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공화당의 네 번째 하원의장 후보로 뽑힌 마이크 존슨 의원이 25일 하원 전체 표결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하면서 새 하원의장으로 선출됐습니다. 미국 내 40여 개 주가 사회관계망서비스인 '인스타그램' 등이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우울과 불안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메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 간의 무력 충돌이 시작된 이후 미국에서 반유대주의 범죄가 40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소식, 함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하원이 드디어 새로운 하원의장을 선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하원이 25일 오후 진행한 전체 표결에서 마이크 존슨 의원을 새 하원의장으로 선출했습니다. 투표에 참가한 공화당 의원 220명 전원이 존슨 의원에게 찬성표를 던지면서 총 429표 가운데 과반 득표에 성공한 건데요. 이로써 이달 초 케빈 매카시 전 의장이 당내 강경파들에 의해 해임된 지 20여 일 만에 새 의장이 선출됐습니다.
진행자) 전날까지만 해도 사실 하원의장 선출이 불투명하다는 말이 나왔거든요?
기자) 맞습니다. 전날인 24일 오전, 공화당 내에서 새 하원의장 후보 선출을 위한 투표가 실시됐는데요. 하원 공화당 원내총무로 하원 공화당 내 서열 3위인 톰 에머 의원이 공화당 하원의장 세 번째 후보로 선출됐지만 당 내 지지 확보 실패로 선출 당일 사퇴했습니다. 공화당은 곧바로 네 번째 후보 선출을 위한 투표를 실시해서, 이날 밤 늦게 마이크 존슨 의원을 후보로 선출했는데요. 공화당의 네 번째 하원의장 후보로 나선 존슨 의원이 25일 전체 표결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한 겁니다.
진행자)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간 것 같은데 과정을 좀 짚어볼까요?
진행자) 네, 앞서 공화당 하원의장 두 번째 후보로 나선 짐 조던 의원이 본회의 3차 투표까지 하면서 당 내 지지 확보에 실패해 결국 후보에서 사퇴했고요. 이에 공화당에서는 8명의 후보가 하원의장 후보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그리고 24일, 후보 선출을 위한 비공개 투표가 실시됐는데요. 이날(24일) 오전부터 시작된 투표는 5차 투표까지 이어지며 에머 의원이 117표로 과반 득표에 성공해 후보로 선출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에머 의원이 선출 당일 바로 사퇴한 것이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관건은 당 내 선출이 아니라 선출 이후 당내 지지 결집입니다. 본회의 투표에서 전체 의석의 과반인 217석을 확보해야만 하원의장으로 선출될 수 있는데요. 공화당 221석 가운데 이탈표가 4표를 넘으면 선출에 실패합니다. 다시 말해서, 공화당 내 압도적인 지지를 확보해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에머 의원이 후보로 선출됨과 동시에 약 20명의 의원이 강력한 반대 의사를 밝혔습니다. 에머 의원은 반대를 뒤집을 수 없다는 판단에 결국 선출 4시간 만에 후보에서 사퇴했습니다. 앞서 공화당 첫 후보로 선출된 스티브 스컬리스 의원도 선출 하루 만에 당 내 반대를 극복하지 못하고 후보에서 사퇴한 바 있는데요. 그러니까 에머 의원은 본회의 투표 전에 사퇴한 두 번째 후보입니다.
진행자) 에머 의원 사퇴 이후 공화당은 곧바로 다음 후보 선출 작업에 들어갔죠?
기자) 맞습니다. 3차 후보 선출 투표에서 탈락했던 마이크 존슨 의원을 비롯해 바이런 도널즈 의원 등이 다시 후보로 도전했고요. 마크 그린, 로저 윌리엄스 의원 등 새 인물도 도전장을 냈습니다.
진행자) 새 후보 선출 과정은 어땠나요?
기자) 공화당 내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되려면 당 전체 의원 중 과반의 지지를 확보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최저 득표자를 탈락시킨 후 재투표를 하는 방식으로 후보 선출 절차가 진행됐는데요. 3차 투표까지 간 뒤에야 존슨 의원이 128표를 얻어 후보로 선출됐습니다.
진행자) 우여곡절 끝에 네 번째 후보로 선출된 존슨 의원은 어떤 입장을 밝혔나요?
기자) 존슨 의원은 자신에게 반대하는 의원들을 설득한 후에 본회의 투표까지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공화당의 첫 번째, 두 번째 후보로 나섰던 스컬리스 의원과 조던 의원 모두 존슨 의원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존슨 의원은 지난 2017년부터 연방 하원의원으로 재임 중인데요, 당 내 ‘친트럼프’ 의원으로 꼽힙니다.
진행자) 존슨 의원이 친트럼프 인사라는 점은 특히 에머 의원의 사퇴와 관련해서 더 주목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에머 의원이 20여 명 의원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다고 했는데요. 이 부분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이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에머 의원이 후보로 선출되자 즉각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나에게는 하원의장이 되려는 훌륭한 많은 친구가 있으며 이들 중 일부는 진정으로 위대한 전사들이다"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어 "내가 잘 알지 못하는 '리노(RINO)' 톰 에머는 이들 중 한 명은 아니"라며, 그에게 표를 던지는 것은 "비극적인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노란 '이름만 공화당원'이라는 뜻으로 주로 민주당 정책을 지지하는 공화당 온건파들을 공격할 때 사용하는 말입니다.
다.
