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6월과 9월 두 차례 TV 토론을 갖기로 합의했습니다. 당의 공식 후보로 지명 받기 전에 토론회가 열리는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해외 선거 개입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미 정보 당국의 경고가 나왔습니다. 이어서 모처럼 미국에서 약물 과다복용으로 숨진 사람이 감소했다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발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오는 11월 대선에서 민주·공화, 양 당의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첫 TV 토론에 나서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 후보가 오는 6월 27일 CNN 방송이 주최하는 TV토론회에 참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양측은 이어 오는 9월 10일 ABC 방송이 제안한 토론에도 응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TV 토론회 결정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거죠?
기자) 네, 15일 바이든 대통령의 제안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곧장 화답하면서 토론이 성사됐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5일 소셜미디어 X에 올린 동영상에서 “트럼프는 2020년 (대선 당시) 두 차례 토론에서 졌고, 그 이후로 토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며 “지금은 또 마치 나와 다시 토론하고 싶다는 듯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토론을) 두 번 하겠다”라고 말했는데요.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뉴욕 재판 휴정일이 수요일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날짜를 정하자. 수요일엔 한가하다고 들었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제안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제안대로 6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토론할 준비가 돼 있으며 의향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2번 이상 토론을 추천한다며 “매우 큰 장소를 제안한다”고 말했는데요. “아마도 바이든은 군중을 두려워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은 내가 만나본 최악의 토론자다. 그는 두 문장을 합치지도 못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토론의 패배자’라고 지칭하고 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최악의 토론자’라고 평가하고 있네요.
기자) 맞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4년 전에 이어 다시 정면 대결을 펼치게 됐는데요. 두 사람의 합의가 이뤄지자, CNN방송은 첫 TV토론회 날짜를 6월 27일로 발표했고요. 관중 없이 스튜디오 토론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발언할 때 마이크를 꺼둘 것인지, 각 주제에 관한 토론 시간이 어느 정도 될지 등 세부 내용은 차후에 결정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이 TV토론을 먼저 제안한 것이 의외라는 반응도 있더라고요?
기자) 네, 4년 전 TV토론회가 매우 혼란스러웠기 때문입니다. 지난 2020년 9월 29일, 당시 현직 대통령으로 재임을 노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바이든 대통령이 첫 TV 토론회를 가졌는데요. 막말과 끼어들기로 토론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주로 바이든 대통령 발언 순서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끼어드는 일이 많았는데요. 흥분한 바이든 대통령은 “좀 닥쳐달라(Will you shut up)”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급기야 사회자인 크리스 월러스 씨가 나서서, 두 사람에게 경고했는데요. 4년 전 상황 들어보시죠.
[녹취: 2020년 TV 토론회]
기자) 월러스 씨는 “내가 이 토론회의 사회자이니 내 말을 좀 들어달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토론이 끝날 때까지 끼어들기와 말 끊기는 계속됐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4년 후 바이든 대통령은 먼저 토론을 제안했네요?
기자) 네,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토론을 제안한 이유 중 하나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견제로 꼽았는데요.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 사건으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고, 이 외에 형사 기소된 사안이 3건이 더 있지 않습니까?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회를 통해 이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불명예스러운 기록들을 유권자들에게 상기시키기를 원한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한편, 지금 재판을 받느라 분주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로 또 토론에 응했거든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토론을 통해 여러 쟁점에 있어 자신이 더 나은 지휘권과 통제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기 원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이라는 점을 늘 지적해오지 않았습니까? ‘졸리는 조(sleepy Joe)’라고 부르며 바이든 대통령은 늙고 무기력하다고 말해왔는데, TV 토론회를 통해 이를 부각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평가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4년 전 1차 토론회는 9월 말에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 대선의 첫 토론 일정은 6월에 잡혔군요?
기자) 네, 그래서 이번 TV 토론회가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아직 당의 공식 후보 지명을 받지도 않았습니다. 공화당은 오는 7월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민주당은 8월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대통령 후보와 부통령 후보를 공식 선출합니다. 이렇게 전당대회를 통해 각 당의 공식 후보가 지명되고 나면, 토론회를 여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진행자) 대선후보 토론회를 주최하는 기관도 따로 있지 않나요?
