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박영서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백악관과 러시아 크렘린궁 간에 설치돼 있는 특별 비상 핫라인 사용이 중단된 상태라고 크렘린궁이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관을 폐쇄하고 직원들에게 대피를 지시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2기 행정부 상무부 장관과 교육부 장관 인선을 마쳤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미국과 러시아 간 긴장이 수십 년 만에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양상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미국과 러시아 정상 간 직접 소통을 위해 마련된 특별 비상 핫라인도 사용이 중단된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20일 ‘타스(TASS)’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양국 정상이 핫라인을 사용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라고 대답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러시아 정상 간 핫라인은 지난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를 계기로 설치됐던 거죠?
기자) 맞습니다. 당시 미국 정찰기가 쿠바에서 소련의 중거리 미사일을 발견하면서 양국의 군사적 대립이 최고조에 달했는데요. 두 군사대국이 핵전쟁에 가장 근접했던 이 사건 이후 양국은 향후 심각한 위기 상황을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줄이기 위해 정상들이 직접 소통하기로 했고요. 이듬해인 1963년 워싱턴과 모스크바 사이에 이른바 ‘핫라인’이 설치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언제부터 백악관과 크렘린궁 간에 핫라인 사용이 중단된 건가요?
기자) ‘타스’ 통신에 따르면 양국 정상 간 전화통화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인 2022년 2월 12일 이후 없었습니다.
진행자) 정상 간 핫라인 사용은 중단된 상태고, 그럼 양국 정부 대변인 간 접촉은 이뤄지고 있습니까?
기자) 양국 대변인이 마지막으로 접촉한 것은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이라는 게 크렘린궁의 설명입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내가 마지막으로 미국 동료들과 대화한 것은 오바마 재임 때”였다면서 “이후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2000년 4월부터 20년 넘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대변인을 맡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이제 두 달 후면 새 정부가 들어서는데요. 차기 정부와의 소통은 어떻게 될지 궁금하군요.
기자) 페스코프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1기 정부 때도 양국 대변인 간에 소통할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이 최근 2기 정부 대변인으로 임명한 캐롤라인 레빗을 알지는 못하지만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레빗 지명자는 올해 27살인데요, 미국 역대 최연소 백악관 대변인이라는 기록을 갖게 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관 폐쇄를 지시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크이우 주재 미국대사관은 20일,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다며, 이에 따른 예방 조치로 대사관을 폐쇄한다고 밝혔습니다. 대사관은 직원들에게 대피를 지시했고요, 미국 시민들에게도 공습경보가 발령되면 즉시 대피할 것을 권고했는데요. ‘AP’ 통신은 우크라이나에서는 러시아의 공습이 일상사가 됐기 때문에 구체적이지 않은 이번 경고는 이례적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전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사건이 있었죠?
기자) 19일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벌어진 지 1천일 째였는데요. 우크라이나가 이날 미국이 제공한 에이태큼스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총 6발의 에이태큼스 미사일을 발사했는데요. 러시아는 이 가운데 5발은 요격했고, 1발은 손상됐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미사일의 종류는 언급하지 않은 채 러시아 브랸스크 지역의 한 시설에 대한 타격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만 밝혔는데요. 우크라이나 매체는 이 공격에 에이태큼스가 사용됐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확인된다면, 에이태큼스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한 첫 번째 사례가 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 등 주요 언론들은 지난 17일 일제히, 조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에이태큼스 사용 제한을 풀어,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했다고 보도했는데요. 이에 대해 러시아는 미국과 서방이 분쟁을 확대하려는 분명한 신호라며 대응을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새로운 핵 교리를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19일 새로운 핵 사용 기준을 담은 핵 교리 개정안을 승인했습니다. 개정된 핵 교리에는 러시아가 자국의 영토 보전에 중대한 위협이 되는 공격을 받을 경우 핵무기로 대응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또 핵 보유국의 지원을 받는 비핵보유국이 러시아를 공격할 경우 이를 공동 공격으로 간주하겠다는 내용도 담았는데요. 이는 미국이나 프랑스 등 핵 보유국이 비핵보유국인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로 자국의 안보가 위협을 받을 경우 핵무기로 대응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핵 교리 개정에 국제사회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는 무책임한 위협이라고 비판하면서도 놀랍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 “I am unfortunately not surprised by the comments the Kremlin has made around the publication of this new revised nuclear doctrine. Since the beginning of its war of aggression against Ukraine, it has sought to coerce and intimidate both Ukraine and other countries around the world through irresponsible nuclear rhetoric and behavior. Despite what Russia, says neither the United States nor NATO pose any threat to Russia. Russia's irresponsible and belilcose rhetoric will not do anything to to improve Russia's security."
