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이상설이 돌았던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20일 만에 재등장하면서 미국 내에서는 북한의 권력 변화를 대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 지도자의 신변과 관련된 불확실성을 다시 한번 확인한 만큼 정보와 대비 체계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주말 3주 가까운 잠행을 깨고 공개활동을 재개했지만, 미국 워싱턴에서는 이를 북한 지도부의 안정성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어떠한 북한 권력 구도 변화에도 대처할 수 있는 면밀한 관찰과 비상사태 대비계획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2011년 12월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한국에서 근무했던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VOA에, 김정일 사망 당시에도 사망한 지 이틀이 지나서야 알게 됐다면서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의 건강 상태와 관련해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한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고 항상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과거 북한 당국과 직접 접촉했던 미국의 전직 관리들은 북한 지도자의 공개 활동만으로 건재 여부를 속단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선임보좌관을 역임한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아시아담당 수석 부소장은 김 위원장이 병적 비만 상태로, 줄담배를 피우며, 숨을 헐떡이며 걷는 것은 확실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재등장만으로 그의 건강상태에 대한 의혹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며, 의혹이 여전한 만큼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북한을 주시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김 위원장의 부재 상황을 가정한 미국의 대응 전략을 묻는 질문에 미국 정부가 북한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대응해 나갈 것임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 미국 국무장관 (지난달 29일)
“그것과 관련해 해야 할 많은 일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에 집중해 나갈 것입니다.”
이번 사태를 통해 북한 지도부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고급 정보 라인과 급변사태를 대비한 구체적 비상계획을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켄트 칼더 존스홉킨스 국제관계대학원 동아시아연구소 소장은 북한의 핵무기와 장거리미사일 능력을 고려할 때 이번 상황은 미국과 한국, 일본 당국과 군의 더욱 체계적인 급변사태 대비계획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경험을 통해 북한 권력 승계 시나리오 개발과 김씨 일가를 중심으로 한 정권 최고위층의 대인관계 네트워크를 이해해 실제 급변사태 시 상황파악과 변화에 가장 먼저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