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판사의 함구령을 또 위반해 벌금을 부과받았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홀로코스트로 살해된 유대인을 추모하는 연설에서 반유대주의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한국계 미국인 작가의 논픽션 책이 미국 언론·출판업계 최고 권위의 상인 ‘퓰리처’상을 받았는데요. 올해 퓰리처상 수상자들 소개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판과 관련한 사람을 비방하지 말라는 판사의 명령을 어겨 벌금을 내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 재판을 담당하고 있는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의 후안 머천 판사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함구령을 추가로 위반했다며 1천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함구령 위반으로 벌금을 내게 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기자) 네, 머천 판사는 지난달 30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증인과 배심원을 공격한 게시글 9건을 올린 사실이 인정된다며 벌금 9천 달러를 부과한 바 있습니다. 머천 판사는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이번 재판과 관련된 증인과 검사, 법원 직원, 배심원은 물론 이들의 가족들도 비방하지 말라며 함구령을 내린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머천 판사가 문제로 삼은 발언은 뭡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보수 매체인 ‘리얼 아메리카 보이스’에서 한 인터뷰 내용이 문제가 됐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배심원단이 너무 빨리 선정됐다”며 “95%가 민주당원이다. 이 지역은 대부분 민주당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내게 매우 불리한 상황이라고 말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발언에 대해 담당 판사가 뭐라고 지적했습니까?
기자) 머천 판사는 “고의적이고 지속적인” 함구령 위반은 “법치주의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라며 “이런 일이 계속되게 놔둘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앞서 첫 번째 벌금 선고 당시 수감 가능성을 경고한 머천 판사는 이날(6일)에도 만약 추가 위반이 있을 경우 벌금형이 아니라 감옥에 가둘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머천 판사는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을 구금하는 것은 “최후의 수단일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당신은 미국의 전직 대통령이자 차기 대통령이 될 수 있다”며 자제를 당부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다시 부과된 벌금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원 복도에서 기자들을 만나 “솔직히 우리 헌법이 감옥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나는 언제든 그 희생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계속 강조해왔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6일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뉴욕의 진보적인 판사가 나를 감옥에 집어넣겠다고 위협했다”며 “그들은 나를 수갑 채우길 원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편에 서달라”며 후원금 기부를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자신과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한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 씨의 폭로를 막기 위해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 씨를 통해 ‘입막음 돈’을 지급한 뒤 그 비용과 관련한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는 총 34개인데요.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지금 법원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무죄 여부를 밝히기 위한 배심원단 심리가 진행되고 있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머천 판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함구령 위반에 대해 벌금을 부과한 뒤, 증인들의 증언이 이어졌습니다. 6일 법정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 일가가 운영하는 트럼프그룹 재무 담당 관리자였던 제프리 매카니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매카니 씨는 3시간에 걸쳐 코언 변호사가 대니얼스 씨에게 지불한 13만 달러를 상환 받기 위해 어떻게 회사에 청구서를 냈는지에 관해 증언했습니다.
진행자) 매카니 씨는 검찰 측의 증인이었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6일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언 씨에게 총 42만 달러를 지급했다는 기록이 담긴 사업 기록을 배심원들에게 보여줬습니다. 지출 내역에는 법적 비용으로 기재되어 있지만 검찰은 이 돈이 대니얼스 씨에게 준 13만 달러를 포함해 기타 비용과 보너스 그리고 세금을 감안해 지급 금액을 늘린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관해 매카니 씨는 트럼프그룹이 누군가에게 이렇게 관대한 보상을 한 다른 사례는 알지 못한다고 증언했습니다. 매카니 씨는 또 해당 금액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지만, 트럼프그룹의 앨런 와이셀버그 전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남인 에릭 트럼프 씨의 지시를 받아 코언 씨에게 돈을 지급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진행자) 와이셀버그 전 CFO는 최근 처벌받지 않았나요?