기자) 밀러 대변인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유감스럽게도 크렘린의 개정 핵 교리 발표는 놀랍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전쟁이 시작된 이래 러시아는 계속 무책임한 핵 수사와 행동으로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전 세계 다른 나라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아울러 러시아가 말하는 것과는 달리 미국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러시아에 어떠한 위협도 제기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핵 교리 개정에 미국이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있나요?
기자) 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행동에 반응해 곧바로 핵 태세를 조정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밀러 대변인의 말 들어보시죠.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We have not seen any reason to adjust our own nuclear posture. But we will continue to call on Russia to stop bellicose and irresponsible rhetoric."
기자) 미국 정부가 자체 핵 태세를 조정할 아무런 이유도 보지 못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미국은 계속해서 러시아에 호전적이고 무책임한 수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할 것이라고 밀러 대변인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들의 반응도 전해 주시죠.
기자) 네. 중국은 당사국들에 냉정과 자제를 요구했습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정세에서 각 당사자는 당연히 냉정과 자제력을 유지하고 대화와 협상으로 국면을 완화하고 위기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푸틴 대통령에게 합리적으로 행동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상무부 장관과 교육부 장관 인선을 마무리했군요?
기자) 네. 트럼프 당선인은 19일 차기 정부 상무부 장관으로 하워드 러트닉 정권인수팀 공동의장을 지명했습니다. 상원 인준을 받으면 러트닉 지명자는 차기 정부에서 대통령의 경제와 무역 정책을 시행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진행자) 러트닉 공동의장은 당초 재무장관 하마평에 오르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에 크게 기여한 사업가 일론 머스크 씨가 재무장관으로 적극 지지했었는데요, 트럼프 당선인 최측근과의 갈등 속에 재무장관 후보에서 밀려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상무장관도 국제 무역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굉장히 중요한 요직이죠?
기자) 맞습니다. 상무장관은 다른 나라와 무역 거래를 협상하고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며 미국 기업을 지원하는 임무를 맡습니다. 상무장관은 또 대통령에게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수입품에 대해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무역확장법 232조 발동도 건의할 수 있습니다. 특히 대중국 강경파인 러트닉 지명자는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를 공약한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을 앞장서 집행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러트닉 지명자가 무역대표부(USTR)도 맡을 거라는 이야기가 있네요.
기자) 네. 트럼프 당선인이 지명 발표를 하면서 한 이야기인데요. 트럼프 당선인은 성명에서 러트닉 지명자가 “관세와 무역 의제를 이끌고 미 무역대표부(USTR)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추가로 맡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백악관 직속인 USTR이 상무부 지휘를 받게 되면 무역법 301조를 비롯해 `관세전쟁’을 이끌 모든 통상정책도 상무장관 책임 하에 둔다는 이야기가 되는데요. USTR이 아예 상무부 직속 관할이 되는 건지 구체적으로 밝혀진 건 아직 없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이 교육부 장관으로는 누구를 지명했습니까?
기자) 트럼프 1기 때 중소기업청장을 지낸 린다 맥마흔 정권인수팀 공동의장입니다. 맥마흔 지명자는 남편과 함께 월드레슬링 엔터테인먼트(WWE)를 공동 설립한 레슬링계의 거물이기도 한데요. 트럼프 당선인은 19일 늦게 성명을 통해 그를 지명하면서 “린다는 수십 년 간의 리더십 경험과 교육, 사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활용해 차세대 미국 학생과 노동자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미국을 세계 교육 1위 국가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당선인은 연방 교육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유세에서 연방 정부가 50개 주의 교육정책을 정하는 게 아니며, 각 주마다 현실에 맞게 교육을 실행해야 한다며 연방 교육부 폐지를 공약으로 제시했었습니다. 이날(19일) 맥마흔 공동의장을 교육부 장관에 지명하면서도 그가 교육부 폐지 작업을 맡게 될 것임을 내비쳤습니다.
진행자) 정부 부처를 폐지하려면 의회 승인이 필요하지 않나요?
기자) 네. 부처 폐지는 입법사항이기 때문에 의회가 표결로 처리해야 합니다. 특히 상원에서 60표 이상의 찬성표가 필요한데요. 공화당은 지난 선거에서 상원 다수당 지위를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53석인 만큼 교육부 폐지를 위해서는 민주당의 지지도 필요합니다. 만일 맥마흔 지명자가 상원 인준을 받고 교육부 폐지안도 의회를 통과하면 마지막 연방 교육부 장관이 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칩니다. 박영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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