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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톡] “고도화하는 북핵 위협 대응해 미 핵 카드 활용해야”


조선중앙통신은 1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형 600㎜ 방사포차 성능검증을 위한 시험사격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형 600㎜ 방사포차 성능검증을 위한 시험사격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전술핵 등 미국이 보유한 핵 카드를 단계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전직 미국 고위 관리가 제언했습니다. 또 통일이 한반도 비핵화의 유일한 길일 수도 있다면서 좀 더 많은 통일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 방법을 찾으면 한반도 긴장 완화로 이어질 것이라고도 전망했습니다. 14일 VOA ‘워싱턴 톡’에 출연한 제임스 제프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과 시드니 사일러 전 국가정보위원회 북한 담당 국가정보분석관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토론을 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의 말을 인용해 중국과 러시아, 북한이 자신을 두려워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과 개인적 관계를 맺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녀는 김정은을 독재자라고 불렀는데요. 해리스 부통령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과 러브레터를 주고받은 건 잘 알려져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화에서 북한에 대해서는 아주 짧게만 언급했는데요. 이를 통해 두 후보가 북한과 북한 지도자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을까요?

제임스 제프리 전 부보좌관) 우선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해리스 행정부가 바이스 행정부의 정책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건데요. 북한 문제를 잠시 뒷전으로 제쳐두고 한국을 안심시키는 데 집중하는 거죠. 반면 트럼프가 재선되면, 북한 정부와 다시 접촉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걸 말해주는 거죠. 어떻게 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그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봅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한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라’고 말했는데요. 오늘날의 북한은 트럼프 혹은 바이든 정부가 상대했던 북한과 군사 역량, 대미, 대남 전략 면에서 어떻게 달라졌다고 보시나요? 북한의 변화가 미국 정책에 대한 반응 때문이라고 보시나요, 아니면 단지 당초 계획했던 자신들의 무기 개발 일정대로 진행됐다고 보시나요?

시드니 사일러 전 분석관)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 역사를 보면 1990년대에 30~40년간의 핵무기 개발 계획이 있었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프로그램이 지난 30여 년간 체계적이고 큰 방해 없이 추진돼 온 건 분명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상황은 과거를 돌아보면 상상하기 어려운 위치입니다. 북한은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물질을 개발해 왔고, 단거리에서 중거리, 중장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잠수함 발사 순항미사일까지 개발해 왔습니다. 이런 미사일들은 모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물론 이런 역량의 개발과 시연 뒤에는 어떤 형태로든 교리를 통해 실전 배치를 이어가게 되죠. 그래서 김정은은 실전 배치된 핵무기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인상을 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지난 4년간 우리가 본 북한의 행동과 핵 프로그램 진전은 미국의 잘못된 정책이나 도발, 적대시 정책의 결과가 아닙니다. 북한이 가던 길은 원래 그쪽이었죠. 물론 북한은 질적, 양적으로 핵 프로그램을 발전시켰습니다. 동시에 북한은 여전히 제재와 압박을 받고 있고, 핵 프로그램 때문에 낙인이 찍혀 있습니다. 북한 입장에선 일부 영역에서 어느 정도 성과도 있었지만 정권은 가까스로 버티고 있죠.

진행자) 더 이상 미국과 대화하려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전과 다른 북한인데요.

시드니 사일러 전 분석관) 앞으로도 영구적으로 그럴 거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하노이 회담 이후 김정은이 깨달은 건 분명합니다. 민주당 대통령이든 공화당 대통령이든 한국의 약속과는 무관하게, 그리고 한국의 지도자가 중도, 보수, 진보 누구든 그의 핵 프로그램을 인정받을 수 없다는 사실 말이죠. 시간이 갈수록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진전됐고, 북핵 개발에 관한 정보 공개가 늘면서 북한은 자신이 되돌릴 수 없는 핵보유국이라는 인식을 더욱 강화했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과의 교섭은 점점 더 어려워졌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와 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김정은이 트럼프를 좋아하고 바이든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북한 핵 프로그램이 진전돼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북한의 시각에서 보자면 핵 문제를 제외한 채로 양국이 대화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진행자) 사일러 전 분석관은 북한이 자신을 되돌릴 수 없는 핵보유국으로 보이려 한다고 말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과의 개인적 외교를 되살릴 수 있을까요? 또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잘 조율된 실용적인 접근법을 계승할 수 있을까요?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의 재탕이란 비판을 받았던 접근법인데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우선 가장 중요한 건 한국 국민이 평화와 번영 속에서 살며 미국을 신뢰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해리스 행정부든 트럼프 행정부든 북한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하든 이것이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합니다. 문제는 핵무기 수와 북한이 이에 들인 정치적, 재정적 투자를 고려하면 북한은 분명 이를 포기하려 들지 않을 것이란 겁니다. 게다가 북한을 넘어선 글로벌 차원에서 미국은 북한에 핵보유국 지위와 핵무기 포기를 요구하는 것 외에는 다른 어떤 방식으로도 북한과 대화하는 데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화가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소련이나 이후 러시아와는 달리 이는 핵무기 숫자를 제한하거나 균형을 맞추는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의 입장과 북한의 입장이 완전히 양립할 수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진행자) 어떻게 완전히 양립할 수 없다는 말씀이죠?