기자) 네, 초당적 비영리기관인 대선토론위원회(Commission on Presidential Debates)가 있습니다. 미국 대선 후보들은 지난 1988년부터 이 위원회가 주관하는 토론회에 참가해 왔는데요. 준비위는 올해 9월 16일, 10월 1일, 10월 9일에 대통령 후보 토론 일정을 잡아놓았습니다. 하지만 두 후보가 토론위원회가 주최하는 토론회는 참여하지 않고 일정을 훨씬 당겨 TV 방송사 주관의 토론회에 참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겁니다.
진행자) 두 후보가 왜 대선토론위원회의 토론에는 응하지 않은 걸까요?
기자) 두 후보 모두 위원회의 토론 계획에 불만을 표해왔습니다. 특히 9월 중순부터는 일부 지역에서 우편투표나 부재자투표가 시작된다는 점에서 토론회 일정에 불만이 컸는데요. 바이든 캠프 측은 토론을 좀 더 일찍 개최하면 조기 투표가 시작되기 전에 유권자들이 후보를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고, 후보자들 역시 대선 막바지 선거 운동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왔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이 TV 토론회에 응하겠다고 말은 했는데, 실제로 토론이 열릴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15일 CNN 방송과 ABC 방송은 토론 일정과 함께 각 토론회 사회자까지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토론회가 취소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난 2020년 대선을 앞두고도 총 3번의 대선후보 토론회가 계획됐는데요. 2차 토론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뒤 현장 토론회가 아닌 화상 토론회로 변경됐고요.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참여를 거부하면서 취소됐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외에 제3의 후보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무소속 후보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6월에 있을 CNN 토론에 바이든, 트럼프 두 후보만 참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CNN은 토론 참여 조건으로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하는데 충분한 주의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리고 최소한 4개의 전국 여론조사에서 15%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토론회 전까지 케네디 후보가 자격을 갖추게 될지는 불확실합니다. CNN방송은 바이든, 트럼프 두 후보 모두 케네디 후보를 경계하는 상황에서 조기 토론은 케네디 후보와 같은 제3의 후보를 빨리 추려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대선 후보 간 TV 토론회 일정이 나오는 등 미국 대선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외부의 선거 개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외국 정부를 비롯한 외부 세력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미국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미 정보 당국자들이 경고했습니다. 당국자들은 이들 세력이 AI를 이용해 온라인에 선거 관련 허위 정보를 퍼트림으로써 유권자를 오도하고,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를 약화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어디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온 겁니까?
기자)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장(DNI)과 정보당국 고위 관리들이 15일 상원 정보위원회의 선거 보안 청문회에 참석해 밝힌 내용입니다. 헤인스 국장은 러시아를 비롯해 중국, 이란 등이 올해 미국 대선에 혼란을 일으키기 위해 허위 정보 캠페인을 시작하려고 시도하고 있으며, 특히 “특히 러시아는 우리 선거에서 가장 활성화된 외국 위협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습니다. 헤인스 국장은 “이러한 영향력 작전에 있어 러시아 정부의 목표는 미국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신뢰를 약화하고, 미국의 사회정치적 분열을 가중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을 저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AI 기술을 이용해서 선거 개입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한다는 걸까요?
기자)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별할 수 없는 이미지나 영상을 제작하는 것이 쉬워졌는데요. 선거와 관련해 이런 가짜 콘텐츠를 퍼뜨리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허위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는 국가가 운영하는 매체를 비롯해, 허위 콘텐츠를 빠르게 퍼트릴 수 있는 가짜 계정과 온라인에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인플루언서 등이 포함됩니다.
진행자) 실제로 정보 당국에 포착된 움직임도 있다고 하나요?
기자) 네, 최근 몇 달 동안 러시아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이민 문제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유권자들의 분노를 일으키려는 의도로 이민의 영향을 과장하는 게시물을 퍼트린 겁니다. 그리고 중국의 경우, 최근 의회가 중국에 모기업이 있는 손전화 앱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을 강제 매각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킨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정보 유출 우려가 계속 나왔었는데요. 헤인스 국장은 중국에 대해 “그들의 활동을 계속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문제는 AI 기술을 악용하는 사례가 보편화되는 점이라고요?
