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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시바 새 내각서 북일 관계 큰 변화 없을 것…한일 관계 더욱 심화 기대”


27일 일본 자민당 대표로 봅힌 뒤 기자회견하는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27일 일본 자민당 대표로 봅힌 뒤 기자회견하는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일본에서 다음 달 새 내각이 공식 출범하지만 북일 관계에는 큰 변화나 진전은 없을 것이라고 미국 전문가들은 내다봤습니다. 반면 한일 관계와 미한일 3국 협력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조은 기자입니다.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퍼드대학 동아시아학 교수.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퍼드대학 동아시아학 교수.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퍼드대학 동아시학 교수는 27일 일본 차기 총리로 결정된 이시바 시게루 신임 자민당 총재가 북일 관계와 관련해 “어떤 이니셔티브도 취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며 북한 문제는 “그에게 확실히 주요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스나이더 교수] “I don't expect to see any initiative from him on that front.... It certainly wasn't a primary thing for him…All Japanese politicians talk about the need to resolve the abduction issue, but that's not a primary issue for him. That's an issue that Mister Abe, the former Prime Minister, the late Prime Minister Abe, really promoted and crafted within the conservative Liberal Democratic Party. And Mr. Ishiba is was a long time opponent of Mr. Abe.”

스나이더 교수는 이날 VOA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하며 과거에도 북한 문제에 대한 이시바 총재의 발언이 거의 전무했던 점을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와 관련해 “모든 일본 정치인이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이시바에게는 중요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납북자 문제는 지금은 고인이 된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자민당 내에서 주도적으로 적극 추진했던 사안이라며 “이시바는 아베 전 총리의 오랜 반대파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시바 총재가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처럼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하자고 손을 내민다면 매우 놀라울 것”이라며 그보다 이시바 총재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한국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데 훨씬 더 관심이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스나이더 교수] “And frankly, I would be really surprised if he reached out to have a summit meeting with Kim Jong Un. He's much more interested in making sure that Japan is acting in close coordination with Seoul.”

이시바 전 방위상은 27일 실시된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기시다 총리의 후임으로 사실상 확정됐습니다.

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일본은 집권당 대표가 총리를 맡기 때문입니다.

올해 67세인 이시바 총재는 오는 10월 1일 임시국회에서 차기 총리로 공식 선출될 예정입니다.

이시바 총재는 이날 선거 당선 뒤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초계기의 일본 영공 침범과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함의 일본 접속수역 첫 항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총재 선거 기간에 있었다”면서 “일본은 지키는 것은 제대로 확립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 밖에 이시바 총재가 최근 북한 문제와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을 공개적으로 한 것은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2018년과 2020년 아베 당시 총리에 맞서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입후보하면서 정책 팸플릿에 북일 연락사무소를 설치해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등을 해결하겠다고 명시한 것이 거의 전부입니다.

“이시바 대북 정책, 기시다와 큰 차이 없을 것”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대리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대리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대사 대리는 이시바 총재의 대북 정책은 “기시다 총리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고이즈미 전 총리처럼 거창한 대북 지원 계획이나 이니셔티브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 “No big changes expected in Japanese foreign and security policy. Ishiba’s approach will generally mirror Kishida’s albeit with some slight differences… I don’t see much if any deviation from Kishida on NK policy. Certainly no grand outreach plans or initiatives contemplated (like senior Koizumi).”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일본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정무차관 겸 공관장 대행을 역임한 랩슨 전 대사대리는 27일 VOA에 이시바 내각이 출범해도 일본의 외교 및 안보 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면서 북한을 포함한 외교안보 정책에서 “이시바의 접근 방식은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대체로 기시다의 접근 방식을 답습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시바 이시아 대북 인식, 일본 주류와 달라”

이시바 총재의 대북 인식이 기존의 주류 일본 정치인들과 다소 다르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시호코 고토 월슨센터 동북아시아 선임연구원
시호코 고토 월슨센터 동북아시아 선임연구원

시호코 고토 윌슨센터 인도태평양 국장은 27일 VOA에 ‘북한은 관여할 가치가 없는 불평불만 국가이며 결국 붕괴할 것’이라는 인식이 일본 조야와 여론에 끊이지 않았다고 소개했습니다.