제프리 전 부보좌관) 북한이 충분한 압박을 느끼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이 부시 행정부 시절보다 더 많고 이들 국가가 북한 핵 프로그램을 억제하려는 노력도 줄어들었기 때문이죠. 북한은 경제적으로 파탄 상태입니다. 우리가 어떤 조치를 취하든 말든 크게 바뀌지 않을 겁니다. 저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전문가들이 강조하듯 북한 정권은 생존이 강력한 핵무기 능력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에게 무엇을 제시하거나 위협해야 이처럼 근본적인 것을 바꿀 수 있을까요? 전 세계에서 협상을 해본 경험으로 말하자면 답은 ‘없다’ 입니다.

진행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캠프는 웹사이트에 게재한 ‘새로운 앞길’이란 제목의 글에서 그녀의 정책을 제시했는데요. 북한 비핵화에 대한 언급은 없고, 해리스 부통령의 비무장지대 방문만 언급했습니다. 2024 공화당과 민주당 정강에도 북한 비핵화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고요. 미국이 북한과 위험 감소와 군축 대화를 추구한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완전한 비핵화가 아니라 말이죠.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도 있는데요. 이런 정강들을 보면 말이죠. 미국이 북한 비핵화가 비현실적이란 점을 기정사실화하는 건가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대답하기 어렵군요. 후보들이 실제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 생각이 얼마나 강한지에 관한 거라서요. 제 입장은 분명합니다. 우리는 북한이 완전히 비핵화해야 한다는 요구에서 물러서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두 당의 정강에서 강조되거나 언급조차 되지 않은 이유는 어느 당도 이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지 않기 때문입니다. 선거운동에서 사람들이 ‘그건 말도 안 된다’고 말할 만한 것을 강조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거죠. 그렇다고 해서 그 목표를 포기하는 건 아닙니다. 그건 북한을 훨씬 넘어서는 이유 때문이기도 해요. 그래서 그들은 어떤 대화가 이뤄지면 적어도 낮은 수준에서는 그 문제를 언급하고 그게 우리의 정책임을 확인할 겁니다. 그리고 그들은 사일러 전 분석관이 말한 것처럼 북한이 원하는 것과 반대되는 목표를 달성하려 할 겁니다. 그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전 세계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15~20개의 분쟁에서 그렇듯이요. 미국에 대해 기억해야 할 것은 모두 침착하고 긴장을 완화하고 안정적으로 가라는 겁니다. 큰 이슈로 만들지 말고요. 하지만 방금 들었듯이 북한은 그런 식으로 생각하지 않아요. 이란, 러시아, 그리고 베네수엘라를 비롯한 다른 국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이것이 우리의 전 세계적 문제입니다.

진행자) 미국이 북한 비핵화란 목표를 결코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여러 차례 말씀하셨는데요.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의 목표가 완전한 비핵화에서 북한과의 군축 회담으로 바뀐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서 말이죠.

제프리 전 부보좌관) 아주 좋은 지적입니다. 만약 북한이 일련의 매우 공격적인 행동을 계속한다면 가장 최근엔 새로운 우라늄 농축 역량을 과시했고, 한국을 제1의 위협으로 꼽은 것을 포함해서요. 미국이 고려해야 할 다른 조치들이 있지만 단계적으로 핵 카드를 활용해야 합니다. 우리는 바이든 행정부가 아닌 의회의 지원 덕분에 잠수함용 전술핵 순항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는 1980년대처럼 지상에 배치될 수 있죠. 이러한 배치는 임시 배치에서 미국이 통제하는 배치, 나아가 나토의 이중 승인 방식처럼 한국에 제공하는 단계까지 다양하게 진행될 수 있어요. 그리고 하나의 진전 방법은 동결 대 동결 방식일 겁니다. 북한이 개발 속도를 늦춘다면 그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매우 어렵고 효율적인 협상이 필요할 겁니다.

