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문제에 대응한 긴급 공개회의를 개최했습니다. 미국과 일본, 한국 등은 북한군 파병이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북한과 러시아가 관련 행위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북한이 최근 러시아에 병력을 파견한 것과 관련해 30일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 공개회의에서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각국이 북한과 러시아를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로버트 우드 유엔주재 미국 차석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발언을 통해 북한군 파병이 세계 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했습니다.
로버트 우드 / 유엔주재 미국 차석대사
“북한을 전쟁으로 끌어들이는 건 러시아의 침략을 노골적으로 확대하는 것이고, 전 세계 안전과 안보에도 위협이 됩니다. 우리는 러시아가 그런 단계를 밟지 않길 바랍니다. 북한군이 전장에 투입된다면 이는 분쟁을 더욱 심각하게 확대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한국과 일본 등 다른 안보리 이사국들도 북한의 이번 파병을 규탄하고, 무기 이전을 포함한 북러 간 군사협력의 중단도 촉구했으며,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이번 결정이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황준국 / 유엔주재 한국 대사
“같은 한국인으로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들 (북한) 병사들에게 연민을 느낍니다. 비무장지대 남쪽에서 태어났다면 훨씬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었을 젊은 병사들을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북한의 처사는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비극입니다.”
야마자키 카즈유키 / 유엔주재 일본 대사
“푸틴 대통령은 지난 6월 평양을 방문했을 당시 북한과 기술 협력을 진전시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책임 있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행동입니다. 우리는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하는 대가를 계속 면밀히 주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각국의 지적에 러시아는 반발했습니다. 특히 북한군 파병 사실을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의 사례와 무엇이 다르냐고 반문했습니다.
바실리 네벤쟈 /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
“한 가지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서방 나라들이 러시아와 북한 간 협력에 대해 말하는 모든 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서방) 동맹국들은 나토의 군사력과 정보력을 동원해 젤렌스키 정권을 도울 수 있다는 결함 있는 논리를 왜 강조합니까? 러시아의 동맹은 비슷한 일을 할 수 없다면서 말입니다.”
관련국 자격으로 참석한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도 이날 회의에서 북한군파병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번 전쟁의 책임이 우크라이나에 있다며,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과 서방을 비난했습니다.
한편 이날 발언에 나선 겅솽 유엔주재 중국 차석대사는 북한 파병 문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은 채 모든 당사국의 자제를 촉구했습니다. 다만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선 정치적 해법을 통한 평화와 안정을 옹호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이날 안보리는 북한군 파병 문제와 관련해 결의안 채택이나 의장성명, 또는 언론성명 등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