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북한에 파병 대가로 이중용도 기술과 장비를 판매하고 있다고 미 국무부가 밝혔습니다. 북러 협력 심화가 역내 안정과 글로벌 비확산 체제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가 25일 “북한이 러시아에 대한 지원으로 상당한 혜택을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The DPRK is receiving substantial benefit from the support it is giving to Russia, and this makes it more likely to be aggressive in its home region. For example, Russia provides subsidized or free fuel, relieving Kim of a burden that has been costly and constricting the DPRK for decades. ”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가 북한에 파병 대가로 군사기술과 원유 등을 제공한 것으로 파악된다는 잇단 분석에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이같이 말하면서 “이에 따라 북한이 역내에서 더욱 공격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보조금이나 무상 연료를 제공함으로써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수십 년 동안 북한을 압박해 온 막대한 (경제적)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군사적 역량 강화에 사용 가능”
이어 “러시아는 또한 북한에 이중용도 기술과 장비를 판매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은 제조업뿐만 아니라 군사적 역량을 강화하는 데 이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Russia is also selling dual-use technology and equipment to North Korea, which Kim can use to improve his manufacturing, but also his military capabilities.”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과 러시아 간의 이 같은 파트너십 확대는 역내 안정과 글로벌 비확산 체제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This expanding partnership between the DPRK and Russia undermines regional stability and the global nonproliferation regime. Deepening military and economic cooperation between Russia and the DPRK is a trend that should be of great concern to anyone interested in maintaining peace and stability on the Korean Peninsula, upholding the global nonproliferation regime, abiding by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supporting the people of Ukraine in their self-defense against Russia’s brutal war.”
아울러 “러시아와 북한 간의 협력 심화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 글로벌 비확산 체제 유지, 유엔 안보리 결의 준수, 러시아의 잔인한 전쟁에 맞서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방어 지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려해야 할 동향”이라고 말했습니다.
“파병 대가, 한반도 안보에 큰 함의”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1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파병을 통해 러시아를 지원하고 받을 대가가 무엇인지가 한반도 안보에 매우 큰 함의가 있다면서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We have to watch and see what will Russia provide to North Korea in return for military equipment and troops. I think what's more important from a standpoint of the Korean Peninsula is whether Russia provides North Korea with advanced military equipment, especially air defense, advanced fighter planes, assistance to North Korea's missile or nuclear program. Those are the key questions that we have to keep an eye on because that will, that could affect the balance of power on the Korean Peninsula.”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러시아가 이미 북한의 무기 지원 대가로 식량과 석유를 제공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북한은 병력 파견으로 이보다 더 큰 대가를 바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반도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 군사 장비, 방공, 첨단 전투기, 미사일·핵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을 제공하는 지 여부”라며, 러시아가 관련 지원에 나선다면 한반도 내 힘의 균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앞서 한국의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22일 한국 ‘SBS’ 방송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러시아가 북한에 취약한 평양 방공망을 보강하기 위해 관련된 장비와 대공 미사일 등을 지원한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북한이 지난 5월 27일 군사정찰위성을 실패한 이후 (러시아가) 이미 지난해부터 위성 관련 기술은 지원해 왔다고 공언해 왔고, 그 외 여러 군사기술이 일부 들어오고 있고, 또 여러 경제적 지원이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같은 날 영국의 비영리단체인 오픈소스센터는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러시아가 지난 3월 7일 이후 43차례에 걸쳐 북한에 원유를 공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북한과 러시아는 북한군 파병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지난 1일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채 오히려 “우크라이나가 외국 용병들로 군대를 가득 채우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앞서 전날 북한군 러시아 파병을 주제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파병 사실을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미국과 서방 국가들을 비난했습니다.
김 대사는 “러시아에 전략적 패배를 가하려는 절망적인 야망 속에서, 미국 주도 ‘정보’와 대결을 추구하는 서방의 선동은 우크라이나 상황을 악화시키고, 장기전과 세계 대전을 불러일으킬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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