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가 50여 년 만에 기아·영양·보건 관련 회의를 개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미국은 기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 총기 난사 사건의 피해자와 유족들이 총기 제조사와 총기 난사범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어서, 지난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한 것으로 확정됐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국민들의 영양 개선을 위한 회의를 개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국민들의 배고픔, 즉 기아 문제를 종식하기 위해 28일 ‘기아·영양·보건 관련 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2030년까지 미국의 기아 종식과 식생활 관련 질병 감소를 목표를 제시하며, “우리는 이것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행사가 어디에서 열린 겁니까?
기자) 워싱턴 D.C.의 ‘로널드 레이건 빌딩’에서 열렸습니다. 이날(28일) 회의에는 정부 관계자는 물론 학자와 시민사회 관계자들, 관련 분야 활동가 등이 두루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이 이렇게 기아 관련 회의를 연 것이 수십 년 만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기아와 영양, 보건과 관련한 회담은 지난 1969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 당시에 열렸는데요. 반세기 만에 다시 같은 주제로 회담이 열리게 된 겁니다. 당시 회담에서는 1천800개의 권고 사항이 나왔고 이 가운데 1천600개의 내용이 실제로 이행될 정도로 큰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평가되는데요. 하지만 아직 기아를 종식하지는 못했다는 것이 백악관 측의 설명입니다.
진행자) 미국의 기아 문제가 현재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백악관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으로 미국 가정 10가구당 한 가정이 식량 불안을 겪었습니다. 그리고 관련 활동가들에 따르면, 식량을 제대로 구하지 못하는 인구에는 어린이 900만 명이 포함돼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을 국가적으로 타계하기 위해 백악관이 관련 회의를 개최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바로 지난주 유엔(UN)에서 전 세계의 식량 불안을 해결하기 위한 미국의 약속에 관해 이야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세계의 모든 나라와 우리나라의 모든 주에서, 무엇이 우리를 분열하게 하든, 부모가 자식을 먹일 수 없다면, 그 부모에게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며 “만약 아이를 보고도 먹일 수 없다면 도대체 무엇이 더 중요하겠냐?”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에 제시한 해결책은 뭡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28일) 다양한 정부의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정부 전략에는 학생들을 위한 무상 급식 확대가 포함되는데요. 무료 급식이 제공되지 않는 여름방학에도 급식을 제공한다는 방침입니다. 또 저소득층을 위한 식품 관련 정부 혜택도 확대할 방침입니다. ‘푸드스탬프’로 알려진 ‘영양보충지원프로그램(SNAP)’은 저소득층에게 제공하는 식료품 교환권인데요. 앞으로 SNAP 대상자를 확대하고, 또 취약계층을 위한 정부 보험인 ‘메디케이드’를 통해 영양이나 비만 상담 등을 받을 수 있는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국민들의 영양 개선과 관련해서 특히 관심을 받는 내용이 있더라고요?
기자) 네, 정부 전략에는 미 식품의약국(FDA)을 통해 식품의 구성 성분을 표시하는 조처를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습니다. 식품 포장지에는 지방이나 나트륨, 설탕 등이 얼마나 들어있는지를 보여주는 구성 성분표가 있는데요. 정부는 보통 식품 포장 뒷면에 있는 이 성분표를 소비자들이 영양 성분을 잘 따져 볼 수 있도록 포장 앞면에 붙일 것을 제안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국민들의 배고픔과 영양을 챙기는 일이 정부의 힘만으로 가능할까요?
기자) 민간에서도 힘을 보탭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간 기업과 자선 단체, 민간 기구 등에서 80억 달러의 기금이 조성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이날(28일) 발표한 세부 내용을 보면 의약품회사나 유통회사, 식품회사들이 거액을 출연해 자금을 지원하거나, 정부가 시행하는 프로그램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됩니다.
진행자) 정부가 이렇게 밝힌 전략은 바로 시행에 들어갈 수 있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현 정책에 변화를 주기 위해선 의회의 승인이 필요합니다. 바로 정부 예산이 투입되기 때문입니다.
