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방부가 내년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협의를 가속화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미국의 전문가들은 조건 충족을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내년 안보 정세를 비롯해 미군의 교리 변화가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미국은 한국 정부가 조속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원한다면 상호합의한 전제조건들을 완벽히 검증할 수 있어야 하며, 단순히 시간이 흘러간다고 해서 달성될 수 있는 시한 기반의 성질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미한 당국이 합의한 3대 선제 조건은 연합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한국군의 핵심 군사능력, 북한 핵과 미사일 대응 능력,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와 역내 안보 환경입니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미한 연합훈련 재개 여부가 전작권 전환을 위한 완전운용능력 검증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전작권 전환 검증 평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여부와도 연계돼 있다면서 연합사 전체 인력에 대한 백신접종이 선행돼야 내년 3월쯤 효과적 지휘소연습 시행 등 최소 요건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어 대통령 선거를 한해 앞둔 내년은 한국 내 정치적 변수가 민감한 시기라며, 전작권 전환의 전제조건 달성은 한반도 안보에도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외부적 변수의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
“(전작권 전환은) 양국 군 당국이 다뤄야 할 사안으로 공개적으로 논의될 문제가 아닙니다. 당초 한국과 미국은 조건에 서로 동의했습니다. 한국이 합의 조건을 비현실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미국 입장에서 진정성에 의심을 가질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 중앙정보국 CIA 분석관 출신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한국군이 여전히 지휘, 통제, 정보, 정찰 등 C4ISR 분야 역량 확보에 뒤처져 있다면서 향후 검증 평가에서 상당히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최근 다영역작전 시행 변화를 모색 중인 미군의 교리 변화는 이같은 미한 연합군 간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통합 운영을 이끄는데 미국이 훨씬 더 정교한 전략과 전술, 배치 등을 택하고 있다면 충족 조건의 검증 사항 기준을 높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파트너가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다면 한국 장군이 지휘를 맡기가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이어 이런 역량 차이는 단순히 새로운 무기 체계의 실전 배치나 지휘통제 기반시설의 개선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며, 한국군 핵심 인력에 대한 훈련과 양성도 수반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래연합사를 지휘하게 될 한국군 사령관 양성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하며 미군의 새로운 교리와 전략에 대한 폭넓은 이해 없이 전작권 전환조건을 충족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