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도부가 후반기 미한 연합훈련 실시에 반발해 도발 위협을 하고 있는 가운데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1일 한국을 방문합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정권이 미한 북핵 수석 대표 간 협의를 지켜보면서 도발의 수위와 시기를 저울질할 것으로 관망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강양우)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1일부터 24일까지 한국을 방문한다고 한국 외교부가 20일 밝혔습니다.
성 김 대표는 23일 오전 노규덕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미한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양국 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외교부는 전했습니다.
미국의 북핵 협상 실무를 총괄하는 성 김 대표의 방한은 지난 6월에 이어 두 달 만으로, 김 대표는 당시 미한, 미한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하면서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에 응할 것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성 김 대표의 이번 방한은 북한 지도부가 후반기 미한 연합훈련을 잇따라 비난하며 도발 위협을 하는 상황에서 이뤄져 주목됩니다.
이에 대해 한국에서는 북한 정권이 성 김 대표의 방한 결과를 보고 연합훈련에 대한 최종 대응을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민간연구기관인 한국 국가전략연구원의 신범철 외교안보센터장은 북한 정권이 성 김 대표의 메시지에 따라 도발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본다며, 북한이 도발을 한다면 성 김 대사가 돌아간 이후가 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신범철 / 한국 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성 김 대사의 방한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 미국의 진전된 입장을 논의하는 자리라는 외교적 차원의 의미와 북한의 군사 도발 시기와 규모에 영향을 미친다는 군사적 측면 모두를 갖고 있다고 봅니다.”
한국의 민간연구기관인 한국국방안보포럼의 신종우 사무국장은 최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기와 같은 기종의 항공기가 신형 잠수함 건조 시설인 신포 조선소 인근 원산으로 비행한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기 위해 신형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SLBM 시험 발사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신종우 /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
“북한이 지난번에 북극성 3형 같은 경우도 한번 시험 발사를 했는데 원산 동한만에서 시험발사를 했어요. 동한만 해상에 이뤄졌기 때문에 지금 북극성 4나 5형을 바지선으로 시험 발사할 가능성도 좀 있다고 보여요.”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 등 국제사회의 이목이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함락에 쏠리면서 북한 지도부가 도발 시기를 정하는 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적대 세력이면서 반인권 세력이라는 지탄을 받고 있는 탈레반과 비슷한 이미지 때문에 북한 정권이 지금 시점에 도발에 나설 경우 미국과 국제사회의 부정적 여론을 키울 것을 우려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박원곤 /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조금 사태를 관망할 필요는 있다라는 생각을 하겠죠. 왜냐하면 지금 도발을 해도 미국 내에서 그렇게 주목을 못 받을 가능성이 있죠. 왜냐하면 아프간에 다 함몰돼 있고 또 어쭙잖은 수준에서 도발을 할 경우 오히려 강경한 여론이 조성될 가능성이 있죠. 미국 내에서. 그러면 북한이 원하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수가 있죠. 그러니까 북한도 조금은 관망하는 쪽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어요.”
북한은 앞서 지난 10일과 11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김영철 당 통일전선부장이 미한 연합훈련을 비난하고 미국과 한국에 안보 위기를 위협하면서 추가 행동을 시사하는 담화를 냈으며, 10일 오후부터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와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이용한 한국 측의 정기통화 시도에도 불응하고 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