기자) 의회에서는 정부의 이런 계획에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야당인 공화당은 크게 반기지 않고 있습니다.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공화당은 ‘비정부적인’ 수단을 선호하는데요. 그러니까 이런 사회적 문제는 민간이 주도해 해결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런 비판을 의식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28일) 연설에서 이 일이 당파적인 일이 돼서는 안 된다며, 기아 종식을 위한 초당적인 노력을 의회에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의에 대한 민간 단체 쪽의 반응도 살펴볼까요?
기자) 뉴욕에 기반을 둔 식량 단체 ‘와이헝거(WhyHunger)’의 노린 스프링스테드 국장은 “2030년 기아 종식은 매우 야심 찬 목표”라고 평가했습니다. 스프링스테드 국장은 “연방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많다”면서도, “하지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연방 정부와 주 정부, 지방정부, 기업, 자선단체 그리고 모든 시민사회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정부가 이들 모두의 의견을 듣고 협조하에 전략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기아 문제 해결을 다른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고요?
기자) 네,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선 식량이 오가는 ‘공급망’이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비영리 단체인 ‘푸드탱크’의 대니엘 니렌버그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과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국제 공급망이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만약 우리가 여기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면 우리 자신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는 걸 알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부, 민간 투자와 더불어 지역 공급망에 대한 더 많은 투자”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 7월 4일,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발생한 총격과 관련해 소송이 제기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일리노이주 하이랜드파크에서 독립기념일 행렬을 향해 총기범이 무차별 총격을 가해 7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치는 일이 있었는데요. 총격 피해자와 희생자 유족이 28일 사건에 대한 피해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피해자들이 누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겁니까?
기자) 총기 제조사인 ‘스미스 앤드 웨슨(S&W)’과 총기 판매상 두 곳 그리고 사건 용의자인 로버트 크리모 씨와 그의 아버지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총기 사망 피해자와 유족들은 레이크카운티 법원에 이들을 상대로 한 여러 건의 소장을 제출하고 피고들로 인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참사가 일어났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하이랜드 총격 사건이 어떤 일이었는지 되짚어 보고 갈까요?
기자) 네, 지난 7월 4일, 일리노이주 하이랜드파크에서는 평화로운 독립기념일 축하 퍼레이드가 열리고 있었는데요. 용의자 크리모 씨가 인근 건물 옥상에서 퍼레이드 행렬과 관중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습니다. 당시 사건 현장엔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들이 대부분이었는데요. 크리모 씨는 총격을 가한 뒤 여장을 한 채 현장을 빠져나갔지만, 이후 경찰에 붙잡혔고요. 지난 7월 레이크카운티 검찰은 용의자 크리모 씨를 7건의 1급 살인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소송 내용을 자세히 보죠. 우선 총기 제조사는 왜 소송 대상이 된 겁니까?
기자) 총격 당시 크리모 씨가 범행에 사용한 반자동 소총 ‘M&P15’를 제조, 판매하는 회사가 바로 ‘스미스 앤드 웨슨’인데요. 원고들은 소장에서 이 회사가 문제를 겪는 젊은이들이 ‘군사적 환상’을 갖도록 홍보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스미스 앤드 웨슨’사의 불온한 홍보 메시지는 크리모 씨를 비롯해 총기 난사범이 되려는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 회사가 법적으로 잘못한 부분도 있다는 겁니까?
기자) 네, 원고들은 이 회사가 기만적인 홍보와 대중에게 피해를 주도록 부추겼다는 점에서 일리노이주의 소비자 보호법 두 건을 위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스미스 앤드 웨슨’이 불법적 마케팅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소셜미디어상에서 제품 관련 게시물에 나이 제한을 적용하고, 군사적 내용을 없앨 것 등을 법원에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총격 사건과 관련해 총기 제조사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했을 때 승소 가능성은 어느 정도 있습니까?
기자) 역사적으로 보면, 총기 제조사의 책임을 묻는 건 쉽지 않습니다. 지난 2005년 제정된 ‘합법적 무기거래 보호법’에 따라 총기를 불법적으로 판매하지 않은 이상, 총기 제조사는 대체로 법적 보호를 받게 되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전례가 전혀 없는 건 아닙니다. 지난 2월 총기 난사 사건 유족이 처음으로 거액의 보상금을 받은 일이 있는데요. 지난 2012년, 미 동부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희생자 9명의 가족은 총기 제조사 ‘레밍턴’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7천300만 달러를 보상받기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총기 제조사 외에 다른 소송의 내용도 간단히 볼까요?
