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러시아에 추가 파병을 하고 자폭형 무인기 등을 지원하려는 동향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이 연말에 군 정찰위성 발사는 어렵겠지만 극초음속 미사일을 기습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한국 합동참모본부가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병력과 장비를 추가 지원할 가능성을 제기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합참은 23일 언론에 배포한 ‘최근 북한 군 동향’ 자료를 통해 여러 출처의 정보와 첩보를 통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군 중 1천1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으며, 북한 군은 현재 교대 또는 증원 파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또 240mm 방사포와 170mm 자주포 등의 전력도 지원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달 김정은 국무위원장 현지 지도에서 공개된 자폭형 무인기 등도 생산, 지원하려는 동향이 일부 포착됐다고 합참은 전했습니다.
합참은 북한이 전쟁 특수를 이용해 노후 전력을 소모하고 신규 전력의 전투 경험을 쌓음으로써 한국에 비해 열세인 재래식 전력을 현대화하려는 의도가 강하며, 이는 한국에겐 군사적 위협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이 러우 전쟁 판세의 결정적인 순간에 러시아에 대한 지원을 늘려 반대급부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성묵 센터장] “김정은 입장에선 어떻게든 푸틴으로 하여금 김정은에게 더 의존하게 만들고 그렇게 되면 김정은으로선 푸틴에게 요구할 게 더 많아지게 되기 때문에 김정은으로선 추가 파병을 이미 준비하고 있고 본인이 직접 점검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거든요.”
진행자) 김 기자, 한국은 지금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로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북한 군의 특이 동향 같은 건 감지되고 있지 않나요?
기자)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이달 들어 동계훈련을 진행하고 있고 도발과 관련된 특이 동향은 식별되지 않고 있습니다.
합참은 북한이 한국의 국내 상황을 관망하면서 연말 당 전원회의 등과 관련해 내부 상황 관리에 치중하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합참은 북한 군이 최근 군사분계선(MDL) 일대 작업에 수천 명의 병력을 증원해 MDL 일대 방벽 상단에 철책을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포착했습니다.
철책은 약 40km에 걸쳐 설치됐고, 북한 군인과 주민의 월남을 차단하려는 목적이라는 관측입니다.
북한 군은 특히 일부 구간엔 전기철책을 설치하고 염소로 추정되는 동물을 갖다 대 철책 성능을 실험하는 장면도 한국 군 감시장비에 포착됐습니다.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부양은 지난달 29일 이후 중단된 상태지만 북한의 풍선 부양 기지 여러 곳에서 자재 확보 등 준비 동향이 계속 포착되고 있어 기습적 부양은 언제든 가능한 상태로 분석됐습니다.
합참은 북한이 내년에도 ‘적대적 두 국가 관계’ 기조 아래 ‘통미봉남’식 무시전략을 유지하면서 대남 풍선과 소음 방송, 위치정보시스템(GPS) 교란 등 회색지대 공략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진행자)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등 중대형 도발 가능성에 대해선 어떤 분석이 나왔나요?
기자) 합참은 북한이 올해 3기를 발사하겠다고 공언했던 정찰위성은 현재 준비 동향을 고려할 때 연내 발사가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아산정책연구원 양욱 박사는 북한의 참전 대가로 러시아가 정찰위성 발사를 최대한 지원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면서, 다만 발사 시점은 우크라이나전 때문에 다소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양욱 박사] “북한은 국가적 노력의 상당 부분을 우크라이나전 참전에 집중하고 특히 대러 무기 수출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마도 우주 발사의 우선순위는 결국 하반기에 우크라이나 참전이 더 본격화하면서 뒤로 밀렸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합참은 그러나 최근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동체 생산과 이동 징후, 북한의 국방 발전 5개년 계획, 미국 대통령 취임 등 대내외 정치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연말 당 전원회의를 전후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급 극초음속 미사일 등을 기습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합참은 또 “동계훈련과 연계된 대남 무력시위 성격의 훈련과 함께 러시아라는 뒷배를 업고 대미 협상력 제고를 위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핵실험 등 다양한 전략적 도발 시도 가능성이 높다”며 “한미 정보 공조와 대비태세 확립이 긴요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김 기자, 합참이 이번 북한 군 동향 자료에서 정찰위성 발사가 연내에 어려울 것으로 봤습니다만, 한국에선 지난 주말 정찰위성 3호기 발사에 성공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군 정찰위성 3호기가 한국 시간으로 지난 21일 오후 8시 34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미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됐습니다.
