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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특권’ 발동해 특검 증언 녹음 제출 거부…미 정부, 이민법원 ‘망명 심사 신속 계획" 발표


백악관에서 회의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 왼쪽)과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자료 사진)
백악관에서 회의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 왼쪽)과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자료 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행정특권을 발동해 로버트 허 전 특검 증언 녹음분을 제출하라는 하원 공화당의 요구를 거부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이민법원의 신속한 망명 재판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어서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마초를 덜 위험한 약물로 재분류하는 제안을 발표했다는 소식,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특검 조사 후속 조치와 관련해 행정특권을 발동했군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이 로버트 허 전 특검에 증언한 음성 녹음을 제출하라는 하원의 요구에 ‘행정특권’을 발동해 거부했습니다. 법무부가 16일 하원에 서한을 보내 이 같은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 의사를 전달했는데요. 백악관 역시 서한을 통해 이미 녹취록이 공개된 상황에서 공화당이 녹음본을 요구하는 데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하원이 앞서 관련 자료를 법무부 장관에게 요구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의 일환으로 허 전 특검의 조사 녹음본을 제출할 것을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에게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갈랜드 장관이 이를 거부했고요. 이에 공화당 의원들은 갈랜드 장관을 상대로 의회 모독죄를 묻겠다고 나왔습니다.

진행자) 갈랜드 장관이 왜 녹음분을 공개하는 걸 거부한 겁니까?

기자) 갈랜드 장관은 16일 기자들에게, 법무부가 이미 증언 녹취록을 제공했다며, 녹음본이 공개된다면 “향후 민감한 조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법무부의 역량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런 관행이 생기면 앞으로 증인들이 수사관에게 협조하는 것을 우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갈랜드 장관은 그러면서 하원 공화당이 “법무부에 대해 전례 없고, 근거 없는 일련의 공격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대통령 행정특권으로 녹음분 공개를 막을 수 있는 건가요?

기자) 갈랜드 장관은 대통령이 증언한 녹음분은 행정특권의 범위에 속한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에게는 대중에 내용이 공개되는 것에 대한 우려 없이, 참모들로부터 솔직한 조언을 구할 수 있는 권한이 있으며, 공무와 관련된 기밀 대화 역시 행정특권을 통해 보호할 수 있다는 겁니다. 갈랜드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특권을 행사하기로 한 결정을 옹호하면서 “우리는 하원 위원회가 그들의 정당한 요청에 대한 응답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지만, 이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 쪽에서는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네, 법무부 의견에 동의했습니다. 에드워드 시스켈 백악관 고문은 서한에서, 녹음분 요청에 대한 “정당한 필요성의 부재”는 “그것(녹음분)을 조각내고 왜곡하며 당파적인 정치적 목적에 맞춰 이를 이용하려는 목적을 드러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과도한 당파적 간섭”으로부터 법무부를 보호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행정특권까지 발동했는데, 하원은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하원 법사위원회와 감독·책임위원회는 갈랜드 장관을 의회 모독죄로 고발하는 결의안을 추진했습니다. 16일 밤늦게까지 이어진 토론과 표결 끝에 결의안이 통과됐는데요. 공화당 소속 의원들은 찬성하고 민주당의 의원들은 반대하며 정당 노선에 따라 결과가 나왔습니다. 갈랜드 장관에 대한 의회 모독 결의안은 이제 하원 전체 표결로 가게 됩니다.

진행자) 이날(16일) 표결에서 공화당 의원들은 뭐라고 하면서 법무장관을 의회 모독죄로 고발했습니까?

기자) 법사위원회 위원장인 공화당 소속 짐 조던 의원은 “법무부는 소환장에 따라 요청된 자료를 넘겨야 할 법적인 의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갈랜드 법무장관이 소환장 준수를 고의로 거부한 것은 의회를 모독하는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조던 의원은 또 오디오(녹음)가 필요하다며, 녹취록만으로는 “대통령의 기억력에 대한 충분한 증거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허 전 특검의 조사 결과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기억력 문제가 언급됐었죠?

기자) 맞습니다. 앞서 갈랜드 법무장관은 지난해 1월 바이든 대통령의 델라웨어 사저 등에서 부통령 재직 시절 일부 기밀문서가 발견된 것을 수사하기 위해 로버트 허 전 연방검사를 특검으로 임명했습니다. 그리고 허 전 특검은 지난 2월 조사 보고서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 재직 시절에 고의로 기밀문서를 유출했지만, 범죄 혐의로 기소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불기소 방침을 밝혔습니다. 특검보고서는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기억력이 상당히 제한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중요한 사건들이나 시점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는 지적이었죠?

