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의사당 난입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미 하원 특별위원회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소환장을 발부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증언 출석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난 9월 미 남부 국경을 넘은 불법 입국자 수가 또다시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기간을 거치며 학생들의 수학과 독해 성적이 크게 떨어졌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회 소환장을 받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작년 1월 6일 발생한 미 의사당 난입 사태를 조사 중인 연방 하원 특별위원회가 21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소환장을 발부했습니다. 특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14일까지 증언을 위해 출두할 것을 요구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회 의원들, 극단주의 단체 등과 주고받은 모든 대화 내용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하원 특위가 뭐라고 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소환했습니까?
기자) 민주당 소속의 베니 톰슨 특위 위원장과 공화당 소속인 리즈 체니 부위원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에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소환이 중대하고 역사적인 행동이라는 점을 인정한다”며 “이 조처를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간 조사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한 다방면의 시도를 “개인적으로 조직했다는 압도적인 증거를 수집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원 특위 조사가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 소환으로 귀결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작년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인증을 막기 위해 의사당에 난입하는, 미 역사상 유례가 없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하원에서 특위가 꾸려져 관련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특위는 지난 15개월 동안 9차례 공개청문회를 비롯해 1천 명이 넘는 사람을 인터뷰했는데요. 지난 13일, 특위는 마지막 공개청문회를 마친 후 투표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소환을 만장일치로 의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특위는 의사당 난입 사태에 대한 책임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있다고 보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소환을 결정하면서, ‘의사당 난입 사건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 바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라고 봤고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중 앞에서 증언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특위의 소환장에 어떻게 대응할까요?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실제로 증언에 나설지는 불분명합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위의 소환 결정을 ‘정치적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환에 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진행자) 정치권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소환과 관련해 어떤 말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23일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회에 나타날 만큼 남자답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그의 변호인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두해 선서하에 증언하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라며 “그가 의회에 나타날 만큼 남자다운지는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환에 응할 만한 용기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는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사실 민주당 소속인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 초부터 대립각을 보여왔습니다. 두 사람의 관계를 보여주는 결정적인 사건은 지난 2020년 2월 4일 있었던 국정연설 현장이었습니다. 당시 국정연설을 하러 연단에 올라오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펠로시 의장이 악수를 청했지만, 거절당했는데요. 이후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설을 막 끝내려는 순간, 대통령 뒤에서 연설문을 찢어버렸고요. 그 모습이 TV로 생중계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트럼프 전 대통령 본인은 특위의 소환장을 받은 뒤 어떤 행보를 보였습니까?
기자) 특위가 소환장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차기 대선 출마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2일 미 남부 텍사스주 롭스타운에서 다음 달 8일 중간선거에 나서는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하는 유세 현장을 찾았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나는 두 번 출마했고, 두 번 이겼다. 두 번째는 첫 번째보다 훨씬 더 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우리나라를 다시 성공적이고 안전하고 영광스럽게 만들기 위해, 아마 다시 이 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공식 출마 선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차기 대선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는 말로 들리네요.
기자) 맞습니다. 그리고 연설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전히 자신이 지난 2020년 재선 도전에서 승리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22일) 연설에서 “나는 2016년 때보다 2020년에 수백만 표를 더 받았다”며 역대 그 어느 대통령보다 많은 표를 받았다고 주장했는데요. 지난 대선 결과에 아직도 승복하지 않고 있는 겁니다.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도 재선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2024년 차기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맞붙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 고령이라는 점이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현재 79세로 이미 미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만약 재선에 성공하면 86세에 두 번째 임기를 마치게 됩니다. 지난 7월 ‘뉴욕타임스’신문과 시에나대학이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원의 26%만이 바이든 대통령을 차기 대선주자로 원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출마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나이였습니다.