진행자) 언론에선 북한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원한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시절, 북한 외교관은 VOA 기자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우호적 발언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공화당과 민주당 행정부의 수사가 아닌 실제 행동을 볼 때 과연 북한이 미 대선 후보 중 어느 특정 후보의 당선을 바란다고 단순화할 수 있을까요?

사일러 전 분석관) 그렇게 추정하지 않는 게 중요한데요. 그 북한 외교관의 발언이 흥미로운데요. 김정은이 하노이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진지하게 협상하는 데 실패한 이후 북한 매체에서 그 힌트를 보기 시작했죠.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만 해도 북한 매체들이 미북 관계의 미래라고 과시했던 것들이 있어요. 미국이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했다는 내용이었죠. 부분적으로는 그들의 지도자인 김정은과 도널드 트럼프의 이 독특한 관계 때문이었는데요. 그러나 그들은 이런 주장을 철회하기 시작했는데, 그 주장이 더 이상 신빙성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또 북한 정권이 내부적으로 하노이 회담의 실패 원인을 설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고요. 미국과 함께 간다고 생각했던 이 길이 왜 갑자기 실현 불가능한 길이 됐는지 설명하기 어려웠던 거죠. 그래서 북한은 ‘김정은이 트럼프를 오판한 게 아니라 트럼프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생각을 퍼뜨리기 시작했습니다. 이건 우리가 과거 여러 차례 목격한 것처럼 북한이 대화로 얻을 게 없다고 느낄 때 여러 급에서 보이는 반응입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에게 2018년 남북 대화가 시간 낭비였다고 언급할 때도 그랬죠. 실재하지 않는 길에 집중하다가 핵 프로그램이 지연됐다고 말이죠. 북한은 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와 관련해 고민에 빠질 겁니다. 러브레터가 다시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어요.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대화 의지가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고요. 북한은 관여를 원하지 않을 수도 있고,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누렸던 상황보다 더 복잡해질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은 대화 초대를 반복적으로 무시할 수 있는 여건이었죠. 해리스 행정부가 들어서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왜냐하면 대화의 조건은 여전히 비핵화와 긴장 완화이고, 그건 북한이 공유하는 목표가 아니니까요. 그래서 북한은 어느 후보가 이기든 지든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김정은이 개인적으로는 어느 쪽이 더 유리하다고 여길지라도 말이죠.

진행자) 미국이 대북 정책에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협상을 해온 지가 40년이 됐는데요. 문제는 점점 더 난항을 겪고 있다는 건데요. 최근 김용현 한국 국방장관은 북한 핵 미사일 프로그램과 인권 유린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은 통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한국 모두에서 이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이것이 북한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보시나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저는 독일 통일 과정에 3년 동안 관여했습니다. 통일은 우선, 두 나라 국민과 지도자들이 결정할 문제입니다. 우리가 1989년과 1990년 어렵게 배운 건 양쪽 국민이 어떤 방향으로 가고자 한다면 막을 수 없단 겁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그 흐름에 따르는 것이죠. 하지만 양측 모두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가장 중점을 두는 쪽은 한국입니다. 만약 한국인들이 통일을 추구하길 원한다면 미국은 방해하려 하지 않을 겁니다. 우리가 좋아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방해하지는 않을 겁니다.

진행자) 왜 미국이 그걸 좋아하지 않을까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미국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말씀드렸듯이 저는 독일 통일에 대한 경험이 있습니다. 우리는 1945년 이후 독일 통일에 전념했었습니다. 우리는 세계 상황의 변화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더 많은 일과 집중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죠. 우크라이나는 불타고 있고, 베네수엘라는 이웃 국가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가자지구 상황에다 이란 미사일이 하늘을 날고 있습니다. 미국으로선 참 힘든 상황입니다. 정말로요. 게다가 어떤 종류의 통일이든지 어느 정도의 유혈 사태를 수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반도에서 갈등 없는 통일은 없을 겁니다. 이 때문에 초래될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으로 인해 선뜻 동의할 수 있는 쉬운 통일 과정을 상상하긴 어렵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회의 한반도 국장을 역임하셨습니다. 오바마 행정부 후반부에 북한과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미국 국무부 고위 관리들 사이에서 한반도 통일에 대한 공개 발언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 배경은 무엇이었나요?

