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요직을 버리고 한국으로 건너와 한반도 문제를 연구하는 탈북민 출신 박사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정권의 승인을 받는 혼맥 문화와 김씨 일가 우상화 등 북한 내부 실상에 대한 논의가 펼쳐졌습니다. 서울에서 김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영상취재: 김형진 / 영상편집: 이상훈)
‘북한을 제대로 알아보자’는 주제로 한국 경기대학교 한반도전략문제연구소가 주최한 토론회.
토론회 참석자들은 모두 북한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탈북민 출신 박사들입니다.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한 엘리트로, 2013년 탈북한 김수연 경기대 한반도전략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김씨 일가가 관리하는 북한 지도층 혼맥 형성의 일단을 밝혔습니다.
김수연 / 경기대 한반도전략문제연구소 연구위원
“아무튼 질문이 나왔으니까 할게요. 강관주 대외연락부장 아시죠? 그분의 딸과 손성필 인민경제대학 총장 아들이 사돈 관계로 서로 결혼할 때도 김정일에게 보고하고 승인을 받아서 결혼한 일도 있었습니다.”
김수연 연구위원은 이어 최근에는 북한의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당 기관 간부나 보위기관 간부들이 무역으로 외화벌이를 한 경제 부문 간부들과 은연중에 사돈을 맺는 경우도 생겼다고 전했습니다.
김정일 정치군사대학을 나온 뒤 약 10년간 노동당 조사부에서 일했던 차성근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내 여전한 우상화 작업을 지적했습니다.
1996년 탈북한 뒤 한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차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정권은 역사를 왜곡하면서 김씨 일가에 대한 우상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차성근 / 경기대 한반도전략문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
“과연 우상화가 계속 존재할까 질문하셨는데, 지금 광화문에 서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 있잖아요? 이순신 석 자를 아는 사람이 (북한에) 몇이 안 됩니다. 북한 사람들이 대학생도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과정까지 모든 시험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혁명 역사뿐이지 북한이 말하는 조선 역사는 하나도 취급을 안 합니다.”
차성근 선임연구위원은 이어 한국에서 보내는 대북전단은 한국의 발전된 경제상과 탈북민의 나아진 삶 등을 전해주는 주요 수단이며 대북방송처럼 상당한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습니다.
미사일 전문가로 북한 국방과학원에서 20년간 근무하다 2011년 한국에 온 이정호 연구위원은 전술전략무기를 개발하는 북한 과학자들의 상황을 짚었습니다.
김씨 정권 3대에 걸쳐 국가 재력을 총동원하는 북한의 국방공업을 주시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정호 / 경기대 한반도전략문제연구소 연구위원
“국방과학원에서 이런 전략무기를 발사하기 전에는 대체로 ‘결사대’를 편성합니다. 결사대를 편성해서 한 명 한 명이 자기 이름을 수표(서명)하고 거기에는 ‘새로운 미사일을 성공시키기 전에는 조국의 푸른 하늘을 다시 보지 않겠다’는 맹세문을 최고사령관에게 올리고 발사장으로 나가는…”
또 이 연구위원은 현재 북한의 국방공업은 자립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며, 극초음속 미사일 등 첨단무기들이 북한의 자력갱생 기조와 값싼 노동력 등으로 예상보다 빨리 완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