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술핵무기를 한반도에 배치할 경우 위기 상황에서 생존할 가능성이 낮다고 전 미 국방부 차관보가 밝혔습니다. 전술핵 재배치 대신 인도태평양 지역의 지리적 특성에 맞춘 억지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비핀 나랑 전 국방부 우주정책 담당 차관보는 14일 미국의 전술핵인 B-61을 한반도에 배치하는 것은 군사적으로 매우 위험하다며 “핵을 보유한 북한을 상대로는 생존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나랑 전 차관보] “Whereas B61 on a small half of a peninsula, are very vulnerable and they're likely not survivable against a nuclear North Korea. They'd be the first target in any crisis or conflict… For the Indo-Pacific environment, it's a much more survivable and much more effective deterrent because it's essentially not visible.”
“한반도 군사적 환경, 매우 취약”
나랑 전 차관보는 이날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전 세계 핵 문제를 주제로 열린 대담에 참석해 한반도는 지리적으로 좁고 제한돼 군사적으로 매우 취약한 환경에 놓여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또한 B-61과 같은 무기들이 한반도에 배치되면 “위기나 충돌 상황에서 가장 먼저 공격받을 대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인도태평양 환경에서는 현재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가 훨씬 더 생존 가능하고 효과적인 억지력이 될 수 있다며 “그것은 본질적으로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핵무기를 모두 철수한 인도태평양 지역은 유럽과 다르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녹취:나랑 전 차관보] “I think the emergence of North Korea and China forced us to think differently about what is effective regional deterrence. And it's not the same as what we do in Europe. So, it's an option, but for to do what? I would prefer a dedicated capability for a maritime environment.”
나랑 전 차관보는 “북한과 중국의 부상으로 우리는 효과적인 역내 억지력에 대해 다르게 생각해야만 했다”면서도 지리적 특성상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는 유럽에서 사용되는 전략이 그대로 적용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B-61 같은 전술핵 재배치가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지만 그것의 용도에 대한 질문이 남는다며, 자신은 해양 중심의 환경에 맞춘 역량을 선호한다고 밝혔습니다.
나랑 전 차관보는 전임 바이든 행정부에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지를 강화하기 위한 미한 핵협의그룹(NCG)의 미국 측 대표를 맡은 바 있습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지난 2023년 4월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 확장억제를 강화하자는 ‘워싱턴 선언’을 채택하고 고위급 상설 협의체인 NCG를 신설했습니다.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강화와 역내 미국 전술핵 재배치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공식 입장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에 지명한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전략전력개발담당 부차관보는 지난해 4월 VOA ‘워싱턴 톡’ 대담에서 한국 핵무장 가능성에 대해 “모든 것을 테이블 위에 올려놔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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