기자) 네, 와이셀버그 씨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산 부풀리기 의혹과 관련해 위증한 혐의로 지난달 10일 징역 5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와이셀버그 씨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입니다. 앞서 뉴욕 맨해튼 지검은 성추문 입막음 의혹 사건과 별개로, 트럼프그룹이 유리한 대출조건을 받기 위해 부동산의 가치를 부풀리고 또 세금 납부를 덜 하기 위해선 자산의 가치를 축소한 의혹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수사 과정에서 와이셀버그 씨가 자산 가치를 부풀리는 데 관여하지 않았다고 위증한 사실이 입증된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 재판, 7일에도 계속 이어졌는데요. 대니얼스 씨가 출석했다고요?
기자) 네. 뉴욕 형사법정에 7일 대니얼스 씨가 증인으로 나왔습니다. 검은색 옷을 입고 나타난 대니얼스 씨는 2006년 유명 골프대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처음 만났고,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성관계를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사들은 성적 접촉 사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이어 당시 대니얼스 씨가 리얼리티 TV 쇼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에 출연하고자 했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의자에 등을 기대고 증언을 들으며 가끔 눈을 감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 행사에 참석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7일 미국 연방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추모행사에서 “미국과 전 세계에서 반유대주의가 맹렬하게 고조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러한 증오심은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계속 깊이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 직접 들어 보시죠.
[녹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This hatred continues to lie deep in the hearts of too many people in the world and requires our continued vigilance and outspokenness.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나치 독일과 그 협력자들에 의해 600만 명의 유대인이 살해된 홀로코스트에 대해 “우리는 사람들이 진실을 모를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대학가에서 확산되는 친팔레스타인 시위와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대학에는 반유대주의, 증오심 표현, 어떤 종류의 폭력 위협도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물리적 공격과 기물을 파손하는 행위는 평화로운 시위가 아니라 법을 어기는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하마스의 선제공격도 문제 삼았다고 하더군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홀로코스트 이후 75년이 지난 지금, 불과 7개월 반 전에 하마스가 테러를 자행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잊어버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스라엘 사람을 잔인하게 살해한 것도 하마스이고, 계속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것도 하마스라고 강조하고, 우리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유대인 인질 석방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밝혔죠?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유대인들의 두려움과 상처, 고통을 알고 있으며,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스라엘의 안보와 독립된 유대 국가로서의 존재 권리에 대한 저의 헌신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미국 행정부는 나머지 인질 석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모든 인질이 귀환할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유대인들을 위한 행사는 전날(6일)에도 있었는데요.
기자) 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인 더그 엠호프 씨가 6일 백악관에서 유대인 대학생들을 만나 반유대주의에 맞서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 역시 유대인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을 지지하면서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 분열이 있다는 분석이 있지요.
기자) 네, 민주당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지지하면서 젊은 세대의 중요한 지지를 잃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또 최근 대학가의 시위가 젊은 유권자들에 의존해 온 바이든 대통령에게 정치적 도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젊은 세대 중 일부는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지에 비판적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공화당은 최근의 대학가 시위가 반유대주의에 의해 주도됐다고 주장해왔는데요.
기자) 트럼프 선거본부의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미국 유대인들은 민주당이 본격적인 반이스라엘, 반유대주의, 친테러 정당으로 변모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며 "이것이 점점 더 많은 미국 유대인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퓨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미국 유대인 유권자 10명 중 7명은 민주당을 지지하고, 10명 중 3명은 공화당을 지지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에서 반유대주의 공격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더군요.
기자) 네. 다만 아주 최근의 일은 아닙니다. AP통신은 FBI의 최근 자료를 인용해 지난 2021년부터 2022년 사이에 반유대인 증오 범죄 사건이 36% 증가했고 흑인들과 동성애자 남성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도 증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증오 사건을 감시하는 미국 유대인 조직인 SCN(Secure Community Network)은 올해 3월까지 최소한 504명을 법 집행 기관에 수사 의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저명한 언론상인 ‘퓰리처상’의 올해 수상자가 발표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컬럼비아대 퓰리처상 선정위원회가 6일 올해의 수상자들을 발표했습니다. 20여 개 부문 가운데 가장 권위 있는 부문인 공공보도 부문의 올해 수상자는 미 연방대법관의 도덕성 문제를 파헤친 미 탐사보도 전문매체 프로퍼블리카의 기자 5명이 수상했습니다.
