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해 본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임시보호신분(TPS)’ 자격을 부여했습니다. 플로리다주 의회가 임신 15주가 지난 후의 낙태를 금지하는 새로운 낙태 제한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미국 일부 주가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 '틱톡(TikTok)'에 대한 합동 조사에 나섰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에 있는 우크라이나인들이 한동안 추방 걱정 없이 미국에 머물 수 있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본국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임시보호신분(TPS)’ 자격을 부여했기 때문입니다. 미 국토안보부는 3일, 미국에 들어와 있는 우크라이나인 수만 명에게 TPS를 적용해 18개월 동안 미국에 머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이 TPS가 구체적으로 어떤 제도인가요 ?
기자) ‘임시보호신분(Temporary Protected Status)’, 영어 약자로 TPS라고 부르는 이 제도는 미국 ‘이민국적법’에 따라 무장 분쟁이나 자연 재해 그리고 안전한 귀환을 보장할 수 없는 특별한 상황을 겪고 있는 나라에서 온 외국인을 추방하지 않고, 미국에 임시로 머물 수 있게 해주는 제도입니다.
진행자) TPS 자격만 있으면 미국에서 계속 합법적으로 살 수 있는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TPS는 영구적인 체류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TPS 신분이라고 해서 자동으로 영주권이나 시민권 취득 자격이 주어지지는 않는데요. 이번에 TPS 자격이 주어진 우크라이나인들도 18개월까지 한시적으로 미국에 머무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추방 대상에서 제외되고요. 합법적으로 일도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인들이 TPS 적용 대상이 되기 위한 특별한 기준도 있습니까?
기자) 네, 이번 달 1일을 기준으로 미국에 머무르고 있었던 우크라이나인들만 대상이라고 국토안보부는 설명했습니다. 그러니까 3월 2일부터 미국에 입국한 우크라이나인들은 임시 체류 신분을 받지 못하는 겁니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은 성명에서 “러시아의 계획적이고 정당한 이유 없는 우크라이나 공격은 전쟁을 초래했다”라고 밝히고, 또 이는 “우크라이나인들이 본국을 떠나 다른 국가에서 피난처를 찾게 만들었다”며 이번 조처의 배경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바이든 행정부의 이번 결정은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이뤄지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날(3일) 이민세관단속국(ICE)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인도적 위기’를 이유로 우크라이나로 가는 추방 항공편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연합(EU)도 같은 날 회원국으로 오는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에게 거주권을 보장하는 방안에 합의했는데요.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군사 작전이 시작된 이후, 100만 명 이상의 우크라이나인들이 피란민으로 내몰렸습니다.
진행자) 그럼, 국토안보부의 조처로 TPS 자격을 받게 될 우크라이나인들은 얼마나 됩니까?
기자) 앞서 미국의 싱크탱크인 이민정책연구소(MPI)는 시민권이나 영주권이 없는 약 3만 명의 우크라이나인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정했는데요. ‘CNN’ 방송은 국토안보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TPS 자격을 신청할 수 있는 우크라이나인이 7만5천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진행자) 추산치에 차이가 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적지 않은 숫자가 혜택을 보는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정부의 결정이 나오기 전부터 이민 옹호 단체들과 일부 의원들은 우크라이나인들의 강제 추방을 중단할 것을 정부에 요구해 왔습니다. 지난달 28일, 10여 명의 상원의원이 바이든 대통령 앞으로 서한을 보내기도 했는데요. 이들 의원은 서한에서, 미국 정부가 미국 내 우크라이나인들에게 TPS 자격을 부여해 이들이 전쟁터로 돌아가게 되는 걸 막아달라고 호소했었습니다.
진행자) 정부의 결정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이민 옹호 단체들은 크게 환영하면서도 한편으론,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을 위해 미국 정부가 좀 더 많은 역할을 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NPR’ 방송은 전국이민포럼(NIF) 알리 누라니 대표의 성명을 전했는데요. 누라니 대표는 성명에서 우크라이나인들에게 TPS 신분을 부여한 조처는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한 피난처가 되어온 미국의 역사를 이어가는 중요한 움직임이지만, 이런 유산을 이어가기 위해선 정부가 이민 재정착 시설 확충을 우선순위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 동남부 플로리다주 의회가 새로운 낙태 제한법안을 통과시켰군요 ?
