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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북한 결핵환자 13만 5천 명…‘고위험국’ 재지정”


북한 평양 결핵 병원의 환자들. (자료사진)
북한 평양 결핵 병원의 환자들. (자료사진)

북한이 또다시 결핵 고위험국으로 지정됐습니다. 신종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4년 반 넘게 이어지는 국경 봉쇄로 북한 내 상황이 악화됐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노시창 기자와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WHO “북한 결핵환자 13만 5천 명…‘고위험국’ 재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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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유엔이 북한을 결핵 고위험국에 계속 포함하고 있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유엔 세계보건기구(WHO)가 29일 ‘2024년 세계 결핵 보고서’를 발표하고, 북한을 일반 결핵과 다제내성 결핵 고위험국으로 지정했습니다. 7년 연속 이어진 조치입니다. WHO는 지난해 기준 북한에 결핵 환자 13만 5천 명이 있을 것으로 추산했고요. 이 같은 수치는 전년 대비 1천 명 증가한 것입니다.

진행자) 북한이 일반 결핵과 다제내성 결핵 모두 고위험국이라고 했는데, 이 둘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기자) 다제내성 결핵이란 일반 결핵 치료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일반 결핵에 걸렸을 경우에는 완치 기간이 6개월 정도 걸리는데요. 그러니까 적절한 항결핵제를 이 기간 동안 꾸준히 복용해야 하는데, 치료 중에 약물 치료를 임의로 중단하면 재발하거나 다시 복용을 시작했을 때는 내성이 생겨서 다제내성결핵으로 진행되는 것입니다. 다제내성결핵은 최대 1년 반 정도의 치료 기간이 필요하고 그 과정도 복잡합니다. 비용도 100배 정도 더 든다는 게 의학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진행자) 전 세계에서 북한처럼 결핵 고위험국에 속한 국가는 몇 개나 됩니까?

기자) 네, WHO는 올해 보고서에서 중국과 인도, 미얀마, 인도네시아, 잠비아, 가봉, 필리핀 등 30개국을 고위험국에 포함했습니다. 또, 인구 10만 명 당 결핵 환자가 500명 이상인 나라는 북한과 미얀마, 필리핀 등 6개국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결핵은 공기를 통해 전파되는 호흡기 감염 질환인데요. 북한에서 결핵 환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큰 요인은 무엇인가요?

기자) WHO의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결핵 환자를 위협하는 건강 요인으로는 영양실조와 흡연, 알코올 중독, 당뇨,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이렇게 5가지가 꼽히는데요. 북한의 경우는 영양 실조와 흡연, 알코올 중독 등 3가지가 원인이었습니다. 또, 북한 결핵 환자 분포도를 보면, 연령별로는 35세에서 44세 사이의 남성이 2만 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45세에서 54세, 25세에서 34세 남성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결핵 환자 사망률은 어떻습니까?

기자) 결핵은 완치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환자 중에 20%가 숨지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이 같은 수치는 미국의 결핵 치사율 6%, 한국의 결핵 치사율 8%보다 2배에서 3배 정도 높습니다. 또 인구 10만 명당 80명이 숨지는 수준으로 이는 세계 평균 20명과 비교하면 4배 높습니다.

진행자) 북한 당국의 국경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북한에 있는 결핵 환자들의 치료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결핵은 치료뿐만 아니라 사실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서 감염 여부를 조기에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북한이 외부 지원을 사실상 허용하지 않고 있어서 유엔 기구 등 대북 지원 단체들의 걱정이 큽니다. 좀 전에도 말씀 드렸지만 다제내성 결핵이 발생했을 때는 치료에 큰 위협이 되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현재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면서 결핵 치료제나 국제사회의 관련 지원이 전혀 북한에 전달되지 않고 있는 건가요?

기자) 지난해부터 유엔 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이 WHO와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 등과 함께 국경이 열릴 때마다 어린이와 임산부를 위한 백신을 전달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결핵을 예방하는 백신도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 2020년 1월 말부터 국경을 봉쇄하면서 국제사회의 지원 공백이 커 충분한 양은 아닙니다.

실제로 지난 8월 WHO가 공개한 ‘북한 예방 접종 확장 프로그램’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신생아 출생 시 접종해야 하는 결핵 예방 백신 접종률이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2022년 99%를 기록했던 결핵 예방 백신 접종율이 지난해엔 63%로 36%p나 크게 준 것입니다.

20년 넘게 북한의 결핵 치료 사업을 벌여온 미국의 구호단체는 2021년부터 대북 지원 활동을 중단했다면서 북한 내 결핵 환자들의 상태를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국경 폐쇄 조치가 심각한 경제난과 함께 식량난을 가중시켜 주민들의 영양 상태를 지속적으로 악화시켰을 것이라는 겁니다. 특히 이런 상황은 북한 내 결핵과 다제내성 결핵을 빠른 속도로 전파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었습니다.

진행자) 무엇보다 북한 내 정확한 결핵 감염 실태를 조사하고 적절한 치료를 하루 빨리 시작하는 것이 필요해 보이는군요. 지금까지 노시창 기자와 함께 7년 연속 결핵 고위험국으로 지정된 북한 상황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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