진행자) 이런 여론에 바이든 대통령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고령이지만,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3일 MSNBC 방송에 출연해 “나는 건강이 좋다”며 “신체적으로 모든 것이 잘 작동하고 있으며 정신적으로도 그렇다”고 밝혔는데요. 나이가 아니라 자신이 현재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점에 비춰 판단해줄 것을 유권자들에게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계속해서 미 남부 국경 상황을 좀 살펴보죠. 지난달에 남부 국경을 넘은 입국자 수가 또 기록을 세웠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이 21일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지난 9월 미 남부 국경에서 불법 입국을 시도하다 적발된 건수는 22만7천500여 건에 달했습니다. 2022 회계연도 들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을 보인 건데요. 앞선 8월보다는 11.5% 그리고 1년 전인 지난 2021년 9월보다는 18.5%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진행자) 2022회계연도가 9월로 종료되지 않았습니까? 회계 연도 전체로 봤을 때 불법 입국 적발 건수는 어느 정도 됩니까?
기자) 2022 회계연도의 총 월경 적발 건수는 238만 건이었습니다. 전년 회계연도에 173만 건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37%나 증가한 수치로 연간 총 적발 건수가 200만 건을 돌파한 건 처음입니다. 또 지난 2019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와 비교하면 2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진행자) 회계 연도 마지막 달까지 이렇게 국경을 넘은 사람이 증가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베네수엘라와 쿠바, 니카라과에서 온 이주자들이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9월, 이 세 나라 출신의 적발건수가 7만8천 건을 차지했는데요. 통상적으로 가장 큰 비중을 자치하는 멕시코와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등 중미 출신의 적발 건수 5만8천 건보다 훨씬 더 많았습니다.
진행자) 불법 입국자 출신국이 이렇게 변화를 보인 계기가 있습니까?
기자) 베네수엘라와 쿠바, 니카라과의 정치적 억압과 경제 위기 상황 등이 이유로 꼽힙니다. 그리고 베네수엘라 출신 이주자가 많아진 것은 미국의 공중 보건 규정인 ‘타이틀 42(Title 42)’와도 관련 있습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확산하자 지난 2020년 3월,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타이틀 42를 발동해 남부 멕시코 국경지대를 불법으로 넘는 이주자들을 국경에서 즉각 추방할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타이틀 42 규정과 베네수엘라인 증가가 무슨 연관이 있는 겁니까?
기자) 멕시코가 미국이 보낸 베네수엘라인을 거부하고, 또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외교관계가 경색돼 베네수엘라인들을 본국으로 보내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서 이들을 미국 내에서 풀어주게 된 겁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타이틀 42 폐지 수순을 받으려고 했지만, 법원에서 제동이 걸려 여전히 시행 중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베네수엘라 출신 입국자가 계속 늘어날 수도 있다는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12일, 남부 국경을 넘어오는 불법 입국자를 멕시코로 추방하는 새로운 행정 조처를 발표했고요. 이에 따라 멕시코 국경을 통해 불법으로 미국 입국을 시도하는 베네수엘라인들을 멕시코로 바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 당국은 실제로 12일 이후 베네수엘라 출신 입국자가 80%나 급감했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수만 명의 우크라이나인을 받아들인 것과 마찬가지로, 재정적 후원자를 통해 공항으로 미국에 입국하는 베네수엘라 이민자를 최대 2만4천 명까지 수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9월 입국자 추이는 다음 달 8일에 있을 중간선거를 앞두고 나온 마지막 이민자 통계죠?
기자) 그렇습니다. 각종 여론 조사에 따르면 이민자 문제는 주요 선거 현안 가운데 하나입니다. 특히 공화당은 민주당의 느슨한 이민 정책이 남부 국경 위기 사태를 가져왔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9월 불법 입국자 보고서에 대해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들은 22일 성명을 냈는데요. “말도 안 된다.(You’ve got to be kidding.)”는 딱 한 문장이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 결과가 발표됐군요?
기자) 네, 미국 교육부 산하 ‘교육통계국립센터(NCES)’가 24일, 올해 미국 ‘국가교육성취도평가(NAEP)’ 결과를 공개했는데요. 이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기간에 학생들의 수학 능력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19년에서 2022년 사이 4학년과 8학년 학생들의 수학과 독해 성적이 크게 하락한 겁니다. NCES는 앞서 지난 9월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사전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이날(24일) 4학년과 8학년을 합친 포괄적인 내용을 공개됐습니다.