기자) 그렇습니다. 플로리다주 의회 상원이 3일, 임신 15주가 지난 후의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찬성 23대 반대 15로 통과시켰습니다. 앞서 지난달 16일 하원에서 승인된 법안이 이날 상원에서도 통과하면서 이제 론 드샌티스 주지사의 서명만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법안의 내용을 살펴보죠. 15주가 지나면 아예 낙태를 못 하는 겁니까?
기자) 산모가 목숨을 잃거나 장애를 가질 위험이 있을 경우, 또는 태아가 치명적인 기형을 입을 위험이 있을 경우엔 예외적으로 낙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이 외에는 낙태가 전면 금지되는 건데요. 민주당 의원들은 강간이나 근친상간 등으로 임신한 경우도 예외로 적용하려고 했지만 결국 법안에 담는 데 실패했고요. 표결에서도 의원들의 소속 정당에 따라 찬반이 확연히 갈렸습니다.
진행자) 플로리다 주의회는 현재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나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은 낙태를 여성의 선택으로 보는 반면, 공화당 측에선 태아도 생명으로 간주해 낙태를 엄격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따라서 공화당이 강세를 보이는 플로리다주에서도 낙태를 금지하는 입법이 추진된 겁니다.
진행자) 표결을 앞두고 팽팽한 토론이 이어졌다고요?
기자) 네. 민주당 의원들은 여성의 입장에서 낙태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성폭력으로 인해 임신한 여성의 정서적 필요를 고려해야 하고, 또 법 개정으로 여성들이 낙태 시술을 위해 다른 주로 가게 될 경우 직면할 수 있는 위험을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반면, 공화당 의원들은 임신이 형성된 상황에 따라 태아를 죽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법안이 주 상∙하원을 다 통과했으니까 이제 주지사가 서명하면 주법으로 효력을 갖게 될 텐데, 드샌티스 주지사는 해당 법안에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주지사실 대변인은 3일, “드샌티스 주지사는 낙태에 반대하는(pro-life) 입장으로, 법안의 내용에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왔다”라고 밝혔습니다. 드샌티스 주지사 역시 공화당 소속인데요. 주지사가 서명하면 법안은 7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가게 됩니다.
진행자) 현재 플로리다주 낙태법 규정은 어떻게 돼 있습니까?
기자) 임신 24주가 지나면 낙태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기 기간’이 없어서 낙태를 원하는 여성은 시술소를 찾아 바로 낙태 시술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최근 낙태법을 강화한 인근 남부지역 주들에서 임산부들이 플로리다주를 찾아와 낙태 시술을 하고 돌아가곤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제 플로리다주에서도 낙태가 쉽지 않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플로리다주뿐 아니라 애리조나주 상원, 그리고 웨스트버지니아주 하원도 최근 임신 15주가 지난 이후의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는데요. 이런 움직임은 미시시피주의 낙태 제한법을 본떠 추진되고 있는 겁니다. 미시시피주는 2018년부터 임신 15주 지난 후의 낙태를 대부분 금지하는 낙태 제한법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 미시시피주의 낙태 제한법은 연방대법원에 올라가 있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대법원은 현재 보수 성향 대법관 6명에 진보 성향 대법관 3명으로 보수 절대 우위를 보이고 있는데요. 만약 대법원이 미시시피주의 낙태법을 지지할 경우 반세기 전에 나온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이 번복되는 만큼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로대 웨이드 판결은 임신 23주~24주가 되기 전에는 임신한 여성이 스스로 임신 상태에서 벗어나는 결정을 할 권리를 인정한 판결로, 미국에서 최초로 낙태를 합법화한 판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시시피주 낙태 제한법에 대한 대법원판결은 오는 6월쯤 나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최근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꼽자면 바로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틱톡(TikTok)’을 꼽을 수 있는데요. 미국 일부 주가 합동으로 이 플랫폼에 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8개 주가 2일 틱톡에 관한 합동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8개 주는 캘리포니아와 매사추세츠, 플로리다, 켄터키, 네브래스카, 뉴저지, 테네시, 그리고 버몬트 주입니다.