기자) 맞습니다. 허 전 특검은 따라서 “바이든 대통령이 우리와 면담할 때 그랬던 것처럼 배심원단에게 자신을 동정적이고 선의를 가진, 기억력이 나쁜 노인으로 묘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보고서가 나올 당시 고령의 정치인들에 대한 인지력 문제가 한창 논란이 되던 때가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81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나이 공격을 많이 받았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특검 보고서가 나오자 곧장 기자회견을 열고 “내 기억력은 괜찮다”며 “내가 대통령이 된 이후 무엇을 했는지 기억하고 있다. 나는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최적격인 인물”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진행자) 당시 특검 보고서가 민주, 공화 양쪽으로부터 다 비판을 받았죠?

기자) 네, 공화당은 허 전 특검이 바이든 대통령의 기밀자료 취급과 관련해 기소하지 않기로 한 것은 법무부가 이중잣대를 적용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문서 유출 의혹을 조사한 잭 스미스 특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했기 때문입니다. 한편, 민주당 쪽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를 언급한 데 대해 관련성이 없는 발언으로 조사의 논점을 흐려 놓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허 전 특검은 이런 주장에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기자) 허 전 특검은 지난 3월 하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대통령의 기억 관련성에 대한 나의 평가는 필요했고, 정확하고 공정했다”고 말했습니다. 허 전 특검은 또 “정치는 내 수사의 단계나 결정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특검 조사는 마무리됐지만, 이제는 또 특검 조사 녹음분을 둘러싼 공방이 또 이어지고 있는데요. 갈랜드 법무장관에 대한 의회 모독죄 결의안이 하원에서 언제 처리될까요?

기자) 그건 확실하지 않습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실은 ABC뉴스에, 결의안에 대한 하원 전체 표결 일정이 불확실하다면서도 17일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다음 주로 넘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미 연방법은 연방 의회로부터 증언이나 자료 제출 요구를 받은 사람이 이를 거부하거나, 증언을 거부했을 경우 의회 모독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요. 의회 모독죄를 처벌하려면 하원이나 상원 본회의 의결이 필요합니다.

멕시코에서 리오그란데 강을 건넌 이주자들이 미국으로 줄지어 들어오고 있다. (자료사진)
멕시코에서 리오그란데 강을 건넌 이주자들이 미국으로 줄지어 들어오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 이민법원이 망명 심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멕시코와 맞닿은 남부 국경을 넘은 불법 이주자들에 대한 이민 심사를 가속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16일 발표했습니다. 남부 국경을 넘는 이주자들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불법 이주자를 좀 더 신속하게 추방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한 겁니다.

진행자) 이민 심사 기간이 얼마나 짧아지는 겁니까?

기자) 몇 년씩 걸리던 것이 약 6개월로 기간이 단축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새 프로그램이 모든 입국자에게 적용되는 건 아닙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국경을 넘은 후 애틀랜타, 보스턴,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뉴욕 등 5개 도시로 향하는 미혼 성인은 ‘최근 도착 목록’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특정 이민 판사들이 이들의 망명 심사 재판을 맡는데요. 180일 안에 망명 허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현재 적체된 업무로 인해 총 재판 일정이 평균 4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빨라지는 겁니다.

진행자) 이민 재판이 이렇게 오래 걸리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미국에서 불법으로 입국해 붙잡힌 이주자 중 많은 수가 법원 출두 명령과 함께 풀려납니다. 특히 가족 단위로 도착하면 거의 합법적으로 미국 안에서 다 풀려나고요. 미국에서 거주하며 망명 재판일을 기다립니다. 하지만 법원 출석 명령을 거부해 불법 신분으로 거주하는 경우도 있고요. 언어나 정보가 부족해서 심리에 참석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한편, 재판에 충실히 출석하더라도 망명이 최종 허용될 때까지 몇 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런 이민 관행에 대한 논란이 있다고요?

