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된 북한군 고위 장성이 최근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부상을 입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서구 관리들을 인용해 21일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면서 “북한 고위 장교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인명 피해 대상이 됐다고 서방 당국자들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당국자들은 부상당한 북한군 장성이 누구인지, 어디를 어떻게 다쳤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 김영복 부총참모장 파견
북한 당국은 러시아와의 협력을 위해 김영복 상장을 러시아에 파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설명했습니다.
북한군 상장은 3성 장군으로서, 미군의 중장에 해당합니다.
김영복 상장은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을 맡고 있는 인물입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 파견 북한군을 장교 500여명이 이끌고 있으며, 리창호 정찰총국장과 신금철 소장 등 다른 장성들도 파견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 관해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는 즉각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밝혔습니다.
◾️ 스톰섀도 발사 “지휘소 명중”
우크라이나군은 전날(20일) 영국산 장거리 미사일 ‘스톰섀도’를 발사해 러시아 본토를 처음으로 공격했습니다.
이 작전에 참가한 부대 측은 이 미사일 최소 10발이 쿠르스크 지역의 마리노 마을에 있는 시설에 명중했다고 다음날(21일) ABC뉴스에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시설은 북한군 장성과 장교들이 있던 지휘소라고 설명했습니다.
타격에 앞서, 북한 고위 장교들이 이 지역에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고 우크라이나군 제413 무인 시스템 대대는 부연했습니다.
◾️ 월스트리트저널, 타격 확인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는 마리노 마을 타격 현장 영상에는 큰 폭발음이 자동차 경보를 울리는 장면 등이 담겼습니다.
한 러시아 블로거는 당시 북한 병사 여러 명이 지휘소에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21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영상을 검증하고 전문기관의 위치정보시스템을 살펴본 결과, 20일 발사된 스톰섀도가 마리노 마을의 부지(estate)를 타격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마리노 마을은 러시아 정부가 관리하는 곳으로, 대통령 행정처 운영 시설 등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곳은 광대한 정원과 벽돌로 마감된 돔 천장을 가진 지하 공간을 포함하고 있다고 공식 웹사이트에 설명돼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교전 중인 전선에서 약 20마일(약 32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 미국 정부 “확인 못 해”
미국 정부는 ‘북한군 장성 부상’ 보도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대변인은 21일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북한군 장성이 다쳤다는 이야기(보도)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된 북한군은 “정당한 표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1만 명 넘는 북한군 배치
마리노 마을이 위치한 쿠르스크는 지난 8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남서부 국경을 넘어 진격한 뒤 약 600㎢를 장악하고 있는 곳입니다.
이 지역을 탈환하려는 러시아군을 돕기 위해, 1만 명 넘는 북한군이 현지에 파견돼 있다고 미국 정부가 확인한 바 있습니다.
미 당국자들은 북한군이 러시아군과 함께 전투에 나서면 우크라이나군의 ‘적법한 표적’이 될 것이라고 꾸준히 경고해왔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북한군이 “만만한 표적”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추가 파병 가능성도 관측되고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에 파견되는 북한 병력이 최대10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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