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문서 유출 의혹과 관련한 재판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11월 대선 이전에 재판이 열릴 가능성이 크게 줄었습니다. 중국에 모기업을 둔 스마트폰 앱 틱톡이 미국 내 사업권을 강제 매각하는 법에 반발해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이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문서 유출 의혹과 관련한 재판이 연기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플로리다 남부연방법원의 에일린 캐넌 판사는 7일, 당초 오는 20일로 예정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취소했습니다. 이후 새로운 재판 날짜를 잡지 않으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문서 유출 의혹 재판은 무기한 연기됐습니다.
진행자) 판사가 재판을 연기하는 이유를 뭐라고 밝혔습니까?
기자) 네, 캐넌 판사는 5페이지 분량의 명령서에서 기밀문서를 취급하는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재판 날짜를 확정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으며, 계류 중인 다양한 사전 재판 신청을 완전하고 공정하게 다뤄야 하는 법원의 의무에도 어긋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해당 재판과 관련해서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나 보군요?
기자) 맞습니다. 캐넌 판사는 재판 전 여러 법적 문제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고요. 따라서 트럼프 전 대통령 측과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한 잭 스미스 특검 측 모두 재판 일정이 연기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 스미스 특검 측은 따라서 재판을 7월에 시작할 수 있도록 요청했는데요. 하지만 캐넌 판사가 새로운 재판 일정을 잡지 않으면서, 관련 재판이 11월 대선 전에 시작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사건에 관한 재판인지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21년 퇴임 후 연방법에 따라 정부 문서를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 반납하지 않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의 자택으로 가져갔고 또 이후 정부의 반환 요청에 협조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사건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가 구체적으로 뭔가요?
기자) 법원이 공개한 공소장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는 37개에 달하는데요. 국방과 관련한 기밀 정보를 의도적으로 보유한 혐의가 31건이고요. 문건 은닉, 허위 진술 등과 같은 사법 방해 관련 혐의가 6건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들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사건 외에 형사 기소된 건이 더 있죠?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밀문서 유출 혐의를 포함해 총 4건의 형사 사건으로 기소됐습니다. 스미스 특검은 기밀문서 유출 혐의 외에 대선 결과 뒤집기 의혹과 관련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연방대법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면책 특권 주장을 심리하고 있기 때문에 대선 결과 뒤집기 의혹 관련 재판이 언제 열릴지는 불분명합니다.
진행자) 다른 2가지 형사 기소 내용은 뭔가요?
기자)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조지아주의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검찰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작년 8월 풀턴카운티 구치소에 자진 출두해 범인 식별 사진을 촬영한 후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는데요. 하지만 아직도 첫 공판 날짜가 잡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나머지 1건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성추문 입막음 혐의에 관한 재판인데요. 이 재판은 현재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이미 진행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자신과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한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 씨의 폭로를 막기 위해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 씨를 통해 ‘입막음 돈’을 지급한 뒤 그 비용과 관련한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진행자) 7일에도 심리가 열렸는데 핵심 인물이 증인으로 출석했다고요?
기자) 네, 대니얼스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대니얼스 씨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성관계를 거부하진 않았지만, 두 사람 사이에 권력 불균형(power imbalance)이 있었다고 배심원들 앞에서 말했는데요. 이후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침묵을 지킨 대가로 13만 달러를 받은 것에 관해 노골적이고 거침없는 태도로 증언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의혹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황이 처음으로 당사자를 통해 공개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대니얼스 씨는 증언에서, 지난 2006년 미 서부 네바다주 레이크타호 인근에서 열린 골프 대회 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호텔 스위트룸으로 저녁 식사를 초대했으며, 이후 성관계를 가졌다고 말했습니다. 대니얼스 씨는 또 그날 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이 진행하는 유명 TV 쇼 ‘어프렌티스’에 출연할 것을 제의했다고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 면전에서 이런 이야기가 다 나온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피고인석에 앉아 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니얼스 씨의 증언에 고개를 저어 보이거나 다른 사람이 들릴 정도로 욕설을 하기도 했는데요. 재판 후 공개된 법정 속기록에 따르면, 재판을 담당한 후안 머천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을 재판장석 옆으로 불러 주의를 주기도 했습니다. 머천 판사는 변호인에게 “당신의 의뢰인(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시점에 화가 난 것은 이해하지만, 소리가 나게 욕설을 하고 눈에 보이게 고개를 흔드는 건 모욕적인 행동”이라며 “이는 증인에게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 있고 배심원들도 이를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은 대니얼스 씨의 증언에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이날(7일) 오후 대니얼스 씨의 증언이 선정적이라며 캐넌 판사에게 심리 무효(mistrial) 선언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캐넌 판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데요. 다만, 증언 중 일부는 “말하지 않는 것이 더 나았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대니얼스 씨 증언은 마무리된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8일 수요일 하루는 휴정하고요. 9일에 대니얼스 씨가 다시 증인으로 출석할 것으로 보입니다. 7일 심리 후 뉴욕 검찰 측은 대니얼스 씨에게 할 질문이 더 많이 남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만약 이번 재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죄가 인정되면 어떻게 됩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는 총 34개인데요. 각 혐의에 대해 최대 4년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즉각 항소하겠지만, 그래도 11월 대선을 앞두고 큰 타격이 될 수 있는데요. 따라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과 관련한 재판을 최대한 대선 이후로 연기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만약 재판 전에 대선에서 승리해 대통령이 되면 자신에 대한 기소를 종료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질 수 있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짧은 동영상을 공유하는 앱 ‘틱톡’, 젊은 층에 특히 인기 있는 소셜미디어인데요. 이 틱톡이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틱톡은 7일, 자사의 미국 내 사업권 강제 매각을 요구하는 법의 시행을 정지시켜 달라며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틱톡은 워싱턴 D.C. 연방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미 의회가 마련한 틱톡 금지법은 미국 수정헌법 1조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틱톡 금지는 명백한 위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해당 법이 어떤 내용인지 먼저 알아보고 갈까요?
