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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당, 윤석열 대통령 탄핵 7일 국회 표결…여당 “부결시킬 것”


4일 한국 국회의사당에서 야당 국회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관련된 집회를 벌이고 있다.
4일 한국 국회의사당에서 야당 국회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관련된 집회를 벌이고 있다.

한국의 6개 야당이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발의안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7일 국회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입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를 저지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한국 야당, 윤석열 대통령 탄핵 7일 국회 표결…여당 “부결시킬 것”.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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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6시간 만에 국회 요구로 이를 해제한 윤석열 한국 대통령에 대해 탄핵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치기로 했습니다.

이 당의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5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가진 뒤 “윤 대통령 탄핵안 의결은 7일 오후 7시를 전후해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민주당 등 6개 야당 소속 의원 190명과 무소속 김종민 의원 등 모두 191명이 발의한 윤 대통령 탄핵안은 5일 0시 48분께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습니다.

4일 한국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을 제출하는 한국 국회의원들.
4일 한국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을 제출하는 한국 국회의원들.

탄핵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뒤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윤 대통령 탄핵안은 6일 0시 49분부터 8일 0시 48분까지 표결이 가능합니다.

탄핵안에는 윤 대통령이 3일 선포한 비상계엄이 계엄에 필요한 어떤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채 비상계엄을 발령해 국민주권주의와 권력분립의 원칙 등을 위반했다는 점이 탄핵의 사유로 담겼습니다.

진행자) 탄핵 표결을 7일로 잡은 건 어떤 이유인가요?

기자) 민주당이 표결 시점을 6일이 아닌 7일 저녁 시간대로 정한 것은 여당을 최대한 압박하고 설득하기 위한 시간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탄핵안 가결 요건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어서 재적의원 300명을 기준으로 200명이 찬성해야 합니다.

범야권 의석이 192석인 것을 고려하면 여당에서 최소 8표의 이탈표가 나와야 가결됩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가 “실질적인 왕정을 꿈꿨던 친위쿠데타, 절대군주가 되려고 했던 것이 이번 사건의 본질”이라며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반드시 해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여당인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향해 “국민의힘이 내란 범죄집단의 한 편이 되고자 하더라도 그렇게 되지 않게 만드는 게 당 대표의 책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4일 한국 국회의사당 앞에서 제1야당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한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집회에서 연설을 갖고 있다.
4일 한국 국회의사당 앞에서 제1야당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한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집회에서 연설을 갖고 있다.

[녹취: 이재명 대표] “내란 동조세력이 되지 마십시오.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는 일에, 다시는 대한민국에 절대왕정을 꿈꾸는 자들이 활보할 수 없게 만드는 일에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여당인 국민의힘 측에선 야권의 탄핵 추진 움직임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기자) 국민의힘은 5일 야당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추진에 반대 입장을 당론으로 정했습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4일 밤부터 국회에서 연 비상의원총회가 끝난 후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해서 반대를 당론으로 확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추 원내대표는 또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 들어 거대 야당의 23번째 탄핵소추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됐다”며 “국무위원, 수사 검사에 이어 이제는 헌법기관인 감사원장과 국가 수장인 대통령까지 겨냥하는 민주당의 전방위적 탄핵 남발은 국론 분열과 갈등을 부추기고 대한민국 기능을 마비시키는 삼권분립 위반”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당 의원 108명의 총의를 모아 반드시 부결시키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추경호 원내대표] “지난 번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남은 것은 극명하게 두 개로 갈라진 대한민국과 정치보복, 적폐수사뿐입니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또 한 번의 역사적 비극을 반복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3일 한국 집권여당인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후 서울 국회로 가는 길에 인터뷰를 받고 있다.
3일 한국 집권여당인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후 서울 국회로 가는 길에 인터뷰를 받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당 대표로서 이번 탄핵은 준비 없는 혼란으로 인한 국민과 지지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통과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 대표는 “민주당의 폭거는 극심하고 반드시 심판받아야 하지만,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합리화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는 자유민주주의 정당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라며 “당 대표로서 대통령의 탈당을 다시 한번 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한국 대통령실에선 정치권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어떤 반응을 내놓고 있습니까?

기자) 윤 대통령의 직접 반응은 없지만 대통령실과 여권 관계자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해지고 있는 윤 대통령의 인식은 비상계엄을 ‘야당의 폭주에 맞서기 위한 경고성 조치’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4일 비상계엄 선포 해제를 발표하고 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4일 비상계엄 선포 해제를 발표하고 있다.

연이은 정부 관료 탄핵과 입법, 감액예산안 강행 처리로 국정이 마비될 지경에 이르렀으며, 무도한 야당에 경고하기 위한 장치로서 계엄이 필요했다는 겁니다.

계엄 선포와 해제가 헌법의 틀 안에서 이뤄져 위헌, 위법한 부분이 전혀 없다는 점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통령실이 한국 내 언론에 침묵하는 가운데 해외홍보비서관실은 해외언론을 대상으로 “계엄 선포가 헌법을 위배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뤄졌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7일로 예정된 탄핵소추안 표결 결과에 대해선 어떤 전망이 나오는지요?

기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국민의힘에서 이탈표가 나와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이 현재로선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일각에선 지난 4일 비상계엄 해제 요구 표결 때 18명의 여당 의원이 본회의장에 출석해 전원 찬성표를 던진 점을 들어 여당 내 균열 가능성도 점치지만 대통령 탄핵소추는 이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는 설명입니다.

4일 한국 국회의원들이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의회 내부에 착석해 있다.
4일 한국 국회의원들이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의회 내부에 착석해 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야권이 여당 의원을 설득할 시간도 없이 탄핵을 급하게 추진하고 있고, 지난 2016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 탄핵에 따른 보수당과 그 지지자들의 트라우마가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황태순 평론가] “갑자기 정신없이 쏟아지는 이런 상황 속에서 국민의힘 지지층도 마음의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 탄핵시킨 2016년 재판, 트라우마 이런 게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 108명 의원들 입장에서도 일단은 부결로 막고 보게 되겠죠.”

진행자) 한국 국민들은 대통령 탄핵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기자) 한국 내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5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73.6%, 반대는 24.0%가 나왔습니다.

또 야권에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조사에 응한 국민 중 69.5%는 이번 사태가 내란죄에 성립한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이번에 탄핵 여부가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든 결국 이 사태가 어떻게 전개되느냐는 국민들의 생각과 행동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4일 서울 광화문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철회 후 대통령 사임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4일 서울 광화문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철회 후 대통령 사임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중요한 건 국민 여론입니다. 국민 여론이 위법성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탄핵까지 받아들이느냐, 요구하느냐 관건은 여기에 있다고 봐야겠죠. 열쇠는 여야가 쥔 게 아니고요, 국민 여론이 결정하게 될 겁니다.”

진행자) 한편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앞서 사의를 밝힌 김용현 장관의 면직을 5일 재가하고 신임 국방부 장관에 최병혁 사우디아라비아대사를 지명했다고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의 고교 선배이자 정권 실세라는 평가를 받았던 김 전 장관은 지난 3일 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선포를 직접 건의하는 등 이번 사태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비상계엄이 해제된 후 4일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김선호 국방부 차관은 5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회 병력 투입은 김 전 장관이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김 차관과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대통령의 담화 혹은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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