[녹취:고토 국장] “One is that North Korea should be seen as a complaint anomaly of a nation that it does not warrant having engagement with. And then the second one is to say that North Korea will eventually collapse. He's against both of these approaches. That has essentially been the constant messaging from the Japanese leadership and and especially public opinion in Japan. So we'll see some changes in that.”

그러나 이시바 총재는 이런 인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그런 점을 감안할 때 일본의 대북 정책이나 북한과의 관계에 일부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일본인 납북 피해자 가족들은 이미 이시바 총재에게 북한에 관여해 납북자를 데려오라는 요구를 하면서 어느 정도 압박을 하고 있다며 이시바 총재가 북한에 대화의 손을 뻗을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고토 국장] “The families of the Japanese abductees have already seized this moment to make demands to Ishiba to engage Warren, to bring the abductees back to Japan... so we've seen that kind of pressure from them, and there is an expectation for Ishiba to be reaching out to North Korea.”

“북한, 일본과 대화 거부 기조 이어갈 것“

다만 북한이 지금처럼 일본과의 대화를 거부하는 태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북일 관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입니다.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담당 국가정보분석관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담당 국가정보분석관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위원회 북한담당 국가정보분석관은 “지난 수년간 수많은 일본 지도자들이 북한 문제에 대해 진전을 이루고자 노력했지만 북한은 번번이 실망감만 안겨줬다”며 마찬가지로 이시바 총재도 총리가 되면 특히 납북자 문제에서 “진정성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진전을 이루길 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북한이 진지하게 관여하는 것을 계속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고 사일러 전 분석관은 강조했습니다.

[녹취:사일러 전 분석관] “A number of Japanese leaders over the years have sought to make progress in North Korea, and Pyongyang has repeatedly disappointed. And and so I am certain that the new Prime Minister will want to seek to make progress on the abductee issue, authentic and credible progress. And I think Pyongyang for now will continue to refuse to engage seriously.”

“한일 관계와 미한일 협력 더욱 심화 기대”

전문가들은 이시바 내각이 출범하면 한일 양자 관계와 미한일 3국 협력은 더 심화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스나이더 교수는 이시바 총재의 이번 승리는 “한일 관계 개선과 미한일 3국 협력 강화의 지속, 더 나아가 심화라는 측면에서 가장 환영할 만한 일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스나이더 교수] “He would have been most welcome in terms of the continuation and maybe even the deepening of the warming of relations between Japan and the Republic of Korea and the strengthening of trilateral cooperation with the United States. He's been much more forthcoming on acknowledging Japan's wartime and colonial past and the mistakes that were made, he is no interest in visiting Yasukuni. Shrine never has. I think the his impact on relations with particularly with South Korea could be very positive.”

특히 이시바 총재는 “일본의 전시 및 식민지배 과거사와 과오를 인정하는 데 훨씬 더 솔직했으며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관심이 없고 참배한 적도 없다”며 “한국과의 관계에 미치는 그의 영향은 매우 긍정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일러 전 분석관도 일본에 새 정부가 들어서도 한일 관계는 지금처럼 협력을 지속해 나갈 것으로 낙관한다며 기시다 총리와 윤석열 한국 대통령, 조 바이든 대통령이 3국 협력의 “훌륭한 기반”을 닦아 놓았고 “이 협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메커니즘을 제도화하려는 노력 중 일부는 한일 간 협력”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사일러 전 분석관] “I think there's much room for optimism. I think both firstly, because of the the great foundation that's been laid by the three leaders under President Yoon and Prime Minister Kishida, President Biden, and the efforts to try to institutionalized some of the mechanisms that can continue advancing trilateral cooperation, part of that being the cooperation between South Korea and Japan, there's good momentum. All indicators are that momentum will continue for the near future.”

그러면서 “모든 지표는 당분간 (한일 관계의) 이런 동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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