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핵실험 반대의 날을 맞아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유엔은 북한이 금세기 유일한 핵실험국이라고 비판했고, 유럽연합과 일본 등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촉구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산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의 로버트 플로이드 사무총장이 4일 ‘국제 핵실험 반대의 날’을 기념하는 유엔총회 고위급 본회의에서 북한의 핵실험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녹취: 플로이드 사무총장] “In our current century, only one state has tested a nuclear weapon. North Korea. By 1996, the diplomats had been provided with the science to make a test ban verifiable. That required creating an international monitoring system over 300 monitoring facilities around the world. Seismic and hydro acoustic, data, and radionuclide data streaming in non-stop into Vienna. All states know that we'll detect any tests really fast.”
플로이드 사무총장은 기조연설에서 “금세기 들어 오직 북한만이 핵무기를 실험했다”며,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즉각 감지할 수 있는 CTBTO의 기술력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1996년 체결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으로 각국이 핵실험 금지를 검증할 과학적 기반을 마련했다며, 이를 위해 300여 개의 감시 시설로 구성된 국제 감시 시스템이 구축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지진파, 수중 음향, 방사성 핵종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오스트리아에 있는 CTBTO 본부로 전송되고 있다”며 “모든 국가는 우리가 어떤 핵실험도 매우 빠르게 탐지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플로이드 사무총장은 지난달 29일 ‘국제 핵실험 반대의 날’을 맞아 공개한 영상에서도 핵실험에 나서는 국가들은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미국 대표로 발언한 매튜 샤프 국무부 군비통제·국제 안보국 산하 다자 및 핵 문제 국장은 북한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핵보유국들의 핵실험 중단과 투명한 정보 공개를 촉구했습니다.
[녹취: 샤프 국장] “We challenge other NWS to undertake similar transparency at their nuclear test sites and to address many concerns and questions regarding activities at those sites. We continue to explore other ideas to provide further transparency into our own nuclear enterprise and encourage other countries to reflect on ways to offer transparency into theirs.”
샤프 국장은 미국이 과거 핵무기 실험 장소였던 네바다주 핵실험장에 각국 외교관들을 초청해 투명성을 확보한 사례를 강조하며, 다른 핵보유국들도 유사한 투명성을 확보하고, 핵실험장에서의 활동에 대한 우려와 의문을 해소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한 “모든 국가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핵실험 금지 목표에 전념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모든 무기 프로그램 CVID로 폐기해야”
이날 회의에서 유럽연합(EU) 대표는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유럽연합 대표] “The EU urges the DPRK to comply with its obligations under relevant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to refrain from testing nuclear weapons and ballistic missiles. We urge the DPRK to abandon its existing nuclear weapons programs, as well as programs to build delivery systems and other weapons of mass destruction in a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manner, as required by the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y nuclear tests must be met with a swift, united and robust international response.
EU 대표는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고,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실험을 자제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또한, 북한이 “기존의 핵무기 프로그램과 운반 시스템, 기타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포기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어떠한 핵실험에도 신속하고 단합된 국제적 대응으로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추가 핵실험’ 무책임…용납 못 해”
일본의 야마자키 키즈유키 주유엔 대사는 국제사회가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경고했습니다.
[녹취: 야마자키 대사] “We recall our condemnation of the six nuclear tests conducted by the DPRK since 2006, that undermine the CTBT’s objective and purpose, and strongly urge the DPRK to fully comply with all relevant 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to take concrete actions towards the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ismantlement of its nuclear weapons, ballistic missile and related programmes. We reiterate that any new DPRK nuclear test would be irresponsible, unacceptable and in violation of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We call on the DPRK to sign and ratify the CTBT as a matter of priority.”
야마자키 대사는 “북한이 2006년 이후 감행한 6차례의 핵실험이 CTBT의 목적을 훼손했다”며, 북한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폐기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CTBT에 서명하고 비준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습니다.
유엔이 1996년 채택한 CTBT는 현재 187개국이 서명하고, 178개국이 비준했지만 아직 발효되지 않았습니다. CTBT가 발효되려면 핵기술 보유국 44개국이 모두 서명 및 비준해야 하는데, 북한, 인도, 파키스탄은 서명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 국가연합(아세안·ASEAN)을 대표해 발언한 아누파브 봉노르케오 주유엔 라오스 대사는 북한의 잇단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녹취: 봉노르케오 대사] “ASEAN remains gravely concerned over the recent surge i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s (DPRK)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testing and ballistic missile launches and the increased tension in the Korean Peninsula, which are a worrisome development that threatens peace and stability in the region. We call on the DPRK to comply fully with all relevant UNSC Resolutions and call for peaceful dialogue among the concerned parties, and continue working towards the realisation of lasting peace, and stability in a denuclearised Korean Peninsula.”
봉노르케오 대사는 북한의 잇단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하면서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고 평화적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올해도 ‘국제 핵실험 반대의 날’ 기념 고위급 회의에서 발언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국제무대에서 여전히 핵과 미사일 개발이 자위권 행사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주영철 제네바 주재 북한 참사관은 지난 2월 유엔본부에서 열린 군축회의에서 “공화국의 국방력 강화 조치는 유엔 헌장과 국제법에 전적으로 부합하는 정당한 자위권 행사”라며, 모든 조치가 미국과 동맹국들의 위협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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