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의한 천안함 피격 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 그리고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용사들을 기리는 서해수호의 날 행사가 한국에서 열렸습니다. 슬픔을 가슴에 묻고 지내는 용사들의 가족, 그리고 생존자들을, 한상미 기자가 만났습니다. (영상취재: 김형진 / 영상편집: 강양우)
10년 전인 2010년 3월 26일 밤.
경계 임무를 하던 천안함이 피격됐습니다.
40명 사망 6명 실종,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고 한주호 준위도 사망했습니다.
추모행사장에 참석한 천안함 생존자 전준영 씨가 생사를 같이했던 전우들 앞에 섰습니다.
어느덧 10년이란 세월이 무심하게 지나갔습니다.
전역을 앞두고 동기들과 전역복을 맞췄던 기억이 생생한데 지금은 혼자 남았습니다.
전준영 / 천안함 생존장병
“아까 막 화가 나서 눈물이 났었어요. 영상 보는데 계속 아 진짜 북한 아니면 내가 이 자리에 앉아 있지도 않고 유족들 보니까 유족들 울고 있잖아요. 북한 때문에 다 울고 계시고 슬퍼하고 계시고 보지도 못하고 만지지도 못하는 건데…”
한일 월드컵 경기로 들떠 있었던 2002년 6월, 서해 연평도 북방한계선 근처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한국 해군 고속정에 북한 경비정이 기습 공격을 하면서 전투가 벌어졌습니다.
한국 장병 6명이 전사했습니다.
북한군도 13명이 사망했습니다.
제2연평해전에 참전한 뒤 천안함에 승선했다 산화한 박경수 상사의 묘비 앞에 연평해전 참전 용사들이 헌화합니다.
유가족들은 침통한 심정으로 먼저 간 아들과 남편, 아빠를 기립니다.
천안함 전사자 ‘이상희 하사’의 아버지 이성우 씨,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아픔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지만, 나라를 지키다 희생된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합니다.
이성우 / 전사자 ‘이상희 하사’ 아버지
“보고싶죠. 이 마음이야 언젠가 저도 자식의 품으로 가는 날이 있겠죠. 그때까지 하늘나라에서 잘 있고 만날 때까지. 잘 있기를 바라고 또 사랑한다는 말을 꼭 했어야 하는데 살아생전에 그 말을 못했습니다. 그게 참 안타깝고 아쉽습니다.”
‘서해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도발 등 북한의 무력 공격으로 전사한 55용사를 기리는 날로 지난 2016년 한국 정부 기념일로 지정됐습니다.
천안함 전사자 46명과 한주호 준위, 제2연평해전 전사자 6명,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 2명 55명입니다.
취임 후 추모식에 처음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천안함 용사 고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여사에게서 천안함 피격이 누구 소행인지 말해달라는 호소를 들었습니다.
윤청자 여사 / 고 민평기 상사 어머니
“이게 북한 소행인가, 누구 소행인가 말씀 좀 해주세요. 북한 소행이라고 진실로 해본 일이 없어요. 그래서 이 늙은이 한 좀 풀어주세요.”
문재인 / 한국 대통령
“정부 공식 입장에 조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윤 여사는 기부성금 1억원을 해군에 전액 기부해 기관총을 구입하게 했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강한 안보로 반드시 항구적 평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가족들은 문 대통령의 이날 참석으로 천안함 폭침을 부정하고 북한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유가족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첫 참석을 환영하면서도 무력도발을 한 북한에 대해 일절 언급이 없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대전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