진행자) 케빈 매카시 전 의장이 해임된 이후 하원의장 공석 상황이 3주 넘도록 이어졌습니다. 의회에는 현재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 11월 17일이 되면 임시지출안 기한이 만료됩니다. 이 때까지 의회가 본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정부 부분폐쇄(셧다운) 사태를 맞게 됩니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 그리고 국경 통제 강화 등을 위해 요청한 1천50억 달러의 긴급 안보 예산도 처리애햐 하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내 40여 개 주가 소셜미디어 거대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군요?
기자) 맞습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소셜미디어를 보유한 '메타'를 상대로 한 소송입니다. 두 개의 소송인데요. 먼저, 캘리포니아와 콜로라도 주 등 미국 33개 주가 24일 캘리포니아주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요. 이와 별도로 워싱턴 D.C.와 8개 주도 연방법원에 메타를 상대로 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이들 주가 메타를 상대로 소송을 낸 것은 어떤 이유에서죠?
기자) 메타가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는 게 이들 주의 주장입니다. 40개 넘는 주가 지적하는 부정적인 영향은 바로 '중독성'입니다.
진행자) 중독성이 있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볼까요?
기자) 사용자가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이나 사진 등의 콘텐츠를 보려면 직접 하나씩 이를 눌러야 합니다. 다 봤으면 다시 돌아가서 새로운 콘텐츠를 눌러야 볼 수 있는 거죠. 하지만,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은 이런 방식이 아닌 '무한 스크롤' 기능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굳이 페이지를 넘기지 않아도 다른 콘텐츠를 바로 볼 수 있도록 한 기능입니다. 소송을 제기한 주들은 메타가 이런 기능을 활용함으로써 미성년자들이 소셜미디어에 중독돼 더 오랫동안 머무르고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메타가 이런 기능을 사용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죠?
기자) 주 정부들은 이것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업체의 전략적 선택이라고 주장합니다. 사용자가 더 많이, 그리고 반복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만들어서 광고수익이 늘어나도록 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주 정부들은 어린이와 청소년 등 미성년자들이 소셜미디어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데 따른 부정적 영향을 어떻게 설명하고 있나요?
기자) 미성년자가 해당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중독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우울증이나 불안, 불면증 등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받았고, 일상 생활이나 교육 등에도 간섭을 받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신건강에 대한 부정적 영향 외에도 메타가 미성년자의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수집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주 정부들이 소송을 통해 얻으려는 결과는 뭔가요?
기자) 메타가 현재 사용하는 유해한 전술과 알고리즘 사용을 중단하고 미성년자에 대한 불법적인 정보 수집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메타 측은 이번 소송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메타는 각 주 정부가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많은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명확하고, 연령에 적합한 표준을 만들기 위해 산업계와 생산적으로 협력하기보다는 소송을 선택했다"면서 실망감을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국제 정세가 미국 내 범죄 상황에 영향을 끼치는 걸 보여주는 보고서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가 테러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지난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미국에서 반유대주의 사건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7일부터 23일 사이 미국에서 발생한 반유대주의 사건은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88%, 그러니까 400% 가까이 늘어났다고 유대인 옹호 단체인 ‘반명예훼손연맹(ADL)’이 25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수치로 따지면 얼마나 많은 반유대주의 사건이 있었던 겁니까?
기자) ADL이 이날 발표한 예비 보고서 따르면, 이 기간 보고된 반유대주의 사건은 총 312건에 달합니다. 이 중 190건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1년 전 같은 기간에는 총 64건의 반유대주의 사건이 보고됐었고요. 이 가운데 이스라엘과 연관이 있는 사건은 4건에 불과했었습니다.
진행자) 반유대주의 사건, 구체적으로 어떤 유형이었습니까?
기자) 괴롭힘과 공공 기물파손, 폭행 등이 있었고요.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반유대주의 발언도 급증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특히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에는 폭력적인 메시지가 하루 평균 1000% 증가했다고 ADL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사실 미국에선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이 시작되기 전부터 유대인들을 겨냥한 사건들이 증가하는 추세 아니었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최근 몇 년간 미국에서는 반유대주의가 증가하는 분위기였습니다. ADL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한 해 동안 반유대주의 사건은 총 3천 700건으로 집계됐는데요. 이는 ADL이 지난 1979년 관련 추적을 시작한 이후 최다 수준이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서 전쟁까지 발발하면서 증가세가 급증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조너선 그린블랫 ADL 최고경영자(CEO)는 “이스라엘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반유대주의 사건이 잇따른다”며 유대인 지역 사회에 대한 보안 강화와 지원을 당국에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반유대주의 사건의 구체적인 사례를 한번 볼까요?
기자) 네, ADL은 지난 15일 뉴욕시에서 발생한 사건을 언급했습니다. 뉴욕 그랜드센트럴 터미널에서 한 남성이 20대 여성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린 일이 있었는데요. 이 남성은 여성이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에서 유대인을 겨냥한 사건도 늘었지만, 반대로 팔레스타인인을 표적으로 하는 범죄도 늘고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14일 시카고에서 발생한 사건인데요. 70대 남성이 자기 집에 세 들어 살던 팔레스타인 출신 여성과 이 여성의 여섯 살 아이를 흉기로 공격해 아이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해 증오범죄 혐의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전쟁이 발발한 이후 유대인뿐 아니라 팔레스타인인들도 불안감을 많이 느끼고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미 국토안보부는 이스라엘 전쟁과 관련해서 미국 내 증오범죄가 늘고 있고 또 앞으로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보를 발표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최근 대국민 연설을 통해 “우리는 반유대주의를 분명하게 비난하고, 이슬람 혐오도 마찬가지로 비난해야 한다”며 전쟁으로 인한 이슬람 혐오와 반유대주의 확산을 경계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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