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차기 행정부가 북한과의 협상에서 진전을 이루려면 기존의 틀을 벗어난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고 미 전문가들이 말했습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톱다운’ 방식 정상 외교의 효용성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렸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강양우)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북한의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한 핵에 초점을 맞춘 접근 방식을 고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제재 완화와 같은 양보를 할 경우 북한은 오히려 이를 취약함으로 여기는 오판을 한다면서 핵심 사안에 대해 북한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미국은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크리스토퍼 힐 /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북한은 종종 선의의 제스처를 취약함으로 받아들이는 잘못을 저지릅니다.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와 그들에게 중요하고 제대로 된 의제로 회담을 진행하는 게 좋은 생각이라고 봅니다.”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선임연구원은 미국과 북한의 진전 여부는 북한의 도발 여부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 측이 북한에 분명한 신호를 보내 지금처럼 도발이 없는 상태를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며, 북한이 도발로 복귀하지 않아야 오바마 정부 당시 전략적 인내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수미 테리 /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선임연구원
“북한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보내라는 것입니다. 한국이나 심지어 중국을 통한 노력과 압박을 해서라도 말입니다. 그렇게 김정은 정권이 지금과 같은 관망 상황을 유지하도록 해야 합니다. 북한이 다시 도발로 돌아가면 미국은 더 강한 노선을 취할 것이기 때문이고 이는 더 많은 제재를 의미합니다.”
반면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현재 상태에서 북한의 추가 핵 개발을 중단시키는 것을 조건으로 한 대화가 현실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핵 개발 역량을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폐기해 추가로 핵무기를 만들지 못하게 하는 개념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이클 오핸런 /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일단 북한 핵 보유국 문제는 제쳐두고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핵 개발 역량을 폐기할 때 일부 또는 대부분의 유엔 제재가 해제될 것임을 제안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핸런 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이런 접근 방식을 취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톱다운 방식 정상 간 외교가 계속돼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 핵 특사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북한과 대화가 반드시 톱다운 방식일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로버트 갈루치 / 전 미국 국무부 북 핵 특사
“트럼프 대통령의 관여가 ‘톱다운’이었다면 클린턴 대통령의 방식은 ‘바텀업’이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저는 북한과 1년 넘게 협상을 했습니다. 이건 양측이 인정할 만한 합의를 만들어낸 실무협상이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든 이건 아무것도 아닌 것보단 훨씬 나았습니다.”
반면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미국의 정상만이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줄 수 있다고 믿는 북한에게는 톱다운 방식 만이 유일한 작동 방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톱다운을 통해 북한과의 협상에 대한 핵심을 보여줬다고 평가하고 다만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런 파격을 즐기지 않으며 의회도 이런 접근법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VOA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