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북한이 한국 내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남북 간 모든 통신선을 차단하겠다고 밝힌 소식을 전하며 북한의 조치를 분석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한국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강경책으로 돌아섰으며, 북한의 심각한 경제난도 반영된 태도로 지적했습니다. 김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강양우)
미국 CNN 방송은 9일 북한이 한국과의 연락 채널을 사실상 전면 차단한 상황을 자세히 전했습니다.
군 통신선을 비롯한 남북 간 직통 연락수단, 핫라인은 서로의 행동과 의도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는 우발적 군사 충돌을 막아주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었다며 북한이 통신선 차단 조치와 함께 한국을 ‘적’으로 규정한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는 북한이 한국과 대립각을 세우겠다는 신호로 위기를 조성하려는 시도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북한의 통신선 차단 조치가 한국 정부로부터 일종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강경책일 것으로 분석하고,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역할이 커진 점에 주목했습니다.
북한은 한국 정부가 자신들과 좋은 관계를 바란다는 점을 알고 이를 악용하고 있으며, 동시에 북한 내에서 새로운 위치를 부여받은 김여정의 위상 강화에 이번 문제를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NBC 방송도 북한의 이번 조치에는 향후 남북대화에서 영향력 확대를 꾀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추정하고,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이 관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더한다고 풀이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남북 통신선 차단 조치는 북한이 오랫동안 써온 매우 진부한 수법이라며, 북한이 과거 수법을 다시 꺼내든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위기와 대북 제재 등으로 북한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이번 조치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한국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북한의 대규모 군중 앞에서 연설했던 때와 비교하며, 언제든 급반전이 이뤄지는 불안정한 한반도 상황에 주목했습니다.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의 대미 외교가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한국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이전에 미국의 압박을 무시하고 북한과 경제적 유대를 강화하기를 바란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중요한 자금원이었던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등을 원했지만, 한국이 북한에 선 비핵화 조치를 요구하자 한국을 대하는 태도가 거칠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VOA뉴스 김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