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과 한국 정부가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6명에 대한 석방을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청원이 세계 최대 청원 전문 사이트에 올라왔습니다. 이들의 생사 여부도 확인이 안 되고 있다며 이들을 귀환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조명수)
미국의 청원 전문 사이트 ‘체인지닷오그’에 최근 유엔과 한국 정부가 북한 내 한국인 장기 억류자 6명에 대해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왔습니다.
‘6명의 한국인을 구하라’는 뜻의 영어 단어 ‘세이브 식스 코리언스’라는 이름으로 영어와 러시아어, 스페인어로 올라온 이 청원의 대상은 한국 정부와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 한국 국회 그리고 유엔 인권이사회로 돼 있습니다.
청원에는 현재 북한에 억류돼 있는 한국 국적자 6명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7년 전에 억류된 선교사 김정욱 씨는 2007년부터 중국의 단둥에서 탈북민 보호시설 3개를 운영했었는데 2013년 10월 북한 당국에 의해 체포됐다면서, 북한은 2014년 김 씨에게 열악한 조건에서 매일 10시간의 중노동을 해야 하는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고 말했습니다.
2003년부터 역시 중국 단둥에서 탈북민 시설을 운영하던 선교사 김국기 씨와 중국에서 탈북민들을 돕던 선교사 최춘길 씨는 2014년 10월에 북한 당국에 체포돼 2015년 6월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고 청원은 설명했습니다.
이어 탈북민 출신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한 김원호 씨와 고현철 씨 함진우 씨도 북한에 억류돼 있는데 상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청원은 이들 6명 모두 탈북민들을 도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이들이 체포된 후 수년이 지났지만, 유엔과 한국 정부는 그들이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도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제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유엔과 한국 정부가 이들을 가족에게 되돌려 보내기 위한 노력을 벌이도록 촉구하기 위해 청원 서명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습니다.
이어 인권이 없는 평화는 ‘가짜 평화’라면서, 자신들은 한반도의 평화로운 비핵화를 지지하지만, 외교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대가로 인권과 한국인 억류자의 존엄성을 뒤로 미뤄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청원은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5월 북한에 억류돼 있던 미국인 3명을 귀환시켰는데, 왜 6명의 한국인은 여전히 북한에 억류돼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인권단체들은 억류된 자국민을 귀환시키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라며, 남북대화를 살리기 위한 자국민 희생은 매우 큰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렉 스칼라튜 /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물론 그들이 돌아오게 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북한 측에 이 문제를 제기해야 합니다. 한국은 그렇게 하기를 꺼려하는 것처럼 보이지만요.”
200명 서명이 완성되면 유엔 인권이사회와 한국 청와대, 한국 국회에 서한이 전달될 예정입니다.
세이브식스 코리안 측은 서한을 통해 한국인 북한 억류자 6명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과의 적극적인 외교 활동과 억류자들의 생사와 건강 상태 확인, 또 이들을 귀환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내놓을 것 등 세 가지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