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북한 문제를 매우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고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이 말했습니다. 트럼프 1기 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을 지낸 플라이츠 부소장은 13일 VOA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북한이 조속히 미국과 진지한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트럼프 정부가 혼란 상태에 빠진 한국 정부와 협력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플라이츠 부소장을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한국과 다른 동맹국들이 마가(MAGA), 즉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식 외교에 대해 어떤 점을 알아야 할까요?
플라이츠 부소장) 트럼프 당선인의 국가 안보 및 외교 정책 접근 방식이 고립주의적이거나 ‘미국 혼자(America alone)’ 방식이라고 일부 비평가들은 말하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번째 임기 동안 강력한 외교 정책을 펼쳤고, 두 번째 임기 동안에도 매우 광범위하고 적극적인 외교 정책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그런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리처드 그레넬이 북한 업무를 포함한 ‘특수임무’ 담당 대사로 지명된 것에 기대가 큽니다.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죠. 또 미국과 한국, 일본 사이에 강력한 관계가 형성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에 대해서는 매우 강경한(tough) 정책이 나올 겁니다. 또 미국과 한국의 관계를 개선하고 역내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고안된 정책들도 나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 유세 기간 동안 여러 번 김정은 위원장과 ‘잘 지낸다’며 친분을 강조했는데요. 여전히 김정은과의 개인외교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정말로 북한 비핵화를 추구하는 걸까요 단지 머릿기사에 나려는 걸까요?
플라이츠 부소장) 트럼프 당선인이 김정은과의 개인적인 외교를 첫 임기 동안의 주요 성과로 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상호 작용으로 북한과의 긴장이 크게 완화됐기 때문입니다. 2018년 9월 이후로 북한의 핵 실험은 없었고,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는 2022년까지 중단되는 등 긴장이 상당히 완화됐었습니다. 북 핵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지만 해결의 길로 나아가게 했죠.
트럼프 당선인이 몇 가지 조건을 제시하며 다시 그런 외교를 재개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북 외교는 트럼프 1기 정부가 진지하게 추진한 정책이었습니다. 그저 머릿기사를 장식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 비평가들에겐 이전의 미국 대통령들은 북한과 일시적 합의만 맺었을 뿐 긴장 완화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저는 2025년에는 빠른 진전을 내서 적어도 그레넬 대사와 북한 간에, 나아가 트럼프 당선인과 김정은 위원장 간에 외교가 재개되길 바랍니다.
기자) 그레넬 대사를 거듭 언급하셨는데요, 미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노력을 주도할까요?
플라이츠 부소장)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북한을 상대할 외교 정책 고문으로 신뢰할 수 있는 가까운 사람을 임명했다는 사실은 이 문제를 얼마나 진지하게 다루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 정부도 이를 인식하고 최대한 빨리 그레넬 대사를 받아들여 진지한 협상을 시작하기를 바랍니다.
기자) 트럼프 2기 고위직 내정자들의 면면을 보면,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지명자는 북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고,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도 2022년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을 재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외교 핵심 참모들이 대북 강경 입장을 취한다면,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개인외교를 추진할 수 있을까요?
플라이츠 부소장) 지난 몇 년 동안 북한에 대한 비판이 많았던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이 급진전하고, 핵 실험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핵 프로그램이 발전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치인들이 임명되기 전에 어떤 말을 했든, 트럼프가 대통령이고 그들은 대통령의 정책을 추진할 것입니다.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미국 국가 안보의 우선순위는 전쟁이라는 도구를 사용하기 전에 다른 도구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북한을 공격하는 강경한 전략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제재를 살펴볼 것입니다.
기자) 국내 정치적 혼란이 한국이 트럼프 당선인과 조기에 관계를 구축하고 다양한 현안을 조율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플라이츠 부소장) 한국에서 일어난 일을 매우 슬프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윤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과 생산적인 관계를 구축하기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함께 골프를 치기 위해 연습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고 있습니다. 어렵고 복잡합니다.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지역 안보와 세계 안보에 좋지 않다고 봅니다. 트럼프 정부가 솔직히 혼란 상태에 빠진 한국 정부와 협력하는 것도 어려울 것입니다.
