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에 북한이 응원단을 파견하면 한국에서 열린 국제 체육대회에 북한이 보내는 네 번째 응원단이 됩니다. 이전에 한국에 파견한 북한 응원단에는 미모의 젊은 여성이 다수 포함돼 ‘미녀 응원단’으로 불리며 곳곳에서 화제를 뿌렸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첫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지 2년 남짓 지난 2002년 9월 부산아시안게임에 280 명 규모의 응원단을 ‘만경봉 92호’에 태워 보냈습니다. 한국에서 열린 국제대회에 북한이 파견한 최초의 응원단이었습니다.
젊은 여성 예술인들이 다수 포함된 북한 응원단은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미녀 응원단’으로 불리며 언론매체의 집중적인 관심의 대상이 됐습니다.
북한 응원단은 단조로운 응원 방식에서 벗어나 경기마다 독특한 복장과 도구로 질서정연하면서도 다채로운 응원을 펼쳐 경기만큼이나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들의 응원에 한국 관중들이 화답함으로써 경기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남북 화해의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북한 응원단이 한국사회에 본격적인 화제를 불러 일으킨 것은 이듬해인 2003년 8월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였습니다.
이들 역시 미녀 응원단으로 불리며 움직일 때마다 한국 언론의 관심의 대상이 됐습니다. 아시안게임보다 관심도가 낮은 유니버시아드 대회였지만 북한 응원단의 출현으로 대구 유니버시아드는 큰 관심을 불러 모았습니다.
북한이 한국에 파견한 세 번째 응원단은 지난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 선수권대회였습니다.
이 때는 특히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도 당시 예능 인재 양성기관인 금성학원 학생으로 응원단에 포함돼 인천을 다녀간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남북이 맞붙을 경기와 북한 응원단의 출현으로 이번 대회에 관한 아시아 각국의 관심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인천시는 이에 따라 한국 내에서도 응원단 5천1백 명을 모집해 북한 응원단과 함께 남북팀을 응원하는 공동응원단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북한 응원단 파견과 함께 백두산 성화 채화와 개성공단 봉송 계획도 남은 일정이 촉박하지만 대회에 임박해 성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성화는 큰 운동경기가 열릴 때 야간에 경기장을 밝혀주고 지켜 줄 신성한 불을 가리킵니다.
대회 조직위원회와 인천시는 이번 대회 성화를 아시안 게임의 발상지인 인도 뉴델리와 강화도 마니산, 그리고 백두산에서 채화해 합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천시 관계자는 북한 응원단의 숙박과 의전 등 손님맞이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모든 준비를 잘 갖추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