기자) 네, 미국의 새 법은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기업 바이트댄스가 270일 이내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도록 요구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국 내 서비스가 금지됩니다. 또 대통령에게 90일간 매각 시한을 한 번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요. 그러니까 바이트댄스의 사업권 매각 시한은 최장 1년이 되는 겁니다. 미 의회는 해당 내용을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타이완에 대한 대외 안보 지원안에 연계해 통과시켰고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법안에 서명했습니다.
진행자) 의회는 왜 이런 법을 제정하게 된 겁니까?
기자) 미국 정부와 의회는 틱톡이 1억7천만 명에 달하는 미국인 사용자 정보를 중국 정부에 넘김으로써 안보 위기를 초래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틱톡은 미국인 사용자의 데이터를 중국과 공유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공유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인데요. 틱톡 측은 소장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미 의회는 단일 특정 플랫폼을 영구적이고 전국적으로 금지하는 법을 만들었다며”며 이는 “전 세계 10억 명 이상이 참여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모든 미국인이 참여하는 걸 금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만약 틱톡이 법이 제시한 시한까지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으면 어떻게 됩니까?
기자) 틱톡 측은 내년 1월 19일에 틱톡을 강제로 폐쇄하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새로운 법에 따라 미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것이 상업적, 기술적, 법적으로도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소송이 진행되면 법 시행은 지연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법적 분쟁이 시작되면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하는 움직임은 여러 차례 있었고 또 이를 둘러싼 법적 싸움도 이어졌습니다. 지난 2020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틱톡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법원에서 제동을 걸었습니다. 또 몬태나주는 지난해 주내 틱톡 사용을 전면 금지했지만, 법원의 명령으로 시행이 일시 정지된 상황입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틱톡 측이 소송을 제기한 데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연방 법무부는 소송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습니다. 다만 하원 중국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이자 하원에서 틱톡 금지법안을 발의했던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의원은 7일 성명을 내고 “새 법은 틱톡과 같은 앱에 대한 바이트댄스의 소유권으로 발생하는 국가 안보 위협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이제 바이트댄스는 매각 절차를 시작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보이스카우트연맹(Boy Scouts of America)이 명칭을 변경한다고요.
기자) 네, 미국 보이스카우트연맹은 7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린 전국회의에서 이름을 ‘스카우팅 아메리카(Scouting America)’로 변경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보이스카우트는 청소년들이 야외 활동 등을 통해 건강한 정신을 기르고 신체를 단련하기 위해 도와주는 모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1900년대 초 영국에서 처음 시작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보이스카우트가 이름을 왜 바꾸는 거죠?
기자) 회원 수 때문으로 보입니다. 로저 크론 회장은 발표 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회원 수가 적은 것을 언급하면서, 보이스카우트를 보다 포괄적인 조직으로 바꾸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크론 회장은 또 "앞으로 100년 동안 우리는 미국의 모든 청소년이 우리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을 매우 환영받는다는 느낌을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름 변경은 114년 연맹 역사상 처음인데요. 바뀐 이름은 창립 115주년이 되는 2025년 2월 8일부터 적용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현재 회원 규모가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미국 스카우트는 회원 수가 500만 명이던 1972년 제일 규모가 컸습니다. 이후 2018년에 200만 명을 넘는 수준이었다가 현재는 100만 명을 조금 넘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기간에도 회원수가 많이 줄었고요. 현재 100만 명 가운데17만6천명 정도의 여자 어린이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진행자) 보이스카우트에 여자 어린이들도 가입을 할 수 있군요.
기자) 보이스카우트는 2018년부터 7살부터 10살까지 여자아이들을 컵스카우트(Cub Scout)란 이름으로 가입할 수 있게 했습니다.
진행자) 걸스카우트 조직이 따로 있는데, 왜 미국 보이스카우트연맹이 여자아이들을 받아들이기로 한 겁니까?
기자) 당시 보이스카우트연맹 측은 여자아이들을 받아들여 달라는 외부 요청 때문이라고 밝혔는데요. 부모들이 자녀를 한 군데에 보내고 싶어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하지만, 회원 수를 늘리기 위한 꼼수란 지적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당시 걸스카우트 측에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보이스카우트가 11살에서 17살까지의 여학생 모집 대상을 확대하면서 프로그램 이름을 ‘스카우트 BSA’로 바꾸자 상표권을 침해당했다며 2018년에 소송을 냈습니다. 결국 소송은 합의로 마무리됐습니다. 이후에도 보이스카우트와 충돌해 왔던 미국 걸스카우트는 7일 보이스카우트 이름 변경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AP통신은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보이스카우트연맹이 오랫동안 성소수자들도 받아들이지 않았었죠?
기자) 네, 보이스카우트는 1990년 회원이었던 제임스 데일 씨가 럿거스대학의 동성애자 모임의 회장이라는 사실을 알고 제명했다가 대법원에서 패소했습니다. 이후 2013년에는 동성애 청소년에게 가입을 허용했고, 2015년에 동성애자 성인 지도자들에 대한 전면 금지 조치를 풀었고, 2017년에는 성전환 청소년도 가입을 받아줬습니다.
진행자) 과거에는 보이스카우트에 성추문도 있었네요.
기자) 2020년 보이스카우트는 파산보호를 신청했었습니다. 스카우트 활동 과정에서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한 8만 명에게 보상을 하는 과정에서 24억 달러가 소요됐기 때문이었습니다. 한편 전미여성기구(National Organization for Women)는 이번 보이스카우트의 이름 변경을 환영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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