기자) 네, 불법적으로 입국 하더라도 한동안 미국에서 살 수 있고 일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주자들이 불법 입국을 하는 동기 부여가 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새 계획이 시행되면 국경을 넘어 대도시로 이주하려는 사람들에게 이전처럼 몇 년 동안 미국에서 사는 것이 불가능하고, 몇 달 만에 추방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AP통신은 분석했습니다. 정부는 새로운 계획에 포함된 5개 도시는 이주자들이 많이 찾는 도시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이민법원의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적체 현상이 심각합니다. 현재 300만 건이 법원에서 계류 중인데요. 이는 기록적인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민 판사는 약 600명 수준인데요. 당연히 재판이 지연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진행자) 정부의 이번 결정으로 이민법원의 인력 확충도 이뤄지는 겁니까?

기자) 판사를 위한 추가 자금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올해 초 조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들여 상원은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과 더불어 남부 국경의 불법 이주자 유입을 막기 위한 예산을 배정하는 법안에 합의를 이뤘는데요. 여기에는 100명의 이민 판사와 보좌관을 채용하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의원들에게 법안을 거부하라고 압박하면서 결국 국경 관련 법안은 폐기됐습니다.

진행자) 정부가 이렇게 이민 심사에 속도를 내려는 노력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요?

기자) 네, 이민 재판이 몇 개월 만에 마무리돼 망명 신청이 거부된 사람은 바로 추방하기 위해 앞서 바락 오바마 행정부와 전임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절차를 신속히 하려는 노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적체 현상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남부 국경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지난달 남부 국경을 불법으로 넘다 적발된 사람 수가 전달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에 따르면 지난 4월 불법 입국자 적발 건수는 약 12만 9천 건으로 전달인 3월의 13만 7천여 건보다 6% 이상 줄었고요. 역대 최고치를 찍었던 작년 12월의 약 25만 건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CBP는 단속 강화와 더불어 다른 국가들과의 협력으로 적발 건수가 줄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16일 소셜미디어 x를 통해 공식적으로 대마초를 덜 위험한 약물로 분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자료사진)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16일 소셜미디어 x를 통해 공식적으로 대마초를 덜 위험한 약물로 분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으로 대마초 소식입니다. 미국이 공식적으로 대마초 위험등급을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16일 대마초를 덜 위험한 약물로 재분류하는 제안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법무부는 이날부터 대마초의 약물 등급 재분류 절차를 개시했습니다. 대마초를 스케줄(Schedule) I 약물에서 스케줄(Schedule) III 약물로 재분류한다는 것입니다. AP통신은 이를 두고 미국 약물 정책의 역사적인 변화라고 표현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 내용,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16일 소셜미디어X에 게시된 동영상에서 단순히 대마초를 사용하거나 소지했다는 이유만으로 감옥에 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간 대마초에 대한 대응 방법이 잘못돼,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뒤바뀌었다면서,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스케줄(Schedule)이란 말이 약물 등급을 뜻하는 거죠? 숫자가 작을수록 위험등급이 높은 거고요?

기자) 네. 스케줄 I은 1급 약물이란 말입니다. 1급 약물은 남용 위험이 아주 높고 의료용으로도 사용할 수 없는 물질입니다. 대마초는 1970년부터 헤로인과 엑스터시, LSD와 함께 1급 약물로 분류돼 왔습니다.

진행자) 그럼 2급 약물과 3급 약물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자) 스케쥴 II, 그러니까 2급 약물에는 펜타닐, 모르핀, 옥시코돈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모두 마약성 진통제들입니다. 중독이나 오남용 문제가 1급 약물보다 덜한 것으로 보는 겁니다. 스테로이드나 테스토스테론, 케타민처럼 처방을 받으면 복용할 수 있는 덜 위험한 마약류가 스케줄 3, 3급 약물로 분류돼 있습니다. 3급 약물도 여전히 통제물질이어서 규칙과 규정의 적용을 받고, 허가 없이 운송하는 사람들은 기소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과거에도 단순 대마초 소지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을 사면하기도 했었는데요.

기자) 네. 미국 법무부도 대마초가 다른 위험한 약물보다 남용 가능성이 적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AP통신은 대선을 앞두고 이런 발표를 하는 것은 민주당 소속인 바이든 대통령에게 유리할 수 있고, 특히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이미 미국의 상당수 주에서 대마초가 의료용으로 혹은 기호용으로 합법인데요. 이번 정책 결정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다고요?

기자) 네, 일부 비평가는 미국 마약단속국(DEA)이 대마초에 대한 방침을 변경해서는 안 되고,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전 백악관 마약정책 고문인 케빈 사벳 박사는 정책 변경을 뒷받침할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과학이 아닌 정치가 대마초정책 결정을 주도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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