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탈북 후 미국 매체와 첫 인터뷰를 통해 북한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에는 강력한 대북 제재를 유지하고 인권 문제를 적극 제기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강양우)
지난 2019년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1일 미국 CNN과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처음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류 전 대사대리는 인터뷰에서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류현우 /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
“북한의 핵 폐기 그 자체가 체제 안정과 직결돼 있는 문제거든요. 그런데 이것을 폐기한다?”
김정은 위원장은 핵무기가 정권 생존에 필수적이라고 믿고 있을 것이며, 북한 정권이 핵 감축 협상에는 나설 수 있겠지만 향후 핵을 완전히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는 겁니다.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선 정치적 이벤트로 풀이했습니다.
류현우 /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
“외교관의 입장에서 놓고 볼 때 저것(싱가포르 회담)은 이벤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류 전 대사대리는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포기할 생각이 없지만, 북한은 비핵화를 할 의지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김 위원장이 바이든 행정부에 가장 바라는 것은 대북 제재 해제일 것이라면서, 지난 2018년 미북 정상회담에 나선 것도 대북 제재 완화 또는 해제가 주요 목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지난 2017년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강화되기 전까지, 자신이 근무했던 쿠웨이트와 카타르 등 중동 지역에서 북한 정권이 파견한 해외 노동자들이 많은 외화를 벌어들였으며, 중국과 러시아 다음으로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전례 없는 대북 제재 시행과 북한 해외 노동자 송환 명령으로 중동 지역에서의 북한 외화벌이가 어렵게 됐다면서, 전례 없고 강력한 대북 제재는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류 전 대사대리는 또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인권은 인류 도덕의 문제일 뿐 아니라 북한 정권이 매우 민감해하는 중대한 문제라는 것입니다.
류 전 대사대리는 자신이 탈북을 결심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10대인 자신의 딸이 자유와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딸에게 한국에 와서 가장 좋은 것은 무엇인지 물었을 때, 인터넷을 마음껏 쓸 수 있어서 좋다고 대답했다는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류 전 대사대리는 그러나 함께 탈출하지 못하고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들이 처벌받을 것을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21세기인 지금도 북한에 이 같은 봉건적 연좌제가 남아있다는 것은 매우 끔찍한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