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핵 전문가들은 북한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7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은 적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미 핵 역량을 충분히 과시했기 때문에 굳이 대선 시점에 추가 실험을 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입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5일, 북한이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추가 핵실험을 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이날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하는 이유는 두 가지”라며 하나는 기술적 측면에서 핵무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시험하기 위한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정치적 측면에서 다른 나라들에 자신들의 핵 역량을 보여주기 위한 것인데 북한은 이미 핵무기 설계와 전달 수단 등을 공개한 터라 굳이 추가 핵실험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이미 6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자신들의 역량을 충분히 과시했다는 겁니다.
[녹취: 하이노넨 특별연구원] “One reason is actually to test that the nuclear device works properly. (중략) This is one and may be the most important technical aspect but then there is always a political aspect which is to demonstrate to the other countries that yes, we have got this capability here we do a test you'll see that it was successful. So these are the two reasons. (중략) So when I look at from that perspective, I don't see that there's an immediate need for an actual nuclear weapon test to demonstrate the capabilities.”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또 “현재로서 북한은 7차 핵실험에 대한 압박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 풍계리 핵실험장이 완공되고 난 후 미국 고위 인사가 한국이나 일본을 방문하거나, 양자 회담이나 군사 훈련이 있을 때마다 많은 싱크탱크들은 북한이 기술과 역량을 과시하기 위해 핵실험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북한은 아직 핵실험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현재의 정치적∙기술적 환경에서도 핵실험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오는 16일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제68차 IAEA 정기 총회에 앞서 지난달 26일 제출한 ‘북한 안전조치 적용’ 보고서에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위치한 북한의 핵실험장은 언제든 핵실험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한국 양국은 4일 워싱턴 D.C.에서 제5차 양국 외교∙국방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를 갖고, 북한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전후로 7차 핵실험 등 중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고 대응 방안을 협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6차례 실험 통해 역량 입증”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북한이 언제든 7차 핵실험을 감행할 준비를 마치고도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북한은 6차례의 실험을 통해 핵 폭발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면서 “북한은 미사일 성능을 시연했으며, 이를 통해 한국과 역내 전 지역이 사거리 안에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에 굳이 이 시점에 핵실험을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특별연구원] “So they have demonstrated that in 6 tests that they are able to do nuclear detonations. They have exposed some of their nuclear weapon designs not in detail but demonstrated for example, Hwasong, you know, warheads. They have demonstrated missile performance, short range missiles, rockets, all this what they have shown that they have a delivery capability which can cover everything in South Korea or in the region as a deterrent.”
이어 북한 미사일의 사거리 안에 있는 한국과 일본 등 역내에 이미 많은 미군과 미국 민간인들이 있는 만큼 이는 미국에 충분히 위협적이며 현재로서는 굳이 미 본토를 겨냥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성능 개선을 위해 7차 핵실험에 나설 이유가 없다고 부연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미 대선 결과를 기다려 새 정부의 대북 정책을 보고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선거 결과 보고 결정할 것”
미국의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은 아마도 미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 핵실험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만약 북한이 핵실험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면 아마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일 때 어떤 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고 판단하는 시점에 핵실험을 해서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올브라이트 소장] “I think the North Koreans would probably not choose to do it near the election. I think they would probably if they were going to use the test politically they'd probably do it at a time when they figure they can get some concession out of the sitting president so that the president would be in office and then they would test to try to, you know, gain some political advantage.”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하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로 추측해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핵무기 설계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이미 실험을 마친 핵무기를 제조하는 데 집중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또 중국과 러시아와 새로운 전략적 관계를 구축하고 있고, 추가 핵실험으로 전 세계의 비난을 받고 싶지 않을 수도 있으며, 핵실험 장소가 준비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미 대선을 전후해 7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만약 이후라도 7차 핵실험을 한다면 “북한은 새로운 또는 더 진전된 핵무기 설계에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들은 분명히 실험에서 뭔가를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올브라이트 소장] “I think they could gain confidence in a new or more advanced nuclear weapon design. So they can definitely learn something from a test.”
북한은 이미 다양한 핵무기 설계를 보유하고 있으며, 만약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한다면 더 새롭고 진전된 핵무기 설계를 개발하려는 경우가 될 것이라고 올브라이트 소장은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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