰 부대표는 그러나 미국은 늘 안보 환경에 맞게 전력 태세를 조정하고 상황을 평가해야 한다”면서도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의 강력함을 강조했습니다.
[녹취:맥스웰 부대표] “I think extended deterrence is sufficient, but we always have to be adapting. We have to be assessing the conditions… Now extended deterrence, we have pledged the use of our nuclear umbrella to defend South Korea and Japan, meaning if North Korea uses nuclear weapons, we will respond with nuclear weapons and destroy his entire capability to use nuclear weapons. We will of course end up destroying the regime as well.”
맥스웰 부대표는 “확장억제를 통해 미국은 한국과 일본을 방어하기 위해 핵우산을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이는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미국은 핵무기로 대응해 북한의 핵무기 사용 능력을 완전히 파괴하고 물론 결국 북한 정권도 파괴할 것이라는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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