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는 9월 한국에서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에 선수단에 이어 응원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도 이를 수용한다는 입장이어서 9년 만에 북한의 응원단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7일 '공화국 정부 성명'을 통해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민족단합의 분위기를 마련하기 위해 9월 인천아시안게임에 응원단을 파견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이번 조치로 냉각된 남북관계를 민족 화해의 열기로 녹이고, 민족의 통일 의지를 과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국제 관례에 따라 북한 응원단 참가를 위한 준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의 정례브리핑입니다.
[녹취: 김의도 대변인] “정부는 우리 측 지역에서 개최되는 국제 체육경기인 인천아시안게임의 성공적인 개최를 지원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등과 협의하여 북한의 선수단, 그리고 응원단 참여에 필요한 사항을 국제 관례에 따라서 준비해 나갈 계획입니다.”
북한의 응원단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과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대회에 이어 네 번째로, 9년 만입니다.
김 대변인은 북한 응원단의 체류 비용과 이동 수단, 숙소 등 실무적인 문제는 남북 간에 실무회담을 열어 협의할 지 조직위원회를 거쳐 할 지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러나 남북한 단일팀 구성이나 공동 입장, 공동 응원 등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김의도 대변인] “단일팀 문제는 시일이 촉박한 관계로 사실상 어렵다는 말씀을 드리고, 공동 입장이라든지 공동 응원 문제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남북관계라든지 이런 문제를 고려가 돼야 된다고 생각이 됩니다. 부산아시안게임에서도 북한 응원단이 왔습니다만, 그때도 공동 응원은 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앞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지난 1일 국회에 출석해 남북 단일팀이나 공동 입장, 공동 응원을 할 경우, 한국 사회 내 갈등이나 대북정책을 둘러싼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며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편, 북한이 응원단 파견을 발표한 '공화국 정부 성명'은 북한이 대외적으로 발표하는 최고 수준의 입장 표명으로, 대남 문제와 관련해 북한이 정부 성명을 발표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의도 대변인의 관련 설명입니다.
[녹취: 김의도 대변인] "북한이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성명 형식으로 나온 것은 4번 정도 나온 것으로 확인이 되었고, NPT 탈퇴나 이런 것을 할 때 북한이 ´공화국 성명´ 이런 형식으로 발표를 했는데, 대남 차원에서는 공화국 성명 형식으로 나온 것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이 사망 직전 서명했다는 통일문건 작성 20주년을 맞아 성명을 발표한다며, 한국의 대북정책 전환 등을 촉구하는 4개 항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성명에는 6.15와 10.4 선언 준수, 5.24 대북 제재 조치 해제와 상호 비방 중단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북한은 자신들의 핵무기 보유는 '평화를 위한 담보'라고 거듭 주장하며, 한국 정부의 '드레스덴 선언'은 흡수통일을 추구하는 반민족적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의도 대변인은 핵 개발이 남북관계 개선의 걸림돌이 아니라는 북한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북한은 비합리적인 주장을 되풀이하지 말고 조속히 대화의 장에 나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