진행자) 먼저 틱톡이라는 게 어떤 애플리케이션인지 간단하게 알아볼까요?
기자) 네, 틱톡은 중국 IT 기업 ‘바이트댄스(ByteDance)’가 소유하고 있는 애플리케이션입니다. 지난 2016년에 출시됐는데, 기본적으로 ‘숏폼(short form)’ 공유 앱입니다. ‘숏폼’은 짧은 형식이란 뜻인데요. 몇 초에서 1분 등 아주 짧은 길이의 동영상 콘텐츠를 의미합니다. 빅데이터 플랫폼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틱톡에 올라오는 콘텐츠 가운데는 오락물(entertainment)이 가장 많고요. 이어서 춤, 운동, 집수리, 미용, 패션 등과 관련한 동영상이 많이 올라옵니다.
진행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앱을 사용하고 있죠?
기자) 전 세계적으로 틱톡의 누적 다운로드 횟수는 30억 회를 넘었습니다. 그리고 이 앱을 활발하게 이용하는 적극 사용자들은 월 10억 명에 달합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이 앱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죠?
기자) 틱톡 사용자들은 특히 미국에 많습니다. 미국의 월별 적극 이용자들은 1억3천만 명에 달합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틱톡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연령대는 바로 10대인데요. 전체 틱톡 이용자들 가운데 10세에서 19세 사이의 10대 사용자가 32.5%에 달합니다. 이어 20대가 29.5%이고요, 30대가 16.4%, 그리고 40대 13.9% 순입니다.
진행자) 10대들이 특히 이 앱에 관심을 두고 사용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죠?
기자) 바로 사용의 용이성 때문인데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틱톡은 짧으면 몇 초, 길어야 1~2분 분량의 짧은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큰 노력 없이 쉽게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댓글 등으로 반응을 보일 수 있어 10대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 8개의 주가 합동 조사를 발족한 것은 바로 이 나이와 연관이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틱톡이 젊은 사용자들에게 가하는 신체적, 그리고 정신적 위해성에 관해서 조사하겠다는 건데요. 마우라 힐리 매사추세츠주 법무부 장관은 성명에서 이번 조사는 틱톡이 젊은 사용자들이 이 앱의 사용 시간을 늘리고 더 자주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틱톡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10대 등 젊은 이용자들이 받는 위해성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자) 가장 먼저 중독성입니다. 관심 있는 동영상을 끊임없이 제공함으로써 10대들이 계속 이를 시청하게 되면서 결국 중독에 이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개인당 하루 평균 틱톡 사용 시간은 52분으로 거의 1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또 어떤 유행성이 제기되고 있죠?
기자) 미국의 최대 가족 잡지인 ‘페어런츠(Parents)’는 최근 틱톡과 관련해 부모가 주의할 내용을 정리했는데요. 이 매체는 틱톡을 통해 10대들이 성적으로 또는 정신적으로 유해한 동영상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10대들이 자신들이 직접 촬영해 공유한 영상에 달리는 댓글 등을 통해서 위축되거나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더해 텍사스주는 앞서 지난달 틱톡에 대한 자체 조사 착수를 발표했는데요. 켄 팩스턴 택사스주 법무부 장관은 어린이들의 개인 정보 침해, 인신매매의 잠재적 가능성과 관련한 혐의를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틱톡은 이번 합동 조사 착수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혔죠?
기자) 네, 틱톡은 성명을 통해 이번 조사가 자신들이 이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며 조사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틱톡은 10대들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안전과 사생활 보호 정책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틱톡 조사 착수 발표에 앞서 젊은 사용자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받는 유해성에 대한 지적이 있었죠?
기자) 네, 맞습니다. 바로 ‘인스타그램’인데요. 인스타그램의 모회사는 얼마 전 ‘메타’로 사명을 변경한 ‘페이스북’입니다. 그런데 ‘페이스북’에서 일했던 내부 고발자 프랜시스 하우건 씨가 지난해 인스타그램이 청소년 정신건강에 악영향 방임했다고 폭로하면서 정치권에서도 이 사안을 다뤘고요. 어린이용 인스타그램 출시를 예고했지만 결국 문제가 불거지자 사측은 결국 이를 철회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