사일러 전 분석관) 한반도 상황을 보면 모두가 북한의 변화를 원합니다. 모두가 북한의 태도와 행동, 위협의 변화를 원하죠. 문제는 이것이 스위치 켜듯 간단한 일이 아니란 겁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감당하려 하지 않았던 불확실성과 위험, 도전으로 가득한 과정입니다. 비핵화는 한반도 통일을 통해 크게 진전될 수 있을 겁니다. 부인하기 어렵죠. 어쩌면 한반도 비핵화의 유일한 길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윤 대통령의 최근 통일 독트린 발표로 촉발된 것과 같은 종류의 논의를 때때로 진행하는 것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김정은은 또다시 핵무기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우라늄 농축 시설도 방문했습니다. 북한의 이런 핵 위협이 미국과 한국의 위기 인식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북한이 미국 대선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일까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그렇다고 봅니다. 과거 선거에서도 그와 그의 전임자들에게서 비슷한 모습을 봐왔죠. 우리와 갈등을 겪는 다른 국가들에서도 이런 모습을 봅니다. 지금은 문제를 일으키기 아주 좋은 환경이죠. 그럼에도 이런 조치들은 그다지 극적이지 않습니다. 특히 대선과 우크라이나, 가자지구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주요한 입장 변화를 끌어내기엔 말이죠. 한반도 주변의 전술핵 문제이든, 북한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접근법이든 말이죠. 하지만 두고 봐야겠죠.

사일러 전 분석관) 이 문제는 이미 22년 동안 이어져 온 이야기죠. 짐 켈리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2002년 10월 평양을 처음 방문했습니다. 북한이 생산 규모의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는 증거를 갖고 북한과 대면했죠. 이후 22년 동안 북한은 핵 프로그램을 계속 부인해 왔습니다. 켈리 차관보에게만 부인한 게 아닙니다. 6자회담 당시엔 크리스토퍼 힐을 포함한 협상가들에게 부인했죠. 또 오바마 행정부에도, 그리고 하노이에서도 부인했어요. 이런 점에서 보면 우리가 본 그들의 역량은 전혀 놀랍지 않습니다. 그들은 돌이킬 수 없는 핵보유국이란 인상을 심어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북한의 핵 역량에서 급진전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김정은 옆의 원심분리기 사진으로 고농축 프로그램을 엿볼 드문 기회를 제공했는데요. 특히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서 이뤄지는 우라늄 농축을 감지하기 매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북한과 우라늄 농축에 관해 협상하거나 군비 통제 협상을 하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한 거 아닌가요?

사일러 전 분석관) 북한이 진정성을 가지고 미국과의 관계 개선과 국제사회 통합이라는 전략적 결정을 내린다고 상상해 봅시다. 그 길은 북한이 거듭 거부했던 것이지만 경제와 에너지 지원 등 여러 혜택을 가져올 겁니다. 이런 혜택들은 비핵화의 길을 신뢰할 만한 방식으로 따름으로써 얻을 수 있고요. 북한이 그들의 현재 능력에 대해 실현 가능한 선언을 하고 검증 체제에 어느 정도 협력한다면 우리는 ‘얼마나 더 많은지, 얼마나 상황이 나쁜지’라는 의문을 해소할 수 있을 겁니다. 북한이 이를 거부해 왔기 때문에 분석가들은 북한이 비핵화에 관심이 없다고 쉽게 말하는 거죠. 북한이 이미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신뢰할 만한 방식으로 협상 테이블에 핵 프로그램을 올려놓고 검증 메커니즘을 기꺼이 수용해야 한다는 거죠. 그렇다면 북한과의 협상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북한은 자신들의 핵무기 증강을 위해 지정학적 기회를 활용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국제 분쟁을 활용해서 말이죠. 이 두 전쟁은 어떻게 전개될까요? 또 언제 끝날까요? 북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특히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수출하고 러시아와의 밀착을 통해 이익을 얻고 있는 상황에서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이건 매우 중요합니다. 당신 말이 전적으로 옳아요. 북한이 이익을 얻고 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와 특히 중국이 핵확산에 대해 크게 우려해 왔기 때문이죠. 그리고 중국 입장에선 북한이 할 수 있는 일들은 명확합니다. 한국, 타이완, 일본 또한 몇 달, 아니면 그보다 더 빨리할 수 있는 일들이죠. 그러나 이제 두 진영이 결집하면서 북한은 ‘악의 축’ 진영에 속하게 됐고, 이를 통해 이득을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북한은 이전보다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습니다. 이것이 하나고요. 무엇보다 그들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길 원치 않습니다. 두 번째로, 만약 우크라이나 전쟁을 해결할 방법을 찾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확실히 그걸 시도할 것이고, 해리스 부통령 또한 그럴 겁니다. 비록 지금은 말하지 않지만요. 그럴 경우 한반도 긴장 완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임스 제프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과 시드니 사일러 전 국가정보위원회 북한 담당 국가정보분석관의 대담을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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