기자) 네, 원고들은 크리모 씨에게 총기를 판 온라인 총기 판매상 두 곳에 대해선 하이랜드파크에서 판매가 금지된 공격용 무기를 팔았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크리모 씨를 상대로는 공격과 폭행 그리고 고의에 의한 정신적 가해행위를 이유로, 또 크리모 씨 아버지를 상대로는 크리모 씨가 앞서 자살 시도와 가족 살해 위협을 했음에도 아들이 총기 면허를 받도록 동의서를 써준 데 대해 책임을 물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마지막은 경제 소식이군요?
기자) 네, 올해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마이너스 성장률로 최종 확정됐다는 소식입니다. 상무부는 29일 발표에서 올해 2분기 미국의 GDP가 연율 -0.6%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상무부는 각 분기 GDP 증가율을 속보치와 잠정치, 그리고 확정치 이렇게 세 단계로 나눠서 발표하는데요. 이번에 발표된 자료는 최종 단계인 확정치입니다. 앞서 속보치는 -0.9%, 그리고 잠정치는 -0.6%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잠정치였던 -0.6%로 확정된 거네요. 이로써 미국 경제는 2분기 연속해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앞서 지난 1분기 GDP 증가율이 -1.6%를 기록한 데 이어서 이번까지 두 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게 됐습니다. 기술적으로 볼 때 두 분기 연속된 마이너스 성장률은 경기 침체를 의미하는데요. 다만, 미국의 경기 침체 여부를 공식적으로 판단하는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아직 경기 침체라고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미국 경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이 시작된 지난 2020년 1분기와 2분기에도 연속해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에 빠졌다는 것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진 않았지만, 경기 침체 가능성은 계속 제기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최근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이 같은 경기 침체의 가능성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번 달 연준은 기준금리를 0.75%P 올렸는데요. 세 번 연속해서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린 겁니다. 현재 기준금리는 3%~3.25%입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앞으로도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파월 의장은 이와 관련해 금리는 올리되 경기 침체가 되지 않도록 하는 이른바 '연착륙'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경제 전문가들은 연준의 연속된 금리 인상은 경기 침체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죠?
기자) 네, 애비 오모던비 PNC파이낸셜서비스 그룹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경기 침체 가능성이 더 커졌다면서,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을 통해 금리에 민감한 영역에서 경기 둔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연준의 금리 결정 움직임과 관련된 자료 하나 보고 가겠습니다. 노동 시장과 관련한 자료군요?
기자) 네, 노동부는 29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를 발표했습니다.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24일까지의 한 주 동안 집계된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9만3천 건입니다. 이는 지난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진행자)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낮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죠?
기자)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그만큼 적다는 것을 나타내는 겁니다. 실직자가 적다는 것은 고용 수준이 높다는, 다시 말해서 노동 시장이 아직도 탄탄하다는 것을 뜻합니다. 7월, 약 1천120만 개의 일자리가 열렸는데요. 이는 실직자 한 명당 두 개의 일자리가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진행자) 연준이 이를 어떻게 해석할까요?
기자) 아직까지 노동 시장이 탄탄하다는 것은, 연준이 더 긴축 정책을 펼쳐도 감당할 만한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인식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크리스토퍼 럽키 FWDBOND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 통신에 연준이 앞으로도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럽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둔화하려면 그럴 만한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까지는 주식 시장과 주택 시장에서만 그런 조짐을 보일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연준의 금리 인상을 통해 안정적인 물가 상승률을 달성하려고 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연준은 2%대의 물가 상승률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물가 상승률이 8%대가 넘는 상황인데요. 앞서 ‘브루킹스연구소’가 지원한 연구에서, 연준이 목표로 하는 2%대의 물가 상승률을 이루기 위해선 실업률이 최고 7.5%까지 올라야 할 수도 있다는 결론이 나온 바 있습니다. 지난 8월 미국 실업률은 그 절반 수준인 3.7%였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