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과 중국의 핵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아시아 전구에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고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 재단 핵 억제 및 미사일 방어 연구원이 주장했습니다. 피터스 연구원은 특히 한국에 미국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며 양국 정부가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피터스 연구원은 한국에 전술핵이 배치되면 한국인들이 자체 핵무장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방위협감소국(DTRA) 수석 전략가, 미 국방장관실 대량살상무기 특별고문을 지낸 피터스 연구원을 조은정 기자가 화상으로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최근 발간한 ‘차기 행정부를 위한 핵태세검토’ 보고서에서 북핵 억제를 위해 한국, 일본과 미국 전술핵을 재배치하고 핵무기 보관 시설을 운영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을 제안하셨습니다. 이러한 조치가 왜 시급히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피터스 연구원) 미국은 냉전 말기에 아시아에서 전술 핵무기를 철수했기 때문에 북미 본토에서 핵무기가 발사되지 않는 한 역내에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이나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기회를 포착할 경우 억지력 공백이 발생합니다. 우리가 북한이나 중국과 분쟁 중이고 그들이 지고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우리가 역내에서 신뢰할 수 있는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그들은 보유하고 있는 저위력 핵무기를 사용하고 싶은 유혹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과 일본이 미국의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은 중요한 보증 요소입니다. 따라서 미국의 핵무기를 전구에 재배치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일본보다 한국이 더 그렇다는 말씀이신가요?
피터스 연구원) 그렇습니다. 최전방에 더 가깝죠. 한국에서 전력을 증강한다면 공중급유를 할 필요가 적을 겁니다. 목표물에 더 빨리 도착할 수 있죠. 그리고 솔직히 한국 국민들은 자국 땅에 핵무기를 보관하는 것에 대해 일본 국민들보다 더 개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워싱턴의 많은 전문가들은 한국에 미국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것에 반대합니다. 한반도에 재배치하지 않고도 미국이 핵무기를 쏠 수 있고, 오히려 북한의 공격 위협에 노출 되기 때문에 군사적 효용이 낮다는 지적인데요.
피터스 연구원) 공중 투하 무기를 재배치한다면 중력폭탄이나 순항미사일이 될 겁니다. 오산이나 대구와 같은 한국의 대규모 합동기지 중 하나에 보관될 것입니다. 전쟁이 시작되면 그 기지는 이미 북한의 표적이 될 것입니다. 북한이 갑자기 오산이 자신들에게 문제가 된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아닙니다. 또 다른 고려 사항은 우리가 탄도미사일 잠수함에서 발사할 수 있는 무기나 미국 본토의 미사일 기지에서 발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엄청난 위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저는 분쟁의 범위를 제한하는 방법으로 훨씬 저위력의 무기 사용을 검토하는 것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또 한국과 북한 또는 한국과 일본, 중국 사이에 전쟁이 벌어지고 있을 때 미국이 북한의 심장부와 중국의 심장부의 군대를 겨냥해 미국 본토에서 핵무기를 발사하고 싶을까요? 그러면 중국이나 북한도 미국 본토를 공격할 동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분쟁의 수평적 확전을 최대한 막고 제한적으로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북한이나 중국의 목표물을 타격할 무기를 한국에서 발사한다면 북태평양의 폭격기나 탄도 미사일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진행될 것입니다.
기자) 한국도 전술핵무기의 저장과 운용 비용을 함께 감당해야 할까요?
피터스 연구원) 한국이 오산에 핵무기 저장시설을 짓는 비용을 부담하고 부지 경비를 일부 제공하겠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미국은 자국의 핵 현대화 과정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한국 정부가 ‘우리는 이것이 큰 비용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미국이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이 일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한국 내 저장시설에 대한 비용을 기꺼이 부담하겠다’고 한다면 긍정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미국의 일부 정책 입안자들이 이 문제를 진지하게 고려하도록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기자) 오랫동안 한국에 미국 전술핵을 재배치하는데 대한 반대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랜드연구소,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등 많은 미국 연구소에서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거나 최소한 저장시설이라도 마련하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상황이 어떻게 바뀐 건가요?
피터스 연구원) 위협이 바뀌었습니다. 2021년 중국의 핵확장이 미국의 생각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중국은 핵 능력을 확장하기로 전략적 결정을 내렸고, 더 이상 수백 개의 핵탄두만 보유한 최소한의 억지 태세에 만족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성명이 이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더 이상 '선제공격 금지 정책'을 고수하지 않으며, 시진핑 주석이 주변부의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세계 수준의 군대를 갖고자 하는 야망을 밝혔습니다. 중국의 주변부라 함은 아시아와 서태평양의 대부분이죠. 여기에 북한이 핵무기를 계속 만들고 거의 매달 한국, 일본, 미국을 핵무기로 위협하고 있는 것과 맞물려 상황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위협입니다. 중국은 (사거리가 긴) 전구 전술 핵무기를 구축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기자) 그렇다면 한국에 배치된 미국의 전술 핵무기는 필요하면 중국을 겨냥할 수도 있겠네요.
피터스 연구원) 네, 그렇습니다.
기자) 미 국방부와 국무부가 한국 정부와 핵무기 저장시설 등과 관련해 즉각 전략적 대화를 시작할 것을 권고하셨는데요. 어떤 논의를 하게 될까요?
피터스 연구원) 한국이 독자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진지한 한국인들이 있다는 것은 비밀이 아닙니다. 이 대화를 통해 한국에 핵무기 저장시설을 건설할 경우 양측이 지불할 수 있는 비용 뿐만 아니라 그 가치와 효용성을 탐색하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이에 더해 보험적 요소도 있죠. ‘여러분이 정당한 안보 우려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으며, 왜 독자적인 핵무기 능력을 갖추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지 이해한다’는 얘기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그 능력을 갖추기 전에 미국, 한국, 일본의 이익을 방어하고, 궁극적으로 북한과 중국의 침략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의 핵무기를 전구에 재도입하는 다른 선택지를 검토해 봅시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겁니다. 우리가 이 일에 성공한다면 한국과 일본은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전략 대화가 탐색해야 할 큰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 재단 핵 억제 및 미사일 방어 연구원으로부터 미국 전술핵의 한국 재배치 시 효과에 영향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조은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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