기자) 이시바 일본 총리는 취임 직후 트럼프 당선인과 만날 예정인데요. 이렇게 정상회담을 빨리 잡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요?
플라이츠 부소장)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앞서 VOA에서도 이 점을 강조했고, 또 제가 지난 여름 한국을 방문했을 때에도 한국 당국자들에게 윤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능한 한 빨리 만나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가능하면 미국 대선 전에 말이죠. 한국 관리들이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서 미한 양국의 현안과 한국의 관심사에 대해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또 양국에 실질적인 위협인 중국에 함께 대처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하고요.
기자) 윤석열 정부는 독자적인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하고 중국에 맞선 것으로 미국 언론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반면 진보적인 한국 야당은 여당으로부터 친중파라는 비판을 받고 있죠. 한국에서 어떤 진영이 정권을 잡을 지 알수 없는 상황이 트럼프 정부에 딜레마를 줄까요?
플라이츠 부소장)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러한 혼란은 한국과 지역 안보, 글로벌 안보, 미한 관계에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중국에 유리하게 작용하죠. 중국은 한국 정부에 혼란이 생기는 것을 기뻐합니다. 우리는 강력하고 통일된 한국 정부가 필요합니다. 한국의 정치적 문제들이 매우 빠르게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기자) 앞서 진보 성향의 문재인 정부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 외교를 추진했는데요. 당시 한국의 이러한 접근 방식에 대해 트럼프 정부는 어떻게 평가했습니까?
플라이츠 부소장)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관계를 맺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1기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과 너무 쉽게 거래를 하려고 한다고 인식했습니다. 이 점에 대해 트럼프 정부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했죠. 당시 한국 정부와 좋은 관계를 유지면서도, 동시에 한국 정부가 하기 어려운 일을 추진해야 했죠. 저는 윤 대통령이 가장 좋은 접근 방식을 취했다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한국 정부가 중국과 북한에 관해 같은 접근 방식을 계속 유지하길 바랍니다.
기자) 윤석열 정부는 북한에 강경한 반면, 진보 정부들은 역사적으로 대북 관여 정책을 추진해왔습니다. 윤 정부의 대북 접근법은 트럼프 당선인의 개인외교와 간극이 있는 것 아닙니까? 진보 정부의 대북 접근법이 더 잘 맞는거 아닐까요?
플라이츠 부소장) 문재인 대통령과 그의 정치적 지지자들이 북한과 타협(accommodation)을 위해 너무 쉽게 양보하려 해서 한국이나 지역 안보, 세계 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더 나은 접근 방식을 취했습니다. 북한과 거래를 하고자 했지만, 핵과 미사일 등 북한에 대한 주요 우려 사항을 해결하지 못하는 양보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합의를 너무 간절히 원하는 나머지 위험한 양보를 하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그런 입장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미한 사이에 때때로 의견 충돌이 있었습니다.
기자)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은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됐다면 주한미군 철수를 계속 추진했을 것이며, 자신에게 주한미군 철수를 수차례 압박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2기 정부에서도 주한미군 철수가 추진될까요? 바이든 정부 임기 종료 직전에 체결된 방위비 분담금을 다시 협상하게 될까요?
플라이츠 부소장) 마크 에스퍼는 잠깐 국방부 장관직을 맡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해임했습니다. 따라서 저는 이 상황에 대한 그의 어떤 분석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하에서는 주한미군 철수에 대한 이야기가 없습니다. 방위비분담금 협정(SMA)과 한국의 국방비 지출, 미군 주둔 비용 관련 지출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번 1기 행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이견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우방국 차원에서 논의될 것이고 해결될 것입니다. 미한 모두 양국이 직면한 실제 안보 위협을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으로부터 트럼프 2기 정부 하에서의 미한 동맹 관계와 대북 정책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조은정 기자였습니다.
(이 인터뷰는 길이와 명확성을 위해 일부 편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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