한국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3호기는 발사 50분 후인 오후 9시 24분쯤 발사체와 성공적으로 분리돼 목표궤도에 정상진입했고, 발사 후 약 2시간 56분 뒤에는 지상국과의 교신에도 성공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정찰위성 3호기 발사 성공은 어떤 의미를 갖는 건가요?
기자) 3호기는 지난 4월 8일 발사한 2호기와 같은 사(SAR) 위성으로 주〮야간과 기상 악화 시에도 전천후 고해상도 영상 촬영과 정보 수집이 가능합니다.
지난해 12월 2일 발사된 1호기는 전자광학〮적외선(EO〮IR) 위성으로 사 위성 영상은 사람이 육안으로 해석할 수 있는 전자광학 영상 등과 상호 보완적으로 운용됩니다.
전문가들은 한국 군은 3호기 발사 성공으로 1, 2호기와 함께 감시정찰위성의 군집 운용 능력을 처음 확보하게 됐다며 북한의 도발징후를 더욱 정확하고 빠르게 식별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양욱 박사입니다.
[녹취: 양욱 박사] “한국 우주기반 대북 정찰 능력은 구축해 나가는 과정에 있습니다만 이제는 본격적으로 위성 간 연계를 통해서 정보를 입체적으로 실시간적으로 연결하는 노력들이 핵심이 될 것입니다.”
한국 군은 ‘425 사업’에 따라 내년에 사 위성 2기를 더 쏘아올려 사 위성 4기와 전자광학〮적외선 위성 1기 등 모두 5기의 고해상도 중대형(800kg~1t급) 군사정찰위성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위성 5기가 모두 궤도에 진입해 전력화되면 한국 군은 약 2시간 간격으로 북한 내 미사일기지와 핵실험장 등 주요 시설 정보를 위성사진과 영상으로 수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될 전망입니다.
진행자) 이에 비해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공언했던 올해 정찰위성 발사 계획을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 아닙니까? 이에 대해선 어떤 분석이 나오나요?
기자) 북한은 지난해 12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9차 전원회의에서 2024년에 군사정찰위성 3개를 발사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올해 5월 첫 정찰위성 때 초기 단계 폭발로 실패한 이후 아직 추가 발사 시도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당시 폭발 원인으로는 연료와 산화제 변동이 꼽혔습니다.
북한이 주로 사용하던 방식을 버리고 급하게 러시아 방식의 액체 추진 로켓 발사에 나섰던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하지만 러시아가 파병까지 해 준 북한에 대해 정찰위성 발사와 관련해 발사체부터 위성체까지 광범위한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한국 국방부 산하 국방연구원 두진호 박사는 한국이 미국 현지에서 미국 로켓으로 위성을 쏘아 올린 것처럼 북한도 우주 강국인 러시아 발사체를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두진호 박사] “거의 러시아의 기술로써, 그 다음에 북한이 합작해서 쏘아 올렸다는 우주협력의 상징성을 굉장히 과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사 위성 쏘아올리는 게 미국에서 쏘아올리고 있잖아요. 이런 측면에서 러시아도 보란듯이 ‘그래 북한 것도 러시아가 쏘아 올려줄께’ 이렇게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겁니다.”
또 북한의 정찰위성 ‘만리경 2호’ 발사가 지연되고 있는 배경엔 러시아로부터 관련 기술을 전수받는데 시간이 걸리는 때문이라는 추측도 나옵니다.
반면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위성 로켓 기술이 곧바로 ICBM 기술로 호환된다는 점에서 북한의 ICBM 기술에 민감한 미국을 의식해 러시아가 북한 측에 해당 기술을 쉽게 넘겨주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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