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영매체는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북한 여성이 적극적으로 경제∙정치적 참여를 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여성들의 정치 참여율은 낮고, 경제 활동 참여 여성들은 강간 등 성 착취 위험에 더 크게 노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이상훈)
북한 매체들은 북한에서 국제부녀절로 부르는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에 앞서 북한 내 여성들의 모든 권리를 누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치, 경제, 문화분야에서 당당한 주인으로서 국가 사회활동에 자유롭게 적극 참가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고난의 행군’ 기근 사태 이후 수많은 북한 여성들이 생계를 위해 장마당에서 물건을 파는 등 경제 참여를 많이 하고 있지만, 이들이 성적 착취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는 2018년 11월 보고서를 통해 탈북민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여성의 경우 장마당에서 장사를 하려면 관리들에게 뇌물, 즉 성 접대까지 이뤄진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솔단 (가명) / 탈북민
“여자들은 마지막에 할 게 없으면 자기 몸이라도 바치니까...”
탈북민 출신의 북한인권 운동가인 박지현 징검다리 대표는 북한 여성들이 경제적인 참여 때문에 더 심한 인권유린을 당한다고 말했습니다.
박지현 / 징검다리 대표
“여성들이 경제적인 참여가 아니라 실제적으로 여성들이 인권 박해를 받고 있다고 저는 보고있습니다.”
북한 여성들의 정치 참여도 세계 평균에 크게 못 미칩니다.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 여성이 전체 인구의 51.1%를 차지하지만 2018년 3월 기준으로 노동당 부위원장 11명은 모두 남자라고 지적했습니다 .
앞서 미국외교협회는 지난 1월 ‘여성파워지수’ 보고서에서 북한 최고인민회의 내 여성 대의원 비율은 18%로 이는 전 세계 193개국 중에 123위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1946년에 남녀평등권법령을 제정∙공포했고 2010년 여성권리보장법을 채택하며 남녀평등에 관한 법적 틀을 만들어 왔습니다.
하지만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2017년 보고서를 통해 북한에는 공공 또는 사적 공간에서 여성 차별에 대한 포괄적 정의를 명시하는 법률이 없다며 북한의 법률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지다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