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개성공단에서 대규모 제설 작업 흔적이 포착됐습니다. 주요 도로와 공장 부지에서 눈이 깨끗이 치워진 것인데, 개성공단에 대한 무단 가동 정황으로 해석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개성공단을 촬영한 8일 자 위성사진에선 최근 내린 폭설로 하얗게 변한 개성공단을 볼 수 있습니다.
한국 기상청 등에 따르면 개성 일대에는 5일부터 다음 날까지 눈이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개성공단 곳곳에도 눈이 쌓인 것입니다.
도로와 공터, 진입로 등에서 제설 작업 흔적
그런데 개성공단 눈밭 곳곳에 회색빛의 아스팔트 길이 드러나 있습니다. 또 공장 앞 공터와 도로에서 공단으로 이어지는 진입로도 하얀색 대신 어두운 색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공장이 세워지지 않은 빈 공터나 건물 옥상, 텃밭 등에 여전히 눈이 쌓여 있는 점과는 대조를 이룹니다.
이는 도로와 공터, 진입로 등에서 제설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눈은 사실상 개성공단 내 모든 공장 부지에서 다 치워졌습니다.
또 북한이 지난해 중반 신축한 개성공단 내 건물도 진입로와 바로 앞 공터가 하얀색이 아닌 ‘회색’으로 드러나 있습니다. 원활한 차량 통행을 위한 제설 작업의 결과입니다.
개성공단 내 제설 작업은 개성공단이 가동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또 공단 내 부지와 도로 여러 곳의 눈을 치우기 위해 적지 않은 인원도 동원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과거 개성공단 가동 조짐이 확연히 드러나지 않았던 2017년과 2018년엔 공장 건물 공터와 도로에 눈이 덮인 채 수일간 방치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가동 정황이 사실상 분명해진 지난해부턴 유독 도로와 공장 부지에 눈이 치워진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개성공단의 무단 가동 정황도 더욱 뚜렷해진 것입니다.
무단 가동 사례 추가
VOA는 북한 당국이 개성공단을 무단으로 가동하는 정황을 여러 차례 보도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개성공단 내 공장 부지 2곳에는 가로 30m, 세로 약 15m 크기의 하얀색 물체가 등장했으며, 비슷한 시점 개성공단 내 버스 차고지에선 버스 수십 대가 추가로 사라졌습니다.
또 작년 9월엔 북한이 개성공단 도로에서 횡단보도 21곳을 새롭게 도색하는 등 도로 재정비 작업을 진행한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이와 더불어 개성공단 내 여러 공장에서 용도를 알 수 없는 여러 물체가 등장했다 사라지는 모습이 관측되고, 공터의 수풀이 정리되거나 각종 건축 폐기물이 처리된 정황도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지난 2005년 남북 교류 활성화를 목적으로 가동을 시작한 개성공단은 지난 2016년 북한의 핵 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을 이유로 한국 정부에 의해 폐쇄됐습니다.
이후 북한은 한국 측 자산을 동결하고 2020년에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습니다.
앞서 한국 통일부는 지난해 6월 북한의 한국 버스 무단 사용 정황과 관련한 VOA의 질의에 “버스를 포함한 북한의 불법적 재산권 침해 행위는 중단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한국) 정부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라며 법적 조치를 포함해 북한의 불법적 행태에 대한 조치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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