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미국으로 송환된 직후 숨진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북한 김정은 위원장 등을 상대로 한 한국전쟁 포로들의 손해 배상 소송 승소를 환영했습니다. 또 자신들의 목표는 법적 수단을 동원해 북한의 태도를 변화시키는 것이라며 김정은 정권에 추가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지난달 아들 오토 웜비어의 사망 3주기를 맞았던 웜비어 씨 부부는 최근 한국전쟁 당시 북한에 끌려갔던 한국군 포로들이 한국 법원에서 김정은 정권을 상대로 손해 배상 소송을 벌여 승소한 것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오토 웜비어의 부모는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한국군 포로들의 소송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북한 정권에 맞서 싸우고 있는 자신들의 방식과 닮았다고 말했습니다.
프레드 웜비어 / 오토 웜비어 아버지
“용기 있는 두 사람이 북한 정권에 맞섰고 법 체계 아래서 그들에게 도전했습니다. 이는 저희 부부가 법 체계 아래서 북한에 대해 맞서고 이의를 제기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입니다.”
앞서 한국 법원은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의 포로가 된 뒤 정전 후에도 한국에 송환되지 못하고 강제노역을 했다가 2000년대 초반 탈북한 한 모씨와 노 모씨에게 북한과 김정은 위원장이 각각 2천 1백만 원, 미화 약 1만 7천 500달러씩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웜비어의 부모는 그러면서 아들의 사망 후 자신들은 비극적인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꾸려고 노력해왔다면서 그것은 바로 북한 정권을 상대로한 법적 소송이며 지금도 추가 소송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프레드 웜비어 / 오토 웜비어 아버지
“이것이 바로 우리가 택한 길입니다. 험난하고 시간이 걸리며 좌절스럽겠지만 우리는 상당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김정은과 그의 여동생을 상대로 다른 분야에서도 소송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웜비어 부모는 그러면서 목표는 법적 소송을 통해 북한 김정은 정권의 태도를 바꾸는 것이라면서 독일 베를린 주재 북한 대사관을 불법으로 임대해 영업중이던 숙박업체 시티 호스텔을 예로 들었습니다.
지난 2007년부터 운영돼 온 시티 호스텔은 북한 외화벌이의 대표적 사례로 지목돼 왔는데, 웜비어 부부는 이들의 불법적 활동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결국 지난 1월 베를린 행정법원은 시티 호스텔의 영업 중단을 판결했습니다.
신디 웜비어 / 오토 웜비어 어머니
“저 역시 미국 상원의원들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북 제재의 구멍을 메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할 일이 많습니다. 우리의 목표가 무엇인지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목표는 범죄 집단과의 대화가 아니라 범죄 집단의 행동을 막는 것입니다.”
웜비어의 부모는 앞으로 불가리아와 루마니아, 폴란드, 러시아 등 동유럽 국가에서 북한이 대사관 영역 내에서 운영 중인 불법 기업 네 곳을 확인했다면서 이들 업체들과 북한 대사관들의 불법 운영 상황들을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