진행자) 국가교육성취도평가(NAEP)라는 게 뭔지 간단히 살펴볼까요?
기자) 네, 이는 말 그대로 미국 학생들의 ‘성적표(Nation’s Report Card)’로,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감독하기 위해서 지난 1969년부터 실시해 왔습니다. 이 평가는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고, 미국 전역 각 지역에서 일부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건데요. 올해는 지난 1월부터 3월 사이에 실시됐습니다. 4학년은 미국 전역 약 5천800개의 학교에서 22만4천 명이 참여했고, 8학년은 약 5천200개 학교에서 22만2천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진행자) 먼저 수학 성적을 확인해 볼까요?
기자) 네, 우선 4학년 학생들의 성적을 보면요. 전국적으로 지난 2019년 평균 241점이던 수학 성적이 236점으로 5점 떨어졌습니다. 8학년 학생들의 성적도 떨어졌습니다. 지난 2019년 282점이던 평균 점수가 2022년에는 274점으로 8점 떨어졌습니다. 학생들의 수학 성적이 이렇게 크게 하락한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진행자) 학년별 수학 성적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기자) 4학년 학생을 성적에 따라서 총 5개 그룹으로 나눴을 때 모든 그룹 학생들의 성적이 떨어졌습니다. 상위 90% 이상 학생의 경우는 앞선 2019년보다 2점 떨어졌고요. 하위 10% 이하 학생들은 7점 떨어졌습니다. 4학년 학생 가운데 성취도평가 기본 수준에 미달하는 학생은 4명 가운데 1명입니다. 8학년은 그룹별 하락 폭이 더 컸습니다. 상위 90% 이상 학생의 그룹은 2019년에 비해 8점이나 떨어졌고요. 하위 10% 이하 학생 그룹은 6점 떨어졌습니다. 성취도평가 기본 수준에 미달하는 8학년 학생은 10명 가운데 거의 4명에 달하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이번 자료를 발표한 교육통계국립센터가 특히 이 같은 수학 성적 하락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고 하는군요?
기자) 맞습니다. 특히 8학년 학생들의 수학 성적 하락이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8학년은 수학 교육에서 아주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특히 이 시기는 향후 수학과 과학에서 더 많은 배움과 잠재적 진로를 위해 핵심 수학 능력을 개발시키는 단계라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독해 성적은 어떤가요?
기자) 4학년과 8학년의 독해 성적 역시 팬데믹 기간을 지나면서 각각 220점에서 217점, 그리고 263점에서 260점으로 3점씩 떨어졌습니다. 독해 역시 평균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학생들의 비중이 4학년과 8학년 모두 늘었습니다.
진행자) 학업 성취도별 그룹의 독해 성적은 어떤가요?
기자) 수학과 마찬가지로 거의 모든 단계의 그룹에서 독해 성적이 하락했습니다. 4학년 상위 90% 이상 그룹의 학생들만 성적 변화가 없었고요. 나머지 4학년 8학년 모든 그룹 학생의 성적은 적게는 1점에서 많게는 6점까지 떨어졌습니다.
진행자) 이번 결과에서 성적 상위 그룹 학생들과 하위 그룹 학생들 간의 차이가 나는 부분이 확인됐다고 하는군요?
기자) 맞습니다. 바로 상위 성적 그룹의 학생들은 하위 그룹의 학생들보다 핵심 학습 자원에 보다 많이 접근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핵심 학습 자원에 접근할 수 있었다는 것은, 이들이 컴퓨터나, 노트북, 혹은 태블릿 PC를 항상 활용할 수 있었고 일정 시간 조용하게 학습할 수 있는 장소가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8학년의 경우, 성적 상위 그룹의 학생들은 거의 매일 교사로부터 화상 교육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확인된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 하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기자) 페기 카 국립교육통계센터 센터장은 모든 학생이 코로나 팬데믹에 얼마나 취약했는지 이번 결과가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카 센터장은 그러면서 교육자들과 어린이들, 그리고 가족을 돕는 파트너로서 정책 입안자들과 모든 단계의 지역사회 지도자들이 한데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