진행자) 프로퍼블리카의 보도는 어떤 내용이었나요?
기자) 프로퍼블리카는 지난해 클래런스 토머스 연방대법관이 억만장자 지인으로부터 공짜로 자가용 비행기를 제공받아 여행을 갔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습니다. 해당 보도를 계기로 대법관들의 향응 수수 논란이 일었고 결국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자체적인 윤리 강령을 채택했습니다.
진행자) 퓰리처는 어떤 이유로 이 보도를 최고의 보도로 꼽은 걸까요?
기자)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해당 보도가 “대법원을 둘러싸고 있는 두꺼운 비밀의 벽을 뚫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정치적으로 영향력 있는 소수의 억만장자가 어떻게 호화로운 선물과 여행으로 판사들에게 구애했는지 밝혀 대법원이 처음으로 행동 강령을 채택하게 만든 획기적이고 야심 찬 보도”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외에 뉴욕 타임스의 가자전쟁 관련 기사와 워싱턴포스트의 총기 폭력 기사, AP의 남부 국경 상황을 담은 사진 등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이번 수상자들 가운데 한국계 작가도 이름을 올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계 미국인 우일연 작가가 전기(biography) 부문에서 공동 수상자로 결정됐습니다. 우 작가에게 퓰리처상을 안긴 작품은 ‘주인 노예 남편 아내'(Master Slave Husband Wife)’라는 전기인데요. 1848년 노예제도가 있었던 미국 남부 조지아주에서 농장주와 노예로 변장해 북부로 탈출을 감행한 노예 윌리엄, 엘렌 크래프트 부부 이야기를 다룬 책입니다.
진행자) 어떤 내용인지 좀 더 자세히 전해주시죠.
기자) 네, 이 책은 비교적 밝은 피부를 가진 부인 엘렌이 장애가 있는 백인 신사로 변장하고, 남편 윌리엄은 엘렌의 노예로 위장해 노예제가 폐지된 북부까지 이동하는 내용인데요. 크래프트 부부는 탈출에 성공한 뒤 유명한 노예해방 운동가가 됐습니다. 그리고 이들 부부의 이야기를 전기로 담은 우 작가는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이민자 부부의 자녀인데요. 우 작가는 예일대학을 거쳐 컬럼비아대학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진행자) 퓰리처상은 언론계 노벨상이라고 불릴 만큼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상이죠?
기자) 맞습니다. 1917년에 제정된 퓰리처상은 미국의 저명한 언론인 조셉 퓰리처의 이름에서 따온 상인데요. 미국의 언론과 문학, 음악 등 예술 분야에 뛰어난 업적을 남긴 사람에게 주는 상입니다. 올해는 공공보도와 특종보도, 탐사보도, 비평, 특종사진, 오디오 보도 등 언론 분야에 대해 총 15개 부문에서, 언론 외 도서와 드라마, 음악 등 8개 부문에서 수여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퓰리처상에 특별상도 있던데요?
기자) 네, 올해는 공동 수상인데요. 첫 번째 특별상 수상자는 지난 2021년 세상을 떠난 힙합 비평가 그레그 테이트 씨입니다. 퓰리처 위원회는 테이트 씨의 “선구적인 힙합 비평에서 그의 미학과 혁신, 지적 독창성은 다음 세대 특히 유색 인종 작가와 비평가들에게 계속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다른 특별상에는 가자전쟁을 취재하는 언론인들이 선정됐습니다. 퓰리처 위원회는 “끔찍한 상황에서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인과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려는 노력을 펼치던 중 엄청난 수의 언론인이 사망했다”며 “이들의 용기 있는 활동을 인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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