기자) 기술의 발전으로 러시아나 중국, 이란 외에 다른 국가나 심지어 국내 단체에서도 허위 정보 유통을 시도 할 수 있게 됐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상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인 마크 워너 의원은 기밀 해제된 정보 평가를 통해 쿠바와 베네수엘라, 이슬람 무장세력, 그리고 다양한 해외 활동가와 사이버 범죄자들이 미국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는데요. “선거 개입을 포함해 해외 악의적 영향력의 진입 장벽이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날(15일) 청문회에서 또 어떤 지적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해외 공격 세력이 주나 지방 선거 시스템을 해킹할 수 있다는 위험도 지적됐습니다. 투표 결과를 바꾸거나, 투표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인식을 조성하기 위해 부정 선거를 시도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정보 당국은 이런 위협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요?
기자) 국토안보부 산하 사이버·인프라보안국(CISA) 젠 이스털리 국장은 선거를 훼손할 수 있는 AI의 능력을 경고하면서도 “선거 인프라가 이보다 더 안전한 적은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스털리 국장은 올해 선거가 역대 가장 안전한 선거가 되도록 하기 위해 주와 지방 선거 관리자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은 마약 관련입니다. 미국에서 모처럼 약물 과다복용으로 숨진 사람이 감소했다고요.
기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5일 지난해 미국에서 약물 과다복용으로 숨진 사람이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CDC가 발표한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10만7천500명이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했습니다. 이는 2022년 11만1천 명에 비해 3% 감소한 수치입니다. 3천500명 정도가 줄어든 것이죠.
진행자) 잠정치이긴 합니다만, 그 이전 상황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미국에서 약물 과다복용으로 숨진 사람은 2018년 약 6만8천 명 수준이었습니다. 이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거의 2배 가까이 늘어나 있는데요. 전체적으로 그래프가 우상향하면서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고요. 최근 들어서는 2018년 처음 사망자가 다소 줄어 들었고, 5년 만인 지난해 사망자가 다시 감소한 것입니다.
진행자) 전문가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기자) 전문가들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브라운대학교의 브랜든 마셜 연구원은 어떤 감소라도 고무적이지만, 미리 축하하거나 결론을 내리는 것은 확실히 시기상조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전문가들은 감소 원인을 무엇이라고 분석하나요?
기자) 마샬 연구원과 다른 전문가들은 사망자 하락 요인이 아직 불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약물 공급의 변화, 혹은 약물 과다복용 예방이나 중독치료 확대, 또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너무 많은 사람이 숨져서 통계적으로 발생한 오류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약물로 인한 사망자도 문제지만, 남겨진 가족들의 상실감도 상당할 텐데요.
기자) 약물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은 다양한 파급효과를 초래합니다. 예를 들어, 지난주 미국의사협회 정신의학회지(JAMA Psychiatry) 연구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1년까지 32만1천 명 이상의 미국 어린이가 부모를 약물 과다복용으로 잃었습니다. CDC 최고의료책임자인 데브라 아워리 박사는 이번 사망자 감소가 긍정적이긴 하지만, 약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가족과 친구가 엄청나게 많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마약이라면 최근엔 펜타닐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기자) 네, 펜타닐은 원래는 강력한 진통제였는데요. 최근 들어서는 미국에서 마약으로 오남용되고 있습니다. 지난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펜타닐이 함유된 알약 압수 건수는 2022년 4천400만 건에서 지난해 1억1천500만 건으로 급증했습니다.
진행자) 펜타닐도 동부와 서부에서 지역적 편차가 있나요?
기자) 보고서 저자 중 한 명인 UC샌프란시스코의 다니엘 시캐론 박사는 사망자 감소가 지역 별로 균일하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미국 동부는 2개 주를 제외하고 모두 감소세를 보였지만 대부분의 서부 주에서는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알래스카는 44%, 워싱턴은 27%, 오리건은 30%가 증가했습니다. 시캐론 박사는 동부보다 서부에 펜타